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받아 캠프그리브스에 전시한 '세 개의 선', 김일성과 클라크 서명 들어가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중립국감독위원회에서 정전협정 이후 70년간 소장하고 있던 정전협정서가 경기도 품에 안겼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9일 파주 캠프그리브스 내 갤러리그리브스에서 열린 '정전협정서 전달식'에 참가해 이보 버제너(Ivo Burgener)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위스 대표로부터 정전협정서 소장본을 전달받았다.
김동연 지사는 "정전협정 당시의 사본을 중립국감독위원회, 특히 스위스대표단이 소장하고 계셨던 것을 경기도에 전달해주는 뜻깊은 날이라서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협정서 사본을 받으면서 경기도는 영문으로 된 본문과 지도를 함께 갖춘 유일한 기관이 됐다. 일반인들에게도 전시해 많은 국민들이 보고 역사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행사를 통해 오래전에 우리를 힘들게 했던 전쟁의 참상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것도 기억하면서 앞으로 올 더 큰 평화를 다짐하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작은 대한민국인 경기도가 평화의 길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남북 관계에 있어서도 굳건한 안보를 중심으로 평화로 가는 길을 경기도가 앞장서서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보 버제너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위스 대표는 "새로 개장하는 전시관(캠프그리브스 전시관)을 조금 더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정전협정서 사본을 드리기로 했다"며 "평화와 안정을 염원하는 모든 분께 좋은 선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받은 정전협정서 소장본은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감독위원회에서 협정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협정 이후 원본을 복사한 문건으로 협정문과 지도로 구성돼 있다. 대한민국은 정전협정에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전협정서 원본은 미국, 중국, 북한에만 있다. 경기도는 해당 소장본은 중감위에서 오랜 기간 보관해온 정전협정서이기에 역사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전협정서에는 협정 체결의 목적,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 정전의 구체적 조치, 전쟁포로에 관한 조치 등의 내용이 담겼으며,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일성,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 펑더화이, 유엔군 총사령관 마크 웨인 클라크의 서명이 들어가 있다.
중감위 스위스대표단은 경기도 캠프그리브스 전시관에 각종 전시물품 등을 기증해오는 등 경기북부 발전에 동참해왔다. 대표단은 정전 70주년을 맞아 정전협정서를 도에 무상 임대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겔 라플란트(Miguel La Plante) 스위스 대사대리, 세바스티안 러잉(Sebastian RÖING) 스웨덴 대사대리, 페르손 헤르리츠(Persson Herlitz) 중감위 스웨덴 대표, 박정·이용우·홍정민 국회의원과 파주시 및 기재위 소속 도의원들, 김경일 파주시장도 함께했다.
갤러리그리브스는 파주 캠프그리브스에 조성된 전시관으로, 원래 민통선 이북 미군이 주둔하던 곳이었지만 경기도가 전시 공간으로 재구성해 2021년부터 일반인에게도 개방했다.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학도병, 참전용사, 종군기자 등에 대한 전시와 정전협정을 테마로 한 전시도 하고 있다.
이번 정전협정서 소장본은 캠프그리브스 내에 별도로 안치될 예정이며 영인본이 갤러리그리브스 내에 전시될 예정이다. 전시의 제목은 '세 개의 선'으로 이는 정전협정으로 남북을 가른 세 개의 선, 각각 군사분계선, 남방한계선, 북방한계선을 의미한다. 행사종료 후 즉시 민간에 개방될 예정이며 파주 임진각 평화 곤돌라를 타고 넘어오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한편 경기도는 정전 70주년을 기념해 지난 5월 20일 평화걷기 행사를 시작으로 '디엠지 오픈 페스티벌(DMZ OPEN Festival)'을 진행 중이다. 도는 11월까지 비무장지대의 생태·평화·역사 가치를 알리는 공연, 전시, 학술, 스포츠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