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눈] 물류단상(物流斷想): 유통공룡에게도 ‘평행이론’은 계속될 수 있을까? (下)
[기사요약]
월마트 ‘GoLocal’, 미국 내 지역 배송 및 라스트마일 배송 위한 서비스 플랫폼(DaaS, Delivery as a Service)
배송 시간 단축으로 더 많은 고객이 주문, 더 많은 품목 배송함으로써 효율성 높일 수 있어..
월마트의 성공요인, 자신의 강점 극대화한 ‘옴니채널’ 전략
월마트의 변신 성공 모습, 국내 유통공룡들에게 어쩌면 반가운 희망 모멘트
한국 유통공룡들, 월마트와 유사한 한국판 ‘평행이론’ 적용되길 기대
[뉴스투데이=김승한 경기대 겸직교수,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단장] 월마트 ‘GoLocal’은 미국 내 지역 배송 및 라스트마일 배송을 위한 배송 서비스 플랫폼(DaaS, Delivery as a Service)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서비스는 미국 전역에서 1만8천개 이상의 우편번호 지역을 커버하며, 자동차 부품, 의류, 식료품 및 주류, 가전제품 등 다양한 상품을 배송한다.
• 월마트 배송 플랫폼(DaaS) ‘GoLocal’ 의 성장
지난 1년 동안 GoLocal은 미국 내의 경우 당일 또는 익일배송으로 44억개의 품목을 배송했고, 특히 이 중 약 20%는 3시간 이내에 배송되었다.
배송 시간이 단축됨에 따라 더 많은 고객이 주문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회사는 경로당 더 많은 품목을 배송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 CFO인 레이니(John David Rainey)의 이야기로는 이렇게 해서 주문당 순 배송 비용이 거의 40% 향상되었다고 한다.
월마트는 글로벌하게도 1분기 동안 배송 속도를 개선했는데, 예로 인도의 당일 주문은 150% 이상 증가했으며, 중국에서는 1시간 배송이 5500만건으로 급증했다.
월마트의 지난 1년 동안 당일 및 익일 거래량은 아마존의 최근 실적과 비교해도 양호한 수준인데, 아마존은 2023년에 당일 또는 익일 40억개 이상의 미국 내 제품 배송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월마트 온라인 쇼핑 수요를 효율적으로 충족하는 데 아마존의 경우와는 달리 4600개 이상의 기존 미국 매장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월마트는 또한 라스트마일 효율성 개선을 위해 지난해부터 매장에 택배 스테이션을 추가하기 시작했다. 미니 우체국으로 설명되는 이 스테이션에서 저장된 품목은 월마트 자사 배송서비스 또는 타사 운송업체의 독립 계약자를 통해 고객의 집으로 배송된다.
월마트 자체 평가에 따르면, 택배 스테이션은 고객에게 익일 배송을 위해 더 다양한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한다.
이런 월마트의 온라인 신속배송(Fast Delivery) 서비스는 월마트의 고소득 가구 점유율 상승의 주요 원천이 되고 있고, 월마트 플러스 회원을 확보하는 가장 생산적인 채널로 평가된다.
• 과거 유통공룡 롯데와 신세계의 미래는..
연초 유통업계 관련 화두 중 하나는 쿠팡에 유통 1위를 내준 이마트·롯데쇼핑 관련 이야깃거리였다. 2023년 쿠팡의 매출이 31조8천억원으로 처음으로 이마트와 롯데 매출을 추월했다는 보도 때문이었다.
2023년 71조8천억 매출과 –15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올 연초 사업방향성에 대한 언급은 “부진한 사업은 매각하고, 4개 신성장 영역으로 그룹의 사업 교체를 추진하겠다”는 것이었다.
기존 M&A 사업확장 전략에서 바이오테크놀로지, 메타버스, 수소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분야의 4개 신사업으로의 방향 전환을 의미하는 메시지였지만 메타버스를 제외하고는 기존 유통분야의 혁신에 대한 뚜렷한 언급은 없었다.
최근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의 취임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현재 신세계그룹의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 보여지나, 아직 효과를 검증하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마존과 쿠팡, 그리고 월마트의 사례를 볼 때 미래 유통채널의 성공적인 관리는 물류와 IT라는 근원적인 인프라 지원이 없으면 한계가 있음을 명확히 하고, 국내의 과거 유통공룡들은 지금이라도 타 유사 선진기업의 사례를 내재화(內在化)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업 부진에는 여러 복합적 이유가 많겠지만 아마존, 쿠팡, 월마트처럼 유통~물류~IT의 3대 축을 선단화해서 이끌 리더십, 조직혁신은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과거 각 그룹 내 전문 계열사별로 분산된 조직구조는 왜 시너지가 나지 않았는지를 성찰하고, 재도약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직원수 210만명, 900조원 가까운 매출 규모의 월마트가 변신에 성공하는 모습은 국내 유통공룡들에게 어쩌면 매우 반가운 희망 모멘트가 아닐까 싶다.
• 월마트의 성공요인,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자체 배송네트워크
월마트의 성공요인으로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한 ‘옴니채널’ 전략을 꼽는다. 뭐라 해도 월마트의 강점은 미국 내 4천여개에 달하는 매장 네트워크이며, 미국 인구의 90%가 월마트 매장 10마일 이내에 살고 있다는 물리적 인프라이다.
월마트의 대표적인 물류전략인 WFS(Walmart Fulfillment Service)의 핵심은 사실 이들 4천여개의 매장을 아마존의 FBA(Fulfillment by Amazon)에 대항하는 풀필먼트 센터로 성공적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루어냈다는 사실이다.
앞에서 살펴본 GoLocal 라스트마일 서비스도 결국은 이들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한 자체적인 배송네트워크라는 ‘망’에 기반한 것이다.
진정한 월마트 매장 네트워크의 시너지는 우수 온라인 판매업체에 주어지는 오프라인 월마트 공급업체로의 선정이다.
지난 편에서 월마트 온라인 플랫폼 마켓플레이스에 대해 설명했고, 마켓플레이스 입점과 거래를 통해 일정 부분 이상 성과를 달성한 3자 판매자에게는 월마트 공급업체가 될 기회를 준다.
월마트 공급업체는 사실 제조업체의 꿈이다. 이미 다수의 마켓플레이스 셀러가 월마트 오프라인 매장의 공급업체가 되었다고 한다.
• 한국 유통공룡들, 월마트와 유사한 한국판 ‘평행이론’ 적용되길..
국내 유통공룡이 국내 중소 제조/유통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월마트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별반 다르지 않다. 오프라인 제조업체가 롯데나 신세계 오프라인 공급업체가 된다는 것은 꿈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30배 가까운 규모의 월마트가 변화하는데 국내 유통공룡이 아직도 변화하지 못한다는 것이 유감스러운 현실이다.
필자는 미국 유통공룡 월마트의 혁신사례가 한국 유통공룡들의 자극제가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는 항상 건강하게 경쟁하며 성장하는 시장을 통해 이득을 얻기 때문이다.
한국 유통공룡들에게도 월마트와 유사한 한국판 ‘평행이론’이 또다시 적용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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