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가 쏘아올린 시급인상 화살에 일본 기업들 인력난 가중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코스트코가 일본에서 시급 1500엔의 아르바이트 구인공고를 내걸면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구체적인 업무는 계산대와 창고정리, 주방 등 여느 아르바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압도적으로 높은 시급으로 각지의 인력들을 대규모로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1500엔은 최저 시급이라 지역과 근무시간에 따라서는 그 이상의 시급을 제시하는 지점도 있고 개중에는 유료로 가입해야 하는 코스트코 멤버십을 특전으로 무료 제공하겠다는 곳도 있어 구직자들의 이목을 완벽히 빼앗았다.
현재 일본은 지역별로 최저임금이 다르다. 전국 평균은 961엔으로 단순 계산으로도 1.5배 이상을 지급하는 셈이고 하루 6시간씩 20일을 일한다고 치면 한 달에 우리 돈 60만 원 정도의 급여차액이 발생한다. 시급이 아르바이트를 고르는데 전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차이임은 확실하다.
참고로 일본의 47개 지자체 중에 법적으로 최저시급이 1000엔을 넘는 곳은 도쿄(1072엔), 카나가와(1071엔), 오사카(1023엔)의 겨우 세 곳 밖에 없다.
‘코스트코는 이전에도 최저 시급을 1200엔으로 제시했고 심지어 풀타임 근무였다. 이미지도 좋고 근무환경도 군마현의 일반 아르바이트들에 비할 바가 아니다.’
군마현(群馬県)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A씨는 군마현의 최저 시급이 895엔임을 언급하며 코스트코와 같은 시급을 제시하는 것은 개인 사업자들에게는 도저히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비슷하게 ‘코스트코에 사람을 모두 빼앗기고 있다’, ‘코스트코가 일본의 임금체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반응들은 비단 군마현에 국한된 반응은 아니다.
실제로 코스트코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내세우며 일본에서도 높은 급여를 지급해왔다. 시급계산에서도 불명확한 부분이 없고 정규직 전환에도 적극적인데다 정규직으로 바뀐 후에는 시간이 지나면 1800엔까지 자동으로 시급이 인상된다.
전반적으로 일본은 인력난과 기업들의 채용경쟁이 가속되면서 아르바이트 부족이 한층 심각해진 상황이다. 특히 음식점과 소매업들은 비슷한 시급에 근무강도는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코로나가 안정된 이후에도 일손 부족을 이유로 근무시간을 단축하거나 폐업하는 상황이 여전히 빈발하고 있다.
일본 프랜차이즈협회마저 ‘급격한 사회환경 변화에 대응이 늦어지고 있다’며 경영자들의 인식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였고 결국 편의점과 이자카야를 포함한 많은 소매점들은 일본인 대신 동남아 출신의 외국인들로 점원을 충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최저임금을 전국 평균 1000엔으로 맞추겠다고 공언하며 중앙 최저임금 심의회가 바로 관련 논의에 들어갔지만 기업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설령 1000엔으로 상향된다고 하더라도 코스트코의 1500엔은 커녕 매달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물가조차 상쇄하지 못한다는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후생노동성 자료에 의하면 올해 7월 들어서는 18세 미만 미혼 자녀가 있는 세대 수가 991만 7000세대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0만 세대를 밑돌았다. 요컨대 ‘대신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는 안일한 인식을 그대로 방치한 결과를 지금 일본 사회는 현실로 체감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