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필리핀, 아닐라오 4-6, 몬테칼로 포인트, 잘생긴 둥근머리거북
[필리핀 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오전에 두 번의 다이빙을 마친 일행은 리조트에 와서 점심 식사 및 휴식을 취한 후에 세 번째 다이빙에 나섰다. 오후 다이빙 포인트는 리조트 부근의 ‘몬테칼로’ 포인트이다. 첫날은 수중 시정이 매우 불량해서 실망만 컸는데, 이날은 수중 시정이 대체로 양호했다.
다이빙 시간은 42분, 최대 수심 23.7m(평균 수심 10.8m), 수온 29도, 수중 시정은 매우 양호했다. 바닥으로 내려가자 모래바닥에 뭔가 움직이는 것이 보여서 가까이 가보니 모래바닥에 위장하고 앉아 있는 넙치였다. 사진을 촬영하러 조심스레 가까이 갔는데 사진 몇 장 촬영하는 사이에 몸을 돌려서 저멀리 사라진다.
넙치 사진을 촬영하는 사이에 서 대표는 저만치 앞서가고 있었는데, 서 대표의 움직임이 느려진다. 뭔가 있다는 의미다. 가까이 다가가니 산호 사이에 앉아 있는 ‘둥근머리거북’이 보였다. 오늘은 오전, 오후 계속 거북이를 본다. 복권이라도 한 장 사야 하나?
가까이 가서 거북이를 관찰하는데 이 녀석은 사람이 다가가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사람들이 자기를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서 그런지, 아니면 사람이 오던지 말던지 관심이 없는 건지...
거북이 주위를 몇 바퀴 돌면서 거북이를 관찰하기도 하고 여러 각도로 사진 촬영도 하였다.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거북이 근처에 있기는 처음이었다. 그동안 만난 녀석들은 사람이 다가가면 금방 자리를 떴었다. 역시 둥근머리거북은 깔끔하다. 평소에 자기관리를 그만큼 잘한다는 얘기다. 점잖게 앉아 있는 모습이 마치 도를 닦는 모습이다.
거북이를 한참을 바라보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거북이에게 방해가 되지 않았기를 바라면서. 근처에 있는 양배추 산호(Cabbage coral) 군락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도중에 복어 몇 마리를 만났는데 제법 큰 녀석들이다.
덩치가 작은 복어를 만나면 비교적 천천히 움직이니까 옆에서 한참을 지켜볼 수 있는데 덩치가 큰 녀석들인 만큼 움직이는 속도도 빨랐다.
흰점꺼끌복을 따라가다보니 양배추 산호 위에 해삼이 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해삼은 보통 모래밭에 있었는데, 이 녀석은 언제 여기까지 기어 올라왔을까.
몬테칼로 포인트에는 오래된 자동차를 바다속에 빠트려 놓고 그곳을 각종 해양 생물들이 살 수 있도록 해놓았다. 자동차 주변과 안쪽에는 여러 종류의 작은 해양생물들이 있고, 그중 하나가 청소 새우(Boxer shrimp 또는 Cleaner shrimp)다. 청소 새우 몇 마리가 차량 의자 깊숙이 숨어 있어서 관찰만 하고 사진 촬영은 하지 못했다.
이 녀석은 물고기나 곰치의 입안에 들어가서 청소하기도 하고 다이버가 가까이 가서 입을 벌리면 다이버의 입속에 들어가서 청소를 한다고 한다. 물론 청소만 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방 몸에 기생하는 박테리아, 곰팡이, 유기 찌꺼기를 먹는다. 세 쌍의 더듬이는 희고, 몸길이의 두 배 이상으로 길다.
여기저기 둘러보는 동안에 어느덧 다이빙을 마칠 시간이 되었다. 이제 내일이면 다이빙을 마치고 마닐라 쪽으로 간다. 아쉬운 저녁 시간이 흘러갔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