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키움증권은 20일 국내 증시가 지난 밤사이 미국 증시의 영향을 받아 성장주 중심의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어제 국내 증시는 이차전지 관련주들에 대한 수급 쏠림 현상 지속과 이에 따른 타 업종에서의 수급 이탈 현상 등으로 코스닥 중심의 강세를 보이며 마감했다"며 "오늘도 이차전지 관련주 차익실현 압력과 신규 매수세 유입 간의 대립 양상에서 기인한 수급 변동성 확대 속 미국발 재료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업종 관점에서는 테슬라가 인도량 증가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매출 총마진율이 악화됐다는 소식이 국내 이차전지 관련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넷플릭스도 부진한 매출 및 보수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해 시간외에서 급락하고 있는데, 이에 국내 넷플릭스 관련 성장주들의 수급 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과 미국 등 주요국 증시는 상반기에 나타난 상승 모멘텀을 잃지 않고 이달 들어서도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전개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상반기 대부분 기간에서 강세를 보이며 과열 불안감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여전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나 인플레이션 등 매크로(거시경제)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며 "실제로 CNN 공포탐욕지수는 82포인트대로 연중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으며, 지난 4일 이후 극단적 탐욕 영역(75~100포인트)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단기 과열 우려를 유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처럼 단기 과열 우려 속 여러 불확실성들이 증시 하방 압력을 만들어낼 소지는 있다"며 "다만 차익실현 성격 이상의 하방 압력을 초래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동안 인플레이션과 긴축이 시장의 최대 우려로 작용한 것은 지난달 영란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긴축을 강화한 충격이 컸다. 하지만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급락한데 이어, 전일 발표된 영국과 유로존의 6월 CPI가 둔화됐다.
한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만큼은 아니더라도 영국과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수준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해당 지역 중앙은행들 모두 추가 인상을 일정 부분 제어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아직 국내 반도체와 자동차, 미국 빅테크 등 메인 업종들의 실적이 대기하고 있긴 하지만, 현재까지는 2분기 실적시즌이 중립 수준 이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밸류에이션(평가가치)상 증시의 하단을 견고하게 만들어 주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