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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 퀀텀점프(3)

효성중공업, '액화수소 플랜트' 설립해 수소 생태계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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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4.03.05 05:00 ㅣ 수정 : 2024.03.05 05:00

액화수소, 기체 수소 대비 부피 800분의 1 수준
차량· 드론·선박·지게차 등 모빌리티에 활용 가능
효성중공업, 5년간 1조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능력 국내 1위 노려
상용차 및 승용차 시장 겨냥한 액화수소 사업에도 가속페달

그동안 형제경영 체제를 유지해 온 효성가(家)가 2개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한 분할·독립 경영을 시작으로 계열분리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조현준 효성 회장은 섬유, 중공업 등 전통 사업 영역을 토대로 효성 미래를 이끌어갈 전망이다. 이에 비해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홀딩스USA, 효성토요타 등 6개 회사가 존속된 ㈜효성신설지주를 이끈다. 기존 전통 사업의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함께 신성장동력 육성을 통해 새롭게 탈바꿈할 조현준 스타일의 효성 청사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뉴스투데이>는 효성이 추진하는 분할·독립 경영 재편 배경을 살펴보고 조현준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섬유·중공업 사업 전략을 살펴보는 시리즈를 3편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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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과 린데가 2021년 6월 수소사업 비전 선포식 및 액화수소 플랜트 기공식을 열었다. [사진= 효성 블로그]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기업 경영에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특히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실현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업의 핵심 역량이다.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화학연료와는 다르게 열과 전기를 생산한 뒤 물을 배출하는 수소가 미래 핵심 에너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수소 가운데 영하 253˚C로 냉각해 액체로 만든 액화수소가 주목 받고 있다.

 

기체 형태 수소는 보관·이동할 때 고압을 견디기 위해 용기 표면을 두껍게 만들면 부피, 무게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특수 압력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액화 형태 수소는 기체 수소 대비 부피가 800분의 1에 불과하다.

 

즉, 같은 크기 공간에 더 많은 수소를 저장할 수 있어 보관과 운송에 유리하다. 또한 기체 수소와 비교해 충전이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액화수소는 차량용은 물론 드론(drone:무인항공기), 선박, 지게차 등 다양한 모빌리티(이동수단)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전도유망한 시장이다. 

 

이렇다 보니 액화수소를 신(新)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 중심에는 효성이 있다.

 

조현준(56) 효성그룹 회장이 “액화수소 중심의 밸류체인(가치사슬) 완성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다”며 “수소경제 활성화와 생태계 확장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라 밝힐 만큼 액화수소는 효성이 공들이고 있는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다.

 

이를 보여주듯 (주)효성은 2020년 산업용 가스 전문 세계적 화학기업 린데그룹과 액화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이듬해 효성중공업과 린데 합작법인 ‘린데수소에너지’를 통해 울산 효성화학 용연3공장에 액화수소플랜트 건립을 추진했다.

 

당시 린데수소에너지가 발표한 사업 계획은 2023년 초까지 해당 부지에 연산 1만3000t 규모 액화수소 공장을 세우고 2023년 5월부터 본격 가동하는 방안이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미뤄지기는 했지만 올해 상반기 중 시운전을 마치고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게 (주)효성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인 상업가동이 예상되는 액화수소플랜트는 효성중공업을 포함해 SK E&S,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등 3곳이다.

 

규모로 따지면 △SK E&S 3만톤 △효성중공업 1만3000톤 △두산에너빌리티 1700톤 순이다. 현재로서는 SK E&S가 규모가 가장 크다.

 

그러나 효성중공업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액화수소 생산능력을 3만9000톤까지 늘리기 위해 향후 5년 간 1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효성그룹이 (주)효성과 효성중공업 등 핵심 계열사를 활용해 지난 16년 간 수소 사업을 펼쳐 수소 생태계 구축에 탄탄한 역량을 갖춘 업계 선두주자라는 장점에 따른 것이다.

 

이는 효성그룹이 오랜기간 동안 기체수소 사업을 운영하며 축적한 원천기술과 경륜을 토대로 액화수소 사업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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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이 구축한 액화수소 인프라와 이를 활용한 액화수소충전소 모습 [사진=효성 블로그]

 

액화수소가 본격 양산되면 수요처 확보와 인프라 확대가 매우 중요하다. 대표적인 액화수소 인프라는 충전소다. 그러나 현재 국내 업계 사정은 녹록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와 창원산업진흥원,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공동 출자한 특수목적법인 ‘하이창원’이 운영하는 국내 1호 액화수소플랜트가 지난해 8월 준공 이후 시운전에 들어갔다. 

 

1호 액화수소플랜트는 20여개 업체와 액화수소 구매협약을 맺었지만 아직 본격적인 상업생산이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액화 수소를 공급할 충전소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독일 등은 250곳이 넘는 액화수소 충전소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액화수소 충전소 70개소 보급이 목표다. 이에 따라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이 끝난 곳도 있지만 상업 운영을 시작한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액화수소 공급 속도와 규모와 비교해 이를 활용할 충전소가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이에 따라 효성중공업과 린데는 액화수소플랜트와 액화수소 충전소 건립을 함께 추진했다. 

 

두 회사는 2021년 약 3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액화수소 인프라 구축을 계획하며 판매 합작법인 효성하이드로젠㈜을 출범했다. 이들은 또한 울산에 국내 제1호 액화수소 충전소를 건립해 향후 전국 30여곳으로 충전소를 늘리는 목표도 세웠다. 

 

효성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자체 액화수소 충전소 설립을 추진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액화수소 충전소 수요를 파악해 산업용과 연구기관 공급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액화수소 시장이 안착하려면 상용자동차가 대폭 늘어나야 한다. 실제 현대자동차는 주행거리를 늘려 운행 효율성을 높인 액화수소 상용차 개발을 본격 추진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액화수소 차량 개발 및 실증을 위해 실증특례를 신청했다. 산자부는 자체안전관리 계획 마련과 안전관리 위원회를 통한 안전성 검증 등을 전제로 특례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차량용 액화수소 시스템을 개발해 실증하고 이 과정에서 액화수소 플랜트로부터 액화수소를 공급받는다. 또한 현대차는 상용차 액화수소 저장 시스템을 충전한 후 연구소 시험로에서 주행 패턴에 따른 차량 성능과 안정성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효성은 액화수소 시장이 본격 개막되는 것을 염두에 둔 사업 전략도 모색하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올해 본격적인 액화수소플랜트 가동에 발맞춰 안정적인 공급과 함께 상용차 및 승용차 시장을 비롯해 수요처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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