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 디스플레이션·원화강세 부른다”<하이투자證>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하이투자증권은 17일 최근 급락한 국제유가가 디스플레이션(물가 둔화)과 원화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예상 밖의 유가 급락세가 현상이 경기 둔화를 반영하는 측면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금융시장이 기대했던 디스인플레이션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졌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전일 종가 기준 미국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2.94달러로 전일 대비 약 4.9% 하락했다. 이는 지난 7월 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전고점이었던 9월 27일(배럴당 93.68달러) 대비 약 21달러 떨어진 수준이다.
박 연구원은 “유가 급락의 배경은 중동 리스크 완화가 큰 몫을 차지하지만 경기 둔화 기대감과 이에 기댄 수급 우려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국 경기가 강한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 동안 강한 성장세를 보이던 미국 경기의 둔화 시그널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상업원유재고 수준이 평균치에 근접하는 등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동시에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했지만 베네수엘라 등의 수출 재개가 국제 원유 수급에 일정부분 기여하고 있음도 유가 하향 안정에 빌미를 제공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박 연구원은 유가 급락이 디스인플레이션 기대감 강화와 함께 원화 강세를 촉발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공급망 리스크 해소와 함께 비용 상승 압력을 해소시킬 공산이 높다는 설명이다. 또 원화 강세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했다.
박 연구원은 “각종 미국 경제 지표의 둔화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주목하고 있는 수요견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마저 둔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시장이 원하는 디스인플레이션 현상이 가시화될 공산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가 급락은 국내 경기 사이클에 호재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며 “최근 유가 급락은 원유 수입액의 추가 감소, 즉 무역수지 개선 효과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 즉, 국내 무역수지 흑자 기조 지속은 물론 흑자 규모가 확대될 공산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원화 추가 강세폭과 관련해 달러·엔 환율이 150엔 수준을 유지하면서 원·엔 환율이 850원대로 급락한 것을 감안하면 원화 가치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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