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혁신기업 (1)] 한국 최초의 미사일 ‘백곰’ 개발 이끈 주역인 이경서 박사가 설립한 ‘단암시스템즈’

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입력 : 2023.04.12 16:12 ㅣ 수정 : 2023.04.12 18:18

38년째 유도무기, 무인기, 위성발사체의 주요 통신장비와 항법·항재밍 장치 연구개발 및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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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은 우주, AI, 유·무인복합, 로봇,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에서 국방에 적용할 수 있는 높은 기술을 보유하고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방산 중소기업을 ‘방산혁신기업 100’으로 지정해 육성 중이다. 매년 20개 내외 기업을 5년 동안 선정하는데, 지난해 12월 제1기 방산혁신기업 18개사가 선정됐다. 뉴스투데이는 해당 기업들을 방문해 소개하는 방산혁신기업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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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동편로에 위치한 ‘단암시스템즈 주식회사’ 전경. [사진=단암시스템즈]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경기도 안양시에 자리 잡은 ‘단암시스템즈 주식회사’는 방위산업과 항공우주산업의 통신·항법 분야에 특화된 사업을 38년째 추진해온 방산업체이다. 유도무기, 무인기 및 무인이동체, 한국형 위성발사체의 주요 통신장비와 항법·항재밍 장치를 연구개발 및 생산하고 있으며, 우주 분야의 ‘항법장비’ 기술로 제1기 방산혁신기업에 선정됐다.

 

이 회사는 한국 최초의 미사일 ‘백곰’ 개발을 이끈 주역인 이경서 박사가 1985년 설립한 단암전자통신(주)으로 출발했다. 2001년 단암시스템즈로 분사 독립했고, 2007년 방산업체 지정을 받았으며, 현재 임직원 224명 중 연구개발 인력이 143명으로 64%를 차지한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의 ‘2022년 방산업체 경영분석’에 따르면, 회원사 전체 방산기업 85개 중 연구인력 비중이 9위에 해당하며, 중소 방산기업 45개 중 1위에 올랐다. 

 

회사의 주요 사업 분야는 원격계측, 데이터링크, 항법·항재밍, 항공전자, 우주발사체 등이며 그동안 개발한 품목만 수백 종에 이른다. 하지만 상당수 품목이 연구개발 과정에 필요한 부품과 장비들이어서 다품종 소량 생산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매출은 보장되지만, 높은 영업이익 창출은 어려운 구조다. 지난해 5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57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늘날의 단암시스템즈를 만든 대표적 기술은 ‘Telemetry’(원격계측/지령 송수신) 기술이다. 비행 중 일어나는 미사일의 자세, 온도, 응력, 속도, 압력, 진동 등을 측정, 전기적 신호로 변환해 지상으로 전송하는 기술로 1987년 ADD와 유도무기 개발을 시작하면서 30년 이상 관련 사업을 지속하며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대한민국 미사일 개발의 도전과 성패 기록에 늘 함께해 왔다”고 말했다. 

 

회사가 자랑하는 두 번째 기술은 모듈형 항공전자 기술이다. 중소형 발사체, UAM(도심항공교통) 등 비행체의 다양한 요구에 부합할 수 있도록 기존 장비와는 다른 표준화 기술을 적용해 각각의 기능별 모듈을 조합·적층함으로써 통합된 항공전자 장비를 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18년부터 자체투자로 개발한 이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방산혁신기업에도 선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 회사가 내세우는 기술은 이스라엘 방산기업과 협업한 항재밍 기술이다. GPS를 기반으로 하는 위성항법은 재밍(전파방해)에 취약한 단점이 있어 항재밍 기능이 필요하다. 회사는 2012년 이스라엘 Rokar(현재 Elbit Systems)와 개발협약을 통해 확보한 항재밍 관련 제조기술과 시험평가 노하우를 기반으로 유도무기 사업 전력화에 성공했고, 현재 표준화·소형화 목표로 저가의 항재밍용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암시스템즈는 30년 이상 쌓아온 통신·항법 분야의 뛰어난 기술력과 함께 회사 건물 내에 제조와 성능시험 관련 설비를 모두 갖추고 있어 고객의 요구에 맞춤형 생산이 가능하고 비밀 유지 등 보안 면에서도 신뢰를 받고 있다. 이성엽 대표는 “외국에서 수입해 사용하던 상당수 부품을 국산화했으며, 해외 선진기업과 견줄만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주요 고객은 국방과학연구소(ADD),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등 국가 연구기관과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한항공 등 체계업체들이다. 이들과 오랫동안 깊은 신뢰 관계를 형성하면서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함에 따라 신용평가기관의 기업 신용등급도 BBB+로 중소기업 중에서는 최상급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이성엽 대표는 “여타 중소기업과 비교해 안정적인 매출은 가능하나 방위산업의 특성상 가동률 유지가 힘든 데다 낮은 수익성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면서 “장기적으로 혁신을 막는 요인인 원가보상체계의 개선이 필요하고, 신규인력 채용과 기존 인력 유지도 애로가 많다”며 대다수 방산 중소기업이 겪는 경영상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단암시스템즈는 통신·항법 분야에 특화된 연구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국제 품질인증 시스템 기반의 전사적 품질경영을 해온 탄탄한 우량기업이다. 2020년 제8회 국방품질경영상 국방부장관상을 수상했고, 2021년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으며, 고용노동부의 ‘청년친화 강소기업’(청년들이 근무할만한 우수 중소기업)에도 2022년부터 2년 연속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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