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해외수출 정조준 영국 밥콕과 '공동협의체' 구성
[뉴스투데이=박희준 기자] 폴란드와 캐나다에서 잠수함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화오션(대표이사 권혁웅 부회장)이 영국 밥콕 인터내셔널 그룹과 함께 글로벌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실무 협의체를 본격 가동한다. 한화오션은 수직발사관을 갖춘 수중배수량 3000t급 장보고 III을 자체 설계, 건조한 잠수함 명가이다. 밥콕은 잠수함의 무기취급발사시스템(WHLS) 전문 회사로 한화오션의 잠수함 사업에서 협력하고 있다.
1일 한화오션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밥콕은 최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폴란드∙캐나다 등 글로벌 시장의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공동협의체(Steering Committee)를 구성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협력합의서(Teaming Agreement)에 서명했다.
서명식에는 한화오션 특수선 해외사업단장 정승균 부사장과 밥콕 인터내셔널 닉 하인(Sir Nick Hine) AUKUS 및 국제부문 총괄 부사장, 에바 키텔(Ewa Kittel-Prejs) 밥콕 폴란드 지사장, 앤서니 마치(Anthony March)밥콕 캐나다 해양프로젝트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닉 하인 부사장은 폴란드와 캐나다 등에 수출되는 장보고-III(KSS-III) 잠수함에 밥콕이 공급하는 무장 발사체계 탑재와 ISS(In Service Support: 잠수함의 생애주기 간 후속 군수지원) 비즈니스 협력을 제안했다.
서명식에 앞서 한화오션과 장보고-III 잠수함의 주요 탑재체계를 제작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밥콕의 엔지니어들은 바르샤바에서 폴란드 잠수함 사업 관련 기술 토의를 이틀 동안 벌였다.
이들은 또 그드니아(Gdynia)시에 있는 PGZ 해군 조선소를 방문해 밥콕 폴란드로부터 미에추니크(Miecznik) 호위함 건조 사업 현황을 청취하고, 한화오션이 폴란드 시장 진출 시 협력 가능 분야를 토의했다.
폴란드는 옛 러시아제 킬로급 잠수함을 대체할 신형 잠수함을 도입하는 오르카(Orka)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지난해 7월 말 마감한 입찰신청에 한화오션과 밥콕을 비롯한 11개 업체가 입찰 신청서를 냈다.
한화오션은 수직발사관을 갖춘 도산안창호급을 바탕으로 한 현지화 모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산안창호급은 길이 83.5m, 너비 9.6m, 흘수 7.62m에 수중 배수량 3700t인 잠수함이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용 수직발사관 6기, 어뢰발사관 6기를 갖추고 있다. 디젤엔진과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장착해 수중 최고속도가 시속 20노트에 이르며 작전일수가 50일로 폴란드의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 잠수함으로 알려져 있다.
폴란드는 30일 이상 작전 지속 능력, 200m 이상 잠항 심도, 어뢰와 미사일, 기뢰 무장, 지상과 해상, 수중 목표물 타격 능력, 특수전 지원 능력, 기술이전 등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 왕립해군은 현재 4척인 잠수함 전력을 8척이나 12척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잠수함 전문 포럼인 '딥 블루 포럼 2023'에 참석해 현지 4개 기업과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위한 4건의 양해각서(MOU)를 맺는 등 현지 기업들과 협력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오션 특수선 해외사업단장 정승균 부사장은 "한화오션-밥콕 간의 협력합의서 체결은 해외 잠수함 사업 수주에 주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면서 "밥콕의 풍부한 해외 ISS 경험과 사업관리 능력은 폴란드 오르카(ORKA )잠수함 프로젝트는 물론 캐나다 CPSP 잠수함 프로젝트 수주 경쟁에서 한화오션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밥콕 닉 하인 총괄 부사장은 "폴란드와 캐나다 프로젝트 등 글로벌 잠수함 시장에서 한화오션과 협력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최근 잠수함 수출 시장에서 전략적으로 요구되는 ‘탁월한 잠수함과 군수지원의 적시 인도’를 양사 간 공동 협력을 통해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