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 '이재명 대안'으로 급부상...민주당 지지층에서 이낙연의 3배 육박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김동연 경기도 지사가 '이재명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압도적인 격차로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에서도 강세이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송영길 전 대표의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김남국 의원의 거액 코인투기 등으로 '도덕성 위기'를 맞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결과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지사가 드러난 도덕적 흠결이 없고 기성 정치인들과 달리 정책행보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점 등이 민주당 지지층의 호감을 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2년 대선전 초반에 군소후보였던 노무현은 2030세대와 호남지역(광주 대선후보 경선)에서 '노풍'을 일으켜 대통령 당선까지 이르게 됐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바람이 불 경우 유력한 차기주자로 부상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6~17일 전국 성인 유권자 10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재명 대안은 누구'라는 질문에 대해 이낙연 전 총리가 17.1%, 김동연 경기지사가 15.9%, 김부겸 전 총리 12.5%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과거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한 자릿수에 그쳤던 김 지사가 약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이 전 총리가 1위이다.
하지만 질적인 분석을 해보면 의미가 달라진다. 김동연이 초강세이다. 호남지역에서는 김동연 지사 19.2%, 이낙연 전 총리 16.4%, 김부겸 전 총리 14.2%로 나타났다. 김 지사가 이 전총리를 2.8%포인트 앞섰다. 이는 놀라운 결과이다. 이 전총리는 전남 영광 출신으로 민주당내 대표적인 호남 출신 정치인이다. 고 김대중 전대통령이 발탁해서 키운 인물이기도 하다. 이에 비해 김 지사는 충청북도 음성 출신이다. 호남민심을 유인한 요소가 없다. 호남은 모든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 전 총리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민주당 지지층으로 응답자를 좁혀보면 더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 김동연 지사 22.7%, 김부겸 전 총리 8.3%, 이낙연 전 총리 7.9%의 응답률을 보였다. 김 지사를 '이재명 대안'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이 전 총리의 2.7배에 달하는 셈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이재명 대안론 순위를 살펴보면 충격적이다. 이낙연 전 총리 28.4%, 김부겸 전 총리 16.5%, 김동연 지사 7.6%이다. 이 전총리 지지율이 김 지사의 3.7배에 달한다. 이 전총리와 김 전 총리를 이재명 대안으로 응답한 국민의힘 지지층은 일종의 '역선택'을 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 전총리가 전체 응답자 대상에서 이재명 대안이라는 응답률 1위를 차지한 것은 국민의힘 지지층의 강력한 지지에 힘입은 것이라는 분석이 도출된다. 반면에 민주당 당내 정치적 기반이 약한 김 지사가 당내 지지기반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 전 총리를 민주당 지지층 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우위를 보인 것이다. 역대 여론조사 추이를 감안할 때, 민주당 지지층의 여론이 차기 민주당 대선후보 또는 차기 민주당 리더십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 전 총리의 경우 지난해 6월 민주당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한 뒤 조지워싱턴대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미국행을 택했다. 다음달 말 미국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이 전 총리가 귀국이후 사실상 정치활동을 재개할 경우 이 같은 '이재명 대안'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여부가 관심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