[방산혁신기업 (8)] ‘아이블포토닉스’, 첨단 신소재인 ‘압전 단결정’ 원천기술 확보하고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

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입력 : 2024.07.09 17:09 ㅣ 수정 : 2024.07.09 17:32

무기체계 개조개발 사업 통해 세계 최고의 수중음향센서용 3세대 압전 단결정 생산 기술 확보
“함정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수중음향센서는 핵심첨단기술로 수출 경쟁력 올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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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은 우주, AI, 유·무인복합, 로봇,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에서 국방에 적용할 수 있는 높은 기술을 보유하고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방산 중소기업을 ‘방산혁신기업 100’으로 지정해 육성 중이다. 2022년 12월부터 매년 20개 내외 기업을 5년 동안 선정하는데, 현재까지 35개사가 선정됐다. 뉴스투데이는 해당 기업들을 방문해 소개하는 방산혁신기업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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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에 자리 잡은 (주)아이블포토닉스. [사진=(주)아이블포토닉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주)아이블포토닉스’는 2000년 설립된 이래 24년간 첨단 신소재인 ‘압전 단결정’과 이를 응용하는 소자를 개발해 제조·판매해온 기업이다. 아이블포토닉스의 대표인 이상구 박사는 1997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 첨단소재연구소의 객원연구원 시절 미 해군연구소(ONR)에서 발주한 기초연구에 참여하면서 이 소재의 가능성을 알게 되었고, 귀국 후 ㈜한화에서 본 사업을 기획하다 소재의 상업화를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 

 

압전 단결정이란 산화납(PbO)을 기반으로 각종 산화물을 용융해 성장시키는 첨단 신소재로 기존의 압전 세라믹 소재가 보유한 특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의료·산업용 장비와 수중무기체계 센서에 적용되고 있다. 압전 단결정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아이블포토닉스는 국방 5대 신산업 중 AI, 로봇, 반도체 분야에서 ‘3세대 압전 단결정 소재 및 수중음향센서용 압전소자·진동체 개발’이란 기술로 2023년 ‘방산혁신기업 100’에 선정됐다.

 

송도에 자리 잡은 아이블포토닉스는 임직원이 25명으로 소규모이지만, 50% 이상의 인력이 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숙련된 엔지니어 출신으로 소재 및 센서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회사가 보유한 핵심기술은 압전 단결정 소재의 원천기술인 ‘PMN-PT 압전 단결정 생산법’이다. 압전(壓電)이란 물체에 힘이나 진동을 가하면 전기나 진동 등 다른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단결정은 내부구성 원자가 일정한 축을 따라 규칙적으로 배열된 고체로 그 구조적 특성으로 물질의 고유의 성질을 극대화할 수 있다. 따라서 압전단결정은 압전성능을 극대화한 최첨단 소재로 볼 수 있다. 

 

미 해군수중전투센터(NUWC)는 아이블포토닉스와 진행한 공동연구에서 “압전 단결정을 이용한 소나(SONAR)용 수중음향센서의 경우 저주파 설계가 가능해 함정의 탐지거리가 더욱 증가되었고 탐지주파수 대역이 6배 이상 획기적으로 증가되었으며, 고출력 송신이 가능해 소요 전력이 절감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이블포토닉스는 압전 단결정 소재를 응용한 의료·산업용 초음파 탐촉자를 개발해 상용화했고, 국방과학연구소(ADD) 해양기술연구원으로부터 이전받은 수중음파 센서 기술에 압전 단결정을 적용한 센서를 해군의 무기체계인 중어뢰에 적용해 성능개량에 성공했으며, 현재 LIG넥스원이 추진하는 경어뢰 성능개량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압전 단결정 소재가 군사용으로 관심을 받게 된 배경에는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과 ADD 해양기술연구원의 지원이 주효했다. 두 기관의 지원을 받아 아이블포토닉스는 압전 단결정을 적용한 소나센서 개발에 관심이 있었던 영국 국방부(MOD)와 함께 2011년 방산부문에서 최초로 핵심국제공동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아이블포토닉스는 압전 단결정을 응용한 우수한 센서를 개발하였고 국내 수중무기체계에 적용하게 됐다.  

 

이후에도 아이블포토닉스는 영국의 주요 방산업체인 ‘아틀라스 일렉트로닉(Atlas Elektronik UK)’과 함께 10여년간 압전 단결정 응용 수중음파탐지 센서의 개발 및 개량을 이어와 현재 완제품을 제조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도 ADD 해양기술연구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이 뒷받침됐다. 

 

아이블포토닉스의 기술은 다른 분야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Fraunhofer IKTS)’와 비파괴검사 초음파센서를 공동개발해 상용화를 계획 중이며, 지난달 27∼31일 송도에서 열린 제20차 세계비파괴검사학술대회에서는 공동부스를 마련해 이 센서를 전시·발표하였다. 

 

국제공동연구개발 과제 이외에도 방사청, ADD 해양기술연구원,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이하 국기연)에서 압전 단결정 관련 연구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갔고, 회사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무기체계 개조개발 사업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중음향센서용 3세대 압전 단결정 생산 기술까지 확보하게 됐다. 

 

현재 ADD 해양기술연구원은 3세대 압전단결정 소재의 성능 평가와 수중음향센서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3세대 압전단결정은 차기 잠수함 및 차세대 구축함(KDDX)의 독보적인 성능 우위를 가져다 줄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잠수함·구축함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압전 단결정 수중음향센서는 핵심첨단기술로 방산수출 경쟁력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상구 대표이사는 “글로벌 핵심 소재 산업은 공급망 무기화와 경쟁이 치열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요구되고 있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우리가 압전단결정의 선두주자이나,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기술적 우위를 지속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방사청을 비롯해 ADD 해양기술연구원, 국기연 등의 지속적인 지원과 협력이 있었기에 기술적 우위를 지키고 여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압전 단결정은 이미 세계적 표준이 되었으나 그 무궁무진한 잠재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며 “기존 반도체 산업을 능가하는 압전 단결정의 잠재력이 구현되어 수출 산업으로 성장하려면 여러 업계를 아우르는 통합된 소재 플랫폼 연구개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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