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 부품 국산화 선구자’인 김인술 연합정밀 회장 향년 86세로 별세
“무늬만 국산화 아닌 진정한 국산화” 외치며 수천종의 방산 부품 국산화 성공
2018년 미국 국방군수국(DLA) QPL 인증 획득으로 4조원 시장 교두보 확보
[뉴스투데이=김한경 기자] 1980년 연합정밀 주식회사를 창업해 방위산업 부품 국산화의 주역으로 키운 덕재(德齋) 김인술(金仁術) 회장이 14일 항년 86세로 별세했다.
김인술 회장은 일제강점기인 1937년 9월 25일 부친 김보형 공과 모친 조묘성 여사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1972년부터 8년간 연합전선 부사장을 역임하면서 일본에서 수입하던 선박 케이블을 수입가격 대비 40%의 가격으로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김 회장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한국의 방위산업이 외국제품에 종속돼 국민 세금이 해외로 유출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다가 1980년 6월 2일 ‘방산 부품 국산화’를 기치로 내걸고 연합정밀을 창립했다.
김 회장은 “무늬만 국산화인 ‘조립 국산화’가 아니라 진정한 국산화를 해야 한다”며 군사용 케이블 조립체와 군용 커넥터의 부품들을 직접 개발하고 완성품을 조립하면서 방산 부품의 국산화 실현에 끊임없이 매진했다.
그 결과 1991년 한국형 인터컴 VIC-7K 상호통화기세트를 개발했고, 1995년 핵심 방산업체 지정에 이어 2018년 커넥터 분야에서 아시아 최초로 미국 국방군수국(DLA)의 QPL(Qualified Product List) 인증을 받는데 성공했다.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김 회장은 QPL 인증 획득에 대해 “다들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지만 10년간의 도전 끝에 국산화 개발을 통해 쌓은 기술력으로 4조원 규모의 QPL 시장을 열 수 있게 됐다”고 큰 기쁨을 나타냈다.
이처럼 연합정밀이 통신장비 분야의 선도 기업이 된 데는 김 회장이 위기 속에서도 연구 개발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1996년 7월 중소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그는 1997년 외환위기 와중에서 ISO9001, KS 인증을 취득하고, 1998년 EMI 차폐용 커넥터, 차기 전술통신체계용 케이블 조립체 등을 개발했다.
회사 측은 “김 회장께서 ‘창의와 개발하는 정신’이란 경영 이념으로 기술 개발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온 결과, 창립 이후 40년간 수천종의 방산 부품을 국산화하고, 20년간 1조원 이상의 국방 예산(수입품 대비)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내 방위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7년 철탑산업훈장, 2002년 국무총리 표창, 2011년 1000만불 수출탑, 2015년 ‘자랑스런 방산인상’(한국방위산업학회) 등을 수상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회사에 나가 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것은 물론, 양복 주머니에 경영 자료를 넣고 다니며 살펴보았다고 한다. 차혜연 여사와 사이에 김은주 현 대표이사 등 4남매가 있다.
김 회장의 장례는 회사장으로 거행되며, 빈소는 쉴낙원 서울장례식장(서울시 금천구 서부샛길 732) 3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오는 16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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