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發 M&A에 엇갈린 보험주…동양생명 오르고 롯데손보 내리고
[뉴스투데이=임재인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증권사 인수에 이어 최근 인수합병(M&A)을 통해 보험사를 규합하는 가운데 인수협의가 논의되고 있는 동양생명과 본매각 입찰이 불발된 롯데손해보험의 주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주가는 우리금융의 인수소식이 발표된 25일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다. 이달 24일 종가기준 6400원이었던 주가는 25일 240원 오른 6640원에 마감했다. 이후 28일 동양생명은 종가기준 620원(8.61%) 오른 7820원에 거래돼 급등세를 보였다.
다만 우리금융이 롯데손보 본입찰에 불참하면서 롯데손보의 주가는 떨어졌다. 이날 우리금융이 공시를 통해 롯데손보 본입찰 불참에 대한 의사를 밝히자 롯데손보의 주가는 이날 종가기준 900원(23.59%) 내린 2915원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동양생명의 주가 상승은 앞서 우리금융이 지난 25일 동양생명과 ABL생명 최대주주와의 비구속적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인수 협의를 나선 데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 인수를 위한 실사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에 반해 롯데손보는 우리금융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우리금융은 롯데손보 지분 인수 계획을 철회하면서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우리금융이 롯데손보 본입찰을 포기한 이유는 최대 2조원에 달하는 가격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리금융은 예비입찰 참여 후 그룹 전체 재무 건전성에 부담을 주거나, 주주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무리한 인수는 고려하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예정하고 있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 등을 고려해 인수를 취소한 바 있다.
롯데손보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보유 중인 경영권 지분 77.04%를 매각하기 위한 본입찰에 들어갔다. JKL파트너스는 2019년 3700억원에 지분 53.49%를 사들인 뒤 3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77%대까지 늘렸다.
M&A 결과에 따라 동양생명과 롯데손보의 주가도 엇갈리고 있다. 롯데손보의 주가는 우리금융에 대한 매각이 불발되자 이로 인해 투심이 옅어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동양생명은 매각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롯데손보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가 넘어가는 상황이라 인수매력도가 떨어졌을 것”이라며 “우리금융이 매각을 포기하자 주가가 움직인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양생명에 인수 협의 물꼬가 트인 이상 상대적으로 주가흐름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금융은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한 바 있다. 출범할 우리투자증권은 통합법인 증권사 중 자기자본 18위이며 자체성장과 추가 M&A 등을 추진해 향후 10년 내에 업계 상위 10위 이내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한편 현재 M&A시장에 매물로 거론되는 보험사는 △동양생명 △롯데손보 △ABL생명 △KDB생명 △카디프생명 △MG손해보험 등이며 이중 상장사는 동양생명과 롯데손보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