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국민연금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15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는 지난 14일 제4차 위원회를 열어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심의를 거친 후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주식 7.61% 확보한 2대주주다.

수책위는 조원태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 의사 배경에 대해 “주주권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한 감시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국민연금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이 주주권익을 침해했기 때문에, 그 결정에 관여한 이사들의 선임을 반대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오히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결정 이후 대한항공의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주주권익 침해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호 지분 등을 감안할 때 사내이사 선임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또한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에서도 모두 해당 의안에 대해 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책위는 이사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대해서도 “보수금액이 경영성과에 비춰 과다하다”고 판단해 반대를 결정했다.

앞서 대한항공을 비롯해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등은 지난해 이사보수한도를 50억원에서 90억원으로 높였다. 이는 2011년 50억원으로 조정한 이후 12년 만에 바뀐 것이다.

한진그룹 측은 인상 추진 배경에 대해 비슷한 규모의 상장사 대비 보수 한도가 적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지난해 이사 12명(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9명)에게 총 65억8000만원을 지급했다. 이는 전년 40억5000만원 대비 62.5% 늘어난 금액이다. 한도 대비 실지급률은 73%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이사 보수를 대폭 확대하는 배경에 대해 조 회장의 상속세 납부를 위한 현금 유동성 확보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조 회장 일가는 지난 2019년 고(故) 조양호 회장이 별세하면서 총 27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신고했다. 조 회장이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는 약 600억원이며 당시 200억원이 남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