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가 경쟁력"…SKT·KT·LG유플러스, AI인력 확보 전쟁 후끈
[뉴스투데이=이도희 기자] 'AI(인공지능) 등 첨단지식 갖춘 인재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한다'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이통) 3개 업체가 AI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AI 확보전(戰)에서 기술 개발을 이끄는 주역이 '사람'이라는 원칙을 세워 AI 인재 발굴·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이들 3사는 정기 채용은 물론 최고경영자(CEO)가 해외에 직접 나가 글로벌 우수 인력을 채용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가 AI사업에 주력하는 데에는 통신업 부문 사업 정체와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으로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유망 신사업인 AI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 LG유플러스 경영진, AI 인재 찾아 美 실리콘밸리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실리콘밸리 포시즌스 호텔에서 AI 분야 글로벌 인재들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행사를 직접 열었다.
이날 행사에 초청된 인재들은 스탠퍼드대학교, 조지아 공과대학교, 일리노이대학교 등 미국 주요 대학에서 활동하는 석·박사 10여명이다.
특히 자연어처리(NLP), 거대언어모델(LLM), 비전(Vision) 등 AI 핵심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이날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에는 황현식 대표를 비롯해 황규별 전무(CDO), 김지훈 상무(CSO) 등 LG유플러스 주요 경영진이 참석해 AI에 대한 미래 비전을 인재들과 공유했다.
황 대표는 "LG유플러스는 고객 일상 변화를 주도하는 디지털 혁신 플랫폼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꿈이 있다"며 "이를 위해 고객경험을 현실로 만들 AI 기술, 그리고 무엇보다 그 기술을 꽃 피울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과 LG유플러스 꿈이 어울려 함께 고객 일상 속에 AI가 스며드는 미래를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행사를 함께 한 AI인재들은 "LG유플러스가 통신 회사이기 때문에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풍부한 것 같다", "LG유플러스는 애자일(agile·날렵한) 조직문화가 잘 갖춘 회사로 알고 있는데 스타트업처럼 AI 신기술과 관련한 다양한 시도를 빠르게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황 대표는 또 AI 인재들과 만남을 시작으로 4박 5일 일정으로 AI 역량 강화를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이를 통해 황 대표는 멀티모달 감성 분석 AI 솔루션, 실시간 TTV(Text to Video·텍스트 영상 자동변환) 등 AI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 역량을 갖춘 글로벌 스타트업, 빅테크 기업들과 잇따라 만나 글로벌 AI 기술 트렌드 파악하고 미래를 위한 다양한 사업 기회 발굴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황 대표는 지난달 2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누가 더 AI 응용기술을 먼저 확보해 상품화하고 혁신하는 지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는 '응용기술', '상상력', '속도' 등을 키워드로 AI를 활용해 전에 없던 차별적 고객가치를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기술 역량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LG유플러스는 '인재', '상상력', '협업'을 3대 키워드를 AI에 접목해 누구보다 빠르게 새로운 고객가치를 만들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며 "황 대표의 이번 실리콘밸리 일정은 3가지 키워드를 구체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 KT, 연말까지 AI·디지털 전문가 1000명 영입
이에 질세라 KT도 AI 대전환을 위해 디지털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KT는 올해 사원부터 임원까지 모든 직급에서 AI 등 ICT(정보통신기술) 전문 인력을 1000명 규모로 채용해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반을 다진다.
나아가 'AI 리터러시(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를 강화하기 위해 KT 임직원의 AI 역량 수준을 진단하고 클라우드와 AI를 포함한 엔지니어링 영역까지 역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KT는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 사업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60여 개 직무 분야에서 실무 역량을 갖춘 사원급부터 전문성을 쌓아온 임원급까지 모든 직급을 대상으로 채용하는 작업을 지난 16일부터 펼치고 있다.
또 직무별로 전문 인재를 신속하게 충원하기 위한 수시 채용도 연중 상시 진행 중이다. 이를 토대로 KT는 그룹 차원에서 올해에만 최대 1000명 규모의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KT는 AI 우수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의 협업에도 나섰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함께 기업 실무형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고 AI·DX(디지털전환) 인재를 필요로 하는 기업의 일자리와 연계해 국가 디지털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에이블스쿨'도 운영 중이다.
KT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에이블스쿨은 과제 발굴부터 제안서 작성, 서비스 구현까지 직접 수행하는 과정에서 KT 현직 전문가들이 학습 방법 외에 실무 현장에서 일하는 방식까지 직접 코칭한다"며 "올해 2월 말에도 5기 교육생 6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으로 입교식을 열어 교육과정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에이블스쿨 자문 교수로 활동 중인 최준기 KT AI 사업본부장(상무)은 "에이블스쿨의 모든 교육 과정은 기업에서 실제 사업이나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방식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 과정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이블스쿨은 앞으로도 현업에서 실전 경험이 많은 개발자와 컨설턴트 수요가 더 많아질 것으로 판단해 집중적인 AI 교육과 다양한 규모의 실무 프로젝트 수행 과정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운영할 계획이다.
고충림 KT 인재실장(전무)은 "모든 분야에서 AI를 기반으로 한 혁신이 이뤄지는 시대에 AI 역량은 특정 업종이나 직무에만 국한하지 않고 모든 이들이 관심을 갖고 디지털 역량을 갖춰 다가올 미래를 이끌어야 한다"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일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는 KT 에이블스쿨이 대한민국 ICT 분야 전문가로 성장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SKT, 전문인재 발굴·미래 인재 육성 '두 토끼' 잡는다
SKT는 최근 AI 분야 미래 인재 발굴, 영입뿐만 아니라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T AI 펠로우십'은 AI를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에게 기업 실무 경험을 제공해 AI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SKT는 지난 2019년부터 5년 넘도록 AI 펠로우십을 후원하고 있다.
SKT AI 펠로우십 참가자는 기업 실무 현장의 데이터를 활용해 현직 개발자와 같은 연구를 수행하고 현직 개발자에게 직접 멘토링을 받아 생생한 실제 개발 현장과 같은 환경에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
SKT는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AI기술 기술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SKT AI 펠로우십 6기는 최근 흐름에 발맞춰 LLM), 멀티모달 등 생성형 AI 중심의 연구 과제를 마련했다.
구체적인 연구 분야는 △생성형 AI △컴퓨터 비전 및 미디어 △네트워크 인프라 AI 등이다. 참가자들은 세 가지 AI 기술 영역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연구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SKT는 'SKT AI 펠로우십'을 통해 AI분야 인재들이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킹 기회도 제공한다.
또한 SKT는 지난 2월 AI 펠로우십 이수자를 대상으로 홈커밍데이 행사를 진행해 다양한 AI분야에서 활약하는 인재들이 참여해 교류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채널을 운영 중이다.
SKT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올해 AI 펠로우십에서 진행할 각 과제를 통해 이를 상용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할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관련 제품의 국내외 전시회 출품을 돕는 등 참가자들이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SKT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회사 내부에서도 AI 인재 육성과 발굴에 관심이 많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