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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김경배 호(號), 해운업황 저조해도 세계 최고 수준 영업이익률 거둔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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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완 기자
입력 : 2023.06.22 05:00 ㅣ 수정 : 2023.06.22 05:00

HMM,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 14.74%...글로벌 선사 평균치 13.1%
2만4000TEU 컨테이너선 및 스크러버 설치해 비용 최소화 이끌어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분위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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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해운업황이 저조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적선사 HMM(옛 현대상선·대표 김경배)은 글로벌 선사들을 압도하는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한국 해운업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이는 HMM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활용한 연료비 절감, 높은 스크러버(탈황장치) 설치에 따른 연료비 절감 등 차별화된 해운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MM을 포함한 글로벌 선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시기인 2020~2022년에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각국 항만이 폐쇄되면서 하역 처리가 지연됐고 이에 따라 해운운임이 상승했다. 이에 따라 선사들은 역대급 매출과 영업이익을 일궈냈다.

 

이후 코로나19가 잠잠해진 2022년 하반기부터 선사 실적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되면서 물류난이 대부분 해소됐고 이에 따라 운임이 하락해 선사 실적도 덩달아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사 역량을 파악하려면 △다른 기업과의 영업이익률 비교 △선단(선박 무리)의 친환경 설비 구비 △재무구조 개선 여부 등에 눈을 돌려야 한다.

 

HMM은 이 모든 판단기준에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해운업 근간은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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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은 글로벌 선단 규모 8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알파라이너]

 

■ HMM, 글로벌 선사 부럽지 않은 영업이익률 기록 

 

HMM은 지난 1분기 매출 2조816억원, 영업이익 3069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은 지난해 1분기 매출액 4조9187억원, 영업이익 3조1486억원과 비교해 각각 57.6%, 90.2% 감소한 것이다.

 

이같은 실적 축소에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HMM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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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은 세계 최고 글로벌 선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영업이익률을 확보하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DB]

 

HMM은 1분기 영업이익률이 14.74%를 기록했다.

 

미래에셋 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선사의 올해 1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13.1%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선복량(507만TEU)을 보유하고 있는 MSC는 영업이익률 13.1%, 선복량 2위(412만TEU) 머스크(Maersk)는 16%다. 또 HMM 선복량(79만TEU) 규모와 유사한 선대를 보유한 글로벌 9위 선사 양밍해운(70만TEU)은 영업이익률이 4.2%에 불과하다.  

 

TEU는 길이 6.09m의 컨테이너박스 1개를 지칭하는 단위값이다.

 

즉 HMM은 세계 최대 선단을 보유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MSC, 머스크 선사 등과 유사한 수익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비슷한 덩치를 보유한 양밍해운보다 월등한 영업이익률을 거둬 기업경영 효율성이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는 셈이다.

 

 ■ 초대형 컨테이너선 및 친환경 설비가 연료비 절감 효과 높여

 

HMM이 글로벌 1, 2위 선사와 비견될 정도로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및 친환경 설비(스트러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HMM은 지난 2020년 4∼8월에 2만4000TEU 컨테이너선 12척을 인도 받았다.

 

2만4000TEU 컨테이너선은 길이 400m, 너비 61m, 깊이 33.2m 규모로 건조됐다. 2만4000TEU 컨테이너선이 처음 출항한 2020년 4월에는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크기 선박으로 해운업계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2만4000TEU 컨테이너선은 기존 글로벌 선사들이 주력으로 사용하던 1만5000TEU 컨테이너선과 비교해 연료비가 TEU당 약 13% 절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해운업이 호황이던 2020~2022년에는 2만4000TEU 컨테이너선은 세계 최대 선박이라는 점에 관심을 모았지만 이제는 연료비 절감에 따른 운항 효율을 이끌어 내는 '효자 선박'이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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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스크러버 설치 비율은 32%로 HMM의 설치 비율 83%를 크게 하회한다. [사진=HMM]

 

게다가 세계 최고 수준의 스크러버 설치 비율을 유지하는 점도 HMM이 연료비 절감에 특화된 역량을 갖췄음을 보여준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2020년부터 선박 운항 때 배출되는 황산화물에 대한 규제를 시작했다.  IMO 규제를 준수하려면 △스크러버 설치 후 고유황유 사용 △저유황유 사용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해운 시황 분석업체 알파라이너(Alphaliner)에 따르면 HMM의 스크러버 설치 비율은 83%로 글로벌 선사의 평균 스크러버 설치율(32%)보다 두 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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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은 대부분의 선박에 스크러버를 장착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고유황유를 사용할 수 있다. [사진=HMM]

 

이에 따라 HMM을 제외한 대부분 글로벌 선사는 고유황유보다 가격이 50% 비싼 저유황유를 사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HMM은 코로나19 시기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확보와 함께 스크러버를 장착한 선구안을 보여줬다"며 "이에 따라 HMM은 지금과 같은 어려운 업황에서도 견조한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달라진 체력 기반으로 2024년 재도약 준비해야

 

HMM의 기초체력은 3년여 만에 완벽하게 개선됐다.

 

지난 2020년 HMM의 부채비율은 455%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28%다. 부채비율은 부채 총액을 자본 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게다가 올해 1분기 기준 HMM은 약 13조원에 이르는 거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극심한 해운업 불황이 지속돼도 회사를 4년 이상 정상 운영할 수 있는 '총알'을 갖췄다.

 

이러한 기초체력을 기반으로 HMM은 수 십여대 선박을 운용하고 있으며 컨테이너선 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HMM은 지난 2021년 6월 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에 각각 6척, 총 12척의 13만3000TEU 급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  이들 선박은 오는 2024년 상반기까지 모두 인도될 예정이다.

 

일부에서는 과도한 선단 확대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지만 최근 해운업황을 고려해 HMM의 선단 확대는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1, 2분기 해운운임은 역사적 최저점 수준"이라며 "이에 따라 향후 해운 운임이 떨어지지 않고 다시 올라가는 운임 안정화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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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은 HMM의 영업이익이 올해 1, 2분기 최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미래에셋증권]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은 HMM이 △올해 2분기 매출 1조9630억원, 영업이익 3270억원을 기록하고 △3분기 매출 2조2050억원, 영업이익 5270억원 △4분기 매출 2조3280억원, 영업이익 608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2024년 매출 9조1410억원, 영업이익 2조31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해 올해 실적 기대치 매출 8조5780억원, 영업이익 1조7690억원을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시작된 영업이익 하락세가 마침내 마침표를 찍고 턴어라운드(실적개선)할 시점이 됐다"며 "해운업황이 수개월 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지금 HMM은 미래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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