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피로 주꾸미로 해소하세요
[뉴스투데이=김연수 전문기자] 춘곤증에 시달리기 쉬운 요즘 피로 예방식으로 주꾸미만 한 영양식도 드물 것이다. 봄철은 시작과 함께 활기가 넘치는 계절이라 그 어느 때보다도 인체는 더 많은 영양소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봄 주꾸미’란 말이 있을 정도로, 주꾸미는 봄꽃이 피는 3~5월에 가장 많이 잡히면서도 물이 싱싱하게 올라있어 맛도 절정을 이룬다. 산란기라서 이맘때 잡히는 주꾸미는 머리 부분에 알이 꽉 차있어 마치 알밥을 씹는 것처럼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영양학적으로 주꾸미는 단백질과 오메가-3 지방산, 아연 등의 에너지원이 되는 영양소들이 풍부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이다. 더구나 단백질 중에서도 세포재생과 성장, 유지에 도움이 되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다.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은 뇌에 직접 작용해 기억력 개선, 두뇌 발달에 유익하다. 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순환을 도와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데 필수적인 영양소다.
주꾸미에는 철분 함량도 많아 빈혈을 예방할뿐더러 혈액 속 산소 공급을 원활히 하여 체지방을 태우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해산물에는 일반적으로 드문 영양소인 아연이 많아 면역 시스템을 강화하고 세포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영양적으로 주목해야 할 성분은 중추신경과 근골격계 등에 주요 영향을 미치는 타우린 성분이다. 주꾸미의 타우린 함량은 오징어와 낙지의 3~4배 정도로 매우 풍부하다. 이는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해 동맥경화와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며 혈압 조절에도 필요한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타우린은 간 해독에 탁월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평소 과음을 자주 하거나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분들에게 더욱 유용하다. 주꾸미에는 100g당 타우린 1305mg이 들어 있어 성인 하루 타우린 섭취 권장량(1000mg)을 거뜬히 채울 수 있다.
주꾸미는 노출의 계절인 여름철을 앞두고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최고이다. 주꾸미는 100g당 47kcal로 칼로리가 낮은 데다 수분(86.8g)과 단백질(10.8g)이 많으며 체지방을 분해하는 철분 등 영양소도 있어 체중 조절을 위한 식품으로 제격이다.
주꾸미 안의 먹물도 좋은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한때는 더럽다고 여겨져 그냥 버리기도 했었지만 최근에는 시커먼 먹물은 염증을 가라앉히고 저항력을 키워주는 성분이 들어있다고 알려지면서 오히려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이러한 먹물의 효과는 사실 옛날부터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귀하게 여겨졌다. 어부들 사이에서는 치질이 심할 때 염증을 가라앉히는 민간요법으로 주꾸미의 먹물을 이용하곤 했다고 한다.
■ 조리 쉬워 인기 많은 K-푸드 ‘주꾸미’…샤브샤브로 먹는 연포탕 추천
주꾸미는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풍부한 맛 덕분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 사이에 인기를 끄는 K-푸드 중에 하나다. 주꾸미는 손쉽게 조리할 수 있어서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영양도 풍부한 제철 만난 싱싱한 주꾸미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먼저 주꾸미를 살짝 삶아 초고추장 등에 찍어 먹거나 쑥갓, 파, 미나리, 봄동 등 여러가지 야채와 새우, 미더덕, 조개 등 해물류와 함께 넣어 샤브샤브 형태로 먹는 연포탕을 추천하고 싶다. 이때 주꾸미의 싱싱함을 살려 맛있게 먹으려면 잘 삶아야 한다. 조리시 잘못 삶으면 질겨져 맛이 떨어지기 쉽다. 물을 팔팔 끓인 다음에 주꾸미를 넣은 후 곧바로 불을 끄고 젓가락으로 한두 번 휘휘 저어 바구니에 건져낸다. 이어 찬물을 뿌려 조리에 이용하면 질기지 않게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분들을 위해서는 고추장과 마늘, 대파, 양파 등을 넣고 매콤하게 만든 주꾸미볶음을 추천한다. 매콤한 양념과 함께 볶아 맛을 낼 수도 있다.
주꾸미를 맛나게 먹으려면 무엇보다 신선한 국내산 생물을 선택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선명도이다. 먼저 빨판이 선명하면서도 색은 어두울수록 싱싱한 것이다. 흔히 국내산에만 빨판의 금테가 있다고 알려졌지만 중국산에도 금테는 있다. 중요한 것은 금테 색깔이 선명해야 한다. 또 중요한 것은 머리 상태이다. 머리가 탱탱해 늘어져 있지 않아야 하고 매끈하고 잔 상처가 없는 것이 싱싱한 주꾸미이다.
한편 손질법도 중요한데, 아무리 먹물 성분이 좋아도 칼국수나 수제비 반죽 등에 이용하지 않는 한 보통은 제거해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머리 부분에 엄지손가락을 넣고 뒤집어 먹물 주머니만 잘라내면 된다. 이때 힘을 주면 자칫 먹물이 터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주꾸미 같은 연체류에는 이물질이 많이 붙어있어 깨끗이 제거해야 한다. 이때 밀가루를 주로 이용하는데 굵은소금을 반반씩 섞는 것이 좋다. 밀가루만 쓰면 단물이 많이 빠져나가 요리를 해도 맛이 떨어진다. 주꾸미를 빨래하듯 쳐주면 흡착돼 있는 이물질이 쉽게 빠지면서 맛나게 먹을 수 있다.
◀ 김연수 프로필 ▶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 학사 / 前 문화일보 의학전문기자 /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외식산업 고위자과정 강사 / 저서로 ‘4주간의 음식치료 고혈압’ ‘4주간의 음식치료 당뇨병’ ‘내 아이를 위한 음식테라피’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