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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 '3가지 마술지팡이'로 '배터리 캐즘'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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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완 기자
입력 : 2024.07.10 05:00 ㅣ 수정 : 2024.07.10 05:00

전기차 1위 기업 테슬라 2분기 판매량, 월가 전망치 뛰어 넘어
GM, 적극적으로 신차 출시... 지난해보다 높은 판매량 목표 제시
파나소닉 설비 증설 지연...LG엔솔 계획대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LG, 4680 배터리 8월에 양산... 테슬라와 협력관계 대폭 강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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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LG에너지솔루션(대표 김동명·사진)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져온 '깊고 넓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3가지 호재에 힘입어 해법 마련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3가지 호재는 △전방산업(최종 소비자와 가까운 업종)인 전기차 산업이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경쟁업체인 일본 파나소닉의 배터리 공장 증설이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LG에너지솔루션이 차세대 배터리 '4680(지름 46mm, 높이 80mm) 원통형 배터리'를 글로벌 배터리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오는 8월 양산할 계획이다.

 

이처럼 3가지 '핵심병기'를 거머쥔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배터리 캐즘을 극복하고 다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거두겠다는 야심찬 사업 청사진을 마련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동명(55)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최근 모든 임직원에게 “LG에너지솔루션은 공격적 사업 확장을 통해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고 있지만 구조적 매출 성장에도 수익성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은 투자 속도 조절이 필요하며 꼭 필요한 시점에 투자가 적절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민첩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보냈다.

 

김동명 사장의 이와 같은 발언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주(州)에서 건설 중인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공장에 대한 투자를 늦추고 캐나다 온타리오주를 비롯해 미국 △미시간주 △테네시주 △조지아주 △오하이오주 등  5개 지역에서 진행 중인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은 예정대로 추진하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ESS시장 공략에 완급을 조절하지만 전기차 업황 회복과 발맞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공격경영을 펼쳐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러한 경영전략에 힘입어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매출 6조1290억원, 영업이익 1570억원 △2분기 매출 6조1619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을 기록해 소폭 개선됐다.

 

향후 전망도 밝다. 

 

신한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이 △오는 3분기 매출 8조8540억원, 영업이익 6600억원 △4분기 매출 9조8660억원, 영업이익 9870억원을 기록해 하반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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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이 오는 3분기부터 큰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 자료=신한투자증권]

 

■ 전기차 '캐즘' 막바지 접어드나...테슬라·GM 광폭 행보에 주목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향상 전망은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최근 사업 행보에 따른 것이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업체 테슬라는 최근 차량 판매량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데다 GM도 최근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GM과 손잡고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세운 LG에너지솔루션은 GM 전기차 판매 증가가 호재인 셈이다.

 

테슬라는 이달 초 공개한 자료에서 지난 2분기 전 세계에서 전기차 44만3956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월가 예측치인 43만8019대를 웃도는 성적표다. 또 2분기 판매량은 1분기 판매량(38만6810대)에 비해 14.8%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테슬라의 경영 성적표가 최근 저조했던 점은 사실"이라며 "테슬라는 지난해 3∼4분기 그리고 올해 1분기까지 월가 예측치를 밑도는 판매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전기차 업계를 대표하는 테슬라의 차량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기차 캐즘 시대가 막을 올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설상가상으로 전기차 배터리 업체의 실적 하락도 궤를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조를 반영했을 때 테슬라의 올해 2분기 차량 판매량이 월가 전망치를 웃돌았다는 것은 전기차 캐즘이 어느 정도 완화됐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이에 따라 월가는 테슬라가 올해 전기차 180만대를 판매한 후 2025년에 210만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며 "이는 전기차 캐즘이 이르면 올해 안에 마무리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GM의 공격경영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북미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 수요 부진에 신형 전기차 출시를 미루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기존 레거시(Legacy) 완성차 업체 가운데 GM이 유일하게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레거시 완성차 기업은 현대차·기아, GM, 포드, 폭스바겐, 도요타 등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모두 생산하는 기업을 말한다.

