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은 맛없다는 편견 싹 다 잊어라"…유통업계, 냉동PB상품 개발 활발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유통 업계가 '냉동 자체브랜드(PB) 상품' 개발에 적극적이다.
그동안 냉동 식품은 '맛 없고 건강하지 않은 음식'이라는 부정적 인식 탓에 외면 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와 고물가라는 특수 상황이 맞물리면서 냉동 식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 고급화되고 다양한 맛의 냉동 식품도 쏟아지면서 부정적 인식도 줄었다.
특히 냉동 식품은 냉장에 비해 오랜 보관이 가능하다. 소비자는 유통기한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유통 업계는 원재료를 대량으로 구입해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재고 처리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유통 업계는 고급화된 '냉동 PB 상품'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가격은 낮추고, 품질은 강화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PB브랜드 '피코크'의 냉동 밀키트 제품 매출 비중이 전체 밀키트 매출에서 5.8% 수준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세를 이어 이마트는 올해 '고품질 냉동 밀키트'를 중점적으로 피코크 상품 개발을 이어 나간다.
이마트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가정 간편식 시장의 흐름이 상온에서 냉장으로 넘어온 가운데, 그 다음이 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올해 이마트는 '피코크'를 통해 고품질의 냉동PB 밀키트를 중점적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탕 밀키트의 경우, 냉장 제품도 있었으나 냉장 제품으로 개발하자 유통기한이 최대 5일, 실제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기간은 3일 정도로 늘었다"며 "냉동 제품으로 개발하면 이런 부분에서 재고 처리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의 PB브랜드 '요리하다'의 냉동 밀키트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대 증가했다.
최근에는 냉동 디저트 5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고품질 디저트의 식감을 구현하기 위해 롯데마트 PB 전문 MD(상품기획자)가 1년간 일본을 오가며 제과 전문기업 파스코(PASCO)와 기술 제휴를 맺는 노력을 기울여 탄생했다.
그 결과 파스코의 효모발효종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요리하다 버터 소금빵'은 냉동빵임에도 불구하고, 해동 후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하면 갓 구운 빵의 식감과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홈플러스 PB브랜드 '홈플러스 시그니처홈밀' 냉동 밀키트 매출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04% 늘었다. 홈플러스 시그니처홈밀은 볶음밥, 피자 멘보샤, 통닭, 떡갈비 등 다양한 냉동 밀키트를 선보인 데 이어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U는 지난 한해 CU 냉동 피자 매출이 전년 대비 22.5%나 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1월 26.5% △2월 19.4%, △3월 25.3% 등 두 자릿수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달 CU의 PB브랜드 '득템시리즈'는 첫 냉동상품 '득템 피자'를 출시했다.
'득템 피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퀄리티는 높였다. 원재료 수입부터 상품 제조 및 물류까지 전 과정에서 단일 협력사와 계약을 맺고 중간 유통 비용을 대폭 줄인 덕분이다. CU는 PB 기획 및 제조까지 협업의 범위를 확대하며 초가성비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지속되는 물가 인상 속에 고객의 알뜰 소비를 돕기 위해 냉동 상품까지 득템 시리즈의 라인업을 확대했다"며 "앞으로도 CU는 변화하는 소비 환경에 따라 맞춤형 상품을 적극 개발하고 고객 혜택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냉동식품은 맛과 품질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급속냉동 기술로 '품질'과 '가격'을 모두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냉동 식품 구매 경험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만큼 유통 업계 또한 냉동 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