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앱’ 경쟁 참전한 금융지주...디지털 성적표 어땠나

유한일 기자 입력 : 2024.02.11 07:32 ㅣ 수정 : 2024.02.11 07:32

올해부터 5대 금융지주 모두 슈퍼앱 운영할 듯
그룹 핵심 서비스 총망라...접근성·편의성 제고
핵심 경영 목표 설정, 전사적으로 경쟁력 강화
플랫폼 MAU·가입자 지표 눈에 띄게 개선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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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reepik]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가 본격적인 ‘슈퍼앱’ 경쟁에 나섰다. 디지털·비대면 금융 경로인 애플리케이션(앱) 고도화로 고객 편의를 제고하고 계열사 시너지 및 시장 주도권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전사적인 사업 추진으로 관련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된 사례도 나타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은 올해 중 슈퍼앱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기존 ‘하나원큐’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슈퍼앱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KB스타뱅킹’, ‘신한쏠(SOL)’이라는 슈퍼앱을 운영 중이다. 

 

슈퍼앱은 그룹의 핵심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제공하는 개념이다. 은행과 카드, 증권 등 흩어져있던 계열사 서비스를 ‘원앱(One-App)’으로 묶어 접근성·편의성을 제고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락인(Lock-In) 효과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금융지주들의 슈퍼앱 구축은 디지털 전환과 핀테크(금융+IT) 공습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다. 갈수록 늘어나는 디지털·비대면 고객 눈높이에 맞춰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계열사간 시너지 확대로 양질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또 각 금융지주의 적극적인 비금융 시장 진출 의지와 맞물려 통신이나 유통, 헬스케어 등의 서비스를 앱에 반영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동시에 사업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슈퍼앱은 주요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들이 내세운 핵심 경영 목표다. 슈퍼앱 성패에 따라 고객 수요나 상품 판매 실적이 증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을 중심으로 주요 계열사들이 슈퍼앱 구축·고도화에 매진하며 전사적 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슈퍼앱 출시를 준비 중인 우리금융은 은행·카드·캐피탈·종합금융 등 계열사의 주요 기능을 끊김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칭 ‘뉴 원(New WON)’이다. 단순히 주요 서비스를 하나로 합치는데 그치지 않고 ‘초개인화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농협금융의 경우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이 ‘NH올원뱅크’를 전면 개편해 슈퍼앱 기반을 다졌다. 오는 6월부터는 계열사 전 상품을 ‘NH올원뱅크’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플랫폼을 고도화하면서 내년 초에는 슈퍼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슈퍼앱을 향한 금융지주들의 노력은 성과로도 나타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KB금융 ‘KB스타뱅킹’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22년 3분기 1018만명으로 1000만명을 돌파한 뒤 지난해 3분기 1162만명까지 늘었다. MAU는 한 달 동안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이용자 수를 나타내는 것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쓰인다. 

 

우리금융 슈퍼앱의 기반인 우리은행 ‘우리WON뱅킹’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072만명으로 전년 말(1996만명) 대비 76만명 증가했다. 하나금융의 ‘하나원큐’ 가입자는 같은 기간 1401만명에서 15043만명으로 142만명 늘었다. 

 

금융권에선 기술력 극복과 서비스 혁신이 슈퍼앱 경쟁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앱 자체가 무거워져 구동이 느려질 경우 고객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보기술(IT) 역량 강화가 필요하고, 서비스 진일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고객으로부터 선택받기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IT 인력 채용과 디지털 사업부 확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모바일뱅킹 경쟁이 격화됐을 시점과 일치한다”며 “누가 더 직관적이고 잘 돌아가는 앱을 만들고, 융합 서비스를 압축해 놓는지에 따라 순위가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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