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상에도 농심·삼양·오뚜기, 1분기 '호실적'···'K-라면' 인기 실감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농심·삼양·오뚜기 등 라면 빅3가 해외 사업에 힘을 주면서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8604억원, 영업이익 6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9%, 85.85% 증가했다.
농심의 1분기 성장은 미국법인이 주도했다. 올해 1분기 농심 미국법인의 매출액은 16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억원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약 154억원 오른 180억 원을 기록했다. 농심 전체의 영업이익 증가분 294억원 가운데 미국법인의 증가분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이 같은 성장은 미국 제2공장 가동으로 인한 공급량 확대가 한몫했다. 농심은 지난해 5월 미국 내 제2공장 고속라인을 가동하면서 원활한 제품 공급이 가능해지면서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
영업이익 역시 제2공장 가동의 공이 컸다. 국내에서 수출하던 물량을 현지생산으로 대체함으로써 물류비의 부담을 덜어냄은 물론, 현지 공장의 생산 효율성이 높아져 큰 폭의 영업이익 상승을 이뤄냈다는 분석이다.
농심은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제3공장 설립 검토에 들어갔다. 제2공장 가동을 시작한 지 1년 만이다.
농심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1분기 미국 1, 2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70%대에 이르고 있으며, 최근의 성장률을 감안한다면 수년 내 제3공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식품 역시 올해 1분기 매출은 국내와 해외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9% 늘어난 1579억원을 기록했다. 가격인상 효과, 환율상승 효과, 해외법인 영업 확대와 신시장 판로 개척 등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일본과 미국 법인이 해외 매출을 견인했다. 일본법인은 1분기 매출 6억4000만엔(약 62억원)을 기록했다. 일본내 K-푸드 문화가 확산되면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유통개조를 통한 신규 거래처를 확보하면서 매출이 증가한 것이다.
미국법인은 1분기 매출 1820만달러(약 243억원)를 기록했다. 월마트에 입점을 완료했으며, 코스트코에도 입점이 예상돼 있어 미국법인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는 주요제품인 불닭볶음면이 안정적인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중국법인은 1분기 매출 1억7000만위안(약 326억 260만원)을 달성했다. 삼양식품은 올해 중국 소비자 니즈에 맞는 제품 출시 및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tvN '서진이네' 메인 협찬사로 참여하면서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앞으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사업구조의 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원가 절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약 8568억과 영업이익 6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4%, 10.7% 오른 값이다.
오뚜기는 라면류와 간편식류 등 매출이 오르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방탄소년단 멤버 '진'을 모델로 발탁한 후 국내외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가 올라간 것으로 풀이된다.
오뚜기 관계자는 "라면류와 간편식류 등 매출 증가와 가격 인상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뤄진 라면 가격 인상 효과도 라면 3사의 실적에 영향을 줬다.
농심은 지난해 추석 이후 라면을 비롯한 스낵 주요 제품 출고가를 각각 11.3%, 5.7% 인상했다. 이어 오뚜기도 지난해 10월 10일부로 라면류 출고가를 평균 11.0% 올렸다. 마지막으로 삼양식품도 지난해 11월 7일부로 불닭볶음면, 삼양라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9.7% 인상한 바 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라면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2억달러(약 2682억원)를 돌파했다. 오징어게임, 서진이네 등 국내 콘텐츠가 해외에 알려지면서 국내 식품에 대한 소비심리는 더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