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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수신금리 올리고 만기 분산…자금이탈 막으려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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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기자
입력 : 2023.08.08 07:19 ㅣ 수정 : 2023.08.08 07:19

저축은행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 다시 4%대로
저축은행 수신 잔액 1월 120조→5월 114조 감소
1분기 저축은행업권 당기순손실 523억‧연체율 5.1%
업계 "조달부담에 금리경쟁 제약…보수적 영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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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며 수신 경쟁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해 하반기 6%대까지 치솟았다 올해 초 3%대까지 낮아졌던 수신금리가 다시 인상되고 있는 것이다.

 

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정기예금(만기 12개월) 평균 금리는 4.05%다. 이는 전월 초 3.97%와 비교해 0.08%포인트(p) 인상된 수치다.

 

저축은행의 수신금리 인상은 감소하는 예금잔액을 늘리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권의 수신 잔액은 올해 1월 120조7854억원에서 △2월 118조9529억원 △3월 116조431억원 △114조6159억원 △5월 114조5260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은 통상 시중은행보다 1%p 가량 높은 금리를 제공해 고객을 유치한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최근 연 3%대 후반에서 4%대 초반(우대금리 포함)까지 상승하면서 자금이 시중은행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저축은행은 수신을 통해서만 자금을 조달한다. 수신으로 조달된 자금을로 대출을 내주고 수익을 얻는 구조여서 수신 잔액이 줄어들면 대출 여력이 감소해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다.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 감소는 시중은행의 수신금리가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은 최대 4.10%의 금리를 제공해 저축은행 평균 금리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은 4.02%, BNK부산은행의 '더 특판 정기예금'은 4.00%로 저축은행 평균과 유사한 금리를 준다. 이 밖에 시중은행들은 3%대 중후반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저축은행의 금리 매력이 떨어진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832조9812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10조7070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 감소를 보면 자금이 시중은행으로 몰려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금리경쟁을 펼치며 수신을 늘렸지만, 만기가 다가오면서 자금이 빠져나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일부 저축은행들은 지난달부터 예금금리를 높이며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시중은행과의 금리차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HB‧JT친애‧대백‧유니온‧참저축은행은 가장 높은 4.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애큐온저축은행 4.45%, OK‧더블‧청주저축은행은 4.41%의 예금상품을 출시하는 등 수십 곳의 저축은행이 4%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는 예금 만기로 잔액이 한꺼번에 쏠려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입 기간에 따라 금리를 조정하며 만기를 분산하고 있다.

 

JT저축은행은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1.75%p 인상해 연 4.3%를 제공한다. OK저축은행은 'OK e-정기예금(비대면)' 만기 6개월 상품의 금리를 연 4.31%로 올려 12개월 상품보다 0.10%p 높였다.

 

다올저축은행이 지난달 출시한 'Fi 리볼빙 정기예금'은 6개월마다 금리가 변동되는 3년 만기 상품으로 최고 연 4.3% 금리를 준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연 4.2%의 금리를 제공하는 9개월 만기 상품 '9개월 회전정기예금'을 내놓기도 했다.

 

저축은행이 만기를 다각화하고 금리를 인상하며 자금 이탈에 대비하고 있지만 시중은행과 맞붙기에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은 523억원으로, 9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연체율도 5.1%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5%대를 넘어섰다. 때문에 여력이 있는 몇 곳의 대형 저축은행을 제외하면 금리 경쟁에 나서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하반기 수신경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했는데, 연체율이 상승하며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조달비용 부담이 커 금리경쟁에 나서기 어려운 저축은행이 많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만기가 몰려 자금이 한꺼번에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 만기에 따라 금리를 다르게 제공해 다각화하고 있다"면서 "자금에 여력이 있는 대형사들은 경쟁에 나설 수 있겠지만, 중소형사들은 보수적으로 영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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