 

특히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를 설립해 오하이오주에 1공장, 테네시주에 2공장을 건설해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GM이 전기차 사업을 강화하면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는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호재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GM은 지난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을 공개했고 같은 해 이 플랫폼을 토대로 생산한 전기차를 1만4519대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조현렬 연구원은 “GM은 또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얼티엄 플랫폼 기반 전기차 1만5051대를 판매한 데 이어 5월에는 9000대 이상을 판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기차 7만5883대를 판매한 GM은 올해 판매 목표치를 20만대 이상으로 잡았다. 

 

조 연구원은 “GM은 올해 상반기에 새로운 전기차 모델 '이쿼녹스'와 '리릭' 판매를 시작했다”며 “GM은 전기차 라인업(제품군) 확대에 차량 판매량이 늘어나고 얼티엄셀즈에서 생산하는 배터리 물량이 늘어나면 LG에너지솔루션 실적 개선에도 큰 도움을 주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LG에너지솔루션이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준수에 힘입어 제조세액공제(AMPC) 혜택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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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캐나다와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잇따라 가동해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 공장 증설 부진에 반사이익

 

일본 기업 파나소닉의 전기차 공장 증설 차질도 LG에너지솔루션에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테슬라에 현재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일본 파나소닉, 중국 기업 CATL이다.

 

배터리 시장 분석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분기 기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배터리 수요 가운데 약 20%를 차지하고 나머지 물량은 파나소닉과 CATL이 양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배터리 공급물량을 늘리려면 CATL, 파나소닉을 앞지를 수 있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파나소닉이 오클라호마주에 추진 중이던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무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오클라호마 주정부와 보조금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해말 배터리 공장 신축 계획을 백지화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파나소닉이 전기차 시장 캐즘 장기화로 공격투자를 접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또한 일본매체 닛케이아시아는 파나소닉이 올해 3월 주요 고객사 테슬라를 겨냥해 40억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캔자스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공장을 더 늘리는 계획을 마련했지만 이에 따른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에 비해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공장 확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 전망에 따라 애리조나주 배터리 공장 건설은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리조나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완공 시기는 2025년이며 연간 27GWh LFP(리튬·인산·철) 원통형 배터리가 생산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는 미국 주요 전기차 기업에 공급될 것"이라며 "배터리를 받을 구체적인 기업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전기차 시장에서 LFP 원통형 배터리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은 테슬라가 유일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애리조나 배터리 공장이 완공되고 정상적으로 배터리가 양산돼 테슬라에 공급되면 테슬라 거래 업체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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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사이버 트럭에 탑재될 예정인 '4680 배터리' [사진=테슬라]

 

■ LG엔솔, '4680 배터리 양산' 선언에 전세계 배터리 업계 시선 모아져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배터리 시장 공략에도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차세대 배터리 '4680 원통형 배터리'를 오는 8월에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업계에 따르면 4680 배터리는 기존 2170(지름 21mm, 높이 70mm)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밀도는 5배 △출력은 6배 △주행거리는 16% 더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680 배터리는 테슬라를 겨냥한 제품이다.  테슬라는 자체 제작한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에 4680 배터리를 탑재하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이 4680 배터리를 본격 양산하면 생산 물량 대부분이 테슬라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도 크게 향상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4680 배터리 양산을 계획하고 있는 공장은 충북 청주시 오창 공장으로 알려졌다"며 "다만 생산물량 및 생산시기에 대한 세부 사항은 공개된 바 없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4680 배터리 생산 공장은 연 9GWh 규모 물량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배터리 업계 중 최초로 제품을 양산하는 만큼 실제 생산 물량이 어느 정도 일지는 현재로서는 파악하기 힘들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4680 배터리 생산을 둘러싼 상세한 일정과 정보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 오창 공장이 4680 배터리를 성공적으로 양산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호재임에는 틀림없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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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내놓은 '사이버트럭' [사진=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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