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호황기에 코넥스시장도 '후끈'…거래소 '활성화 정책' 추진력 받나
이전상장 기대 종목 '찜' 하는 투자자 늘어나
한국거래소, '코넥스' 활성화 정책들 빛 보나
"코스닥 문턱 낮은데"…존재 의의 희석 지적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이 중소형 기업들을 위주로 활기를 보이자 코스닥 상장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코넥스시장에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코넥스시장을 살리려는 움직임을 보여온 한국거래소가 최근의 호황기를 계기로 코넥스시장을 부흥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하루동안 코넥스시장의 거래량은 39만1000주, 거래대금은 29억2000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각각 17%와 204% 증가한 수준이다.
또 이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21억원으로 지난달(10억원)보다 두 배 넘게 급증했다.
코넥스시장은 코스닥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중소벤처기업 전용 증권 시장으로, 전일 기준 133개 종목이 상장돼 있는 전체 시가총액 4조원 규모의 소형 시장이다. 보통 1년에 10개 미만의 기업이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 한다.
최근에는 각종 특례상장제도가 신설되는 등 코스닥시장의 상장 문턱이 낮아지며 코넥스시장은 존재 의의가 희석되고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기업이 5곳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IPO를 진행하는 중소형 기업들이 상장 이후 호성적을 보여주자 이전상장이 기대되는 종목들을 선점하려는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코넥스시장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앞서 올해 처음으로 이전상장한 탈모치료 솔루션 기업 이노진은 '따상(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를 달성한 후 상한가)'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이전상장 절차를 본격화한 클라우드 가상화 전문기업 틸론은 전일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며 3거래일 동안 28.49% 급등했다. 코넥스시장의 상한가가 15%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상승 폭이다.
이외에 전일 코넥스시장에서는 태양기계와 에이원알폼, 엔에스컴퍼니, 큐러블, 럭스피아 등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코넥스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거래소가 지난해부터 추진한 코넥스시장 활성화 정책도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코넥스·코스닥 이전 상장 설명회'를 개최해 이전상장 및 컨설팅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코스닥 이전상장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코넥스 기업들을 대상으로 경영투명성 및 기업계속성 등 이전상장을 위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는데, 지난해 총 13개사에 컨설팅을 실시했고 그중 1개사가 코스닥 상장이 승인됐다.
실제로 이전상장에 성공한 김대중 이노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설명회에 참여해 "만약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코스닥에 바로 상장 신청을 했다면 100% 탈락했을 것"이라며 "코넥스에 머물러 있는 시간 동안 공시 체계나 내부 회계관리 제도 점검 등 나름의 정비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앞서 지난해 1월 '코넥스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으며, 지난해 5월부터 이전상장 컨설팅을 지원해왔다. 또 개인투자자의 코넥스시장 접근 활성화를 위해 기본예탁금 규제와 소액투자전용계좌 제도를 폐지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코넥스 시장이 '프리-코스닥' 시장으로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코넥스시장에 대한 효용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IPO 시장이 최근처럼 호황기인 상황에서는 코넥스를 거치지 않아도 성공적으로 상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 요건이 상당히 완화돼 있어서 코넥스시장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은 IPO 시장 자체가 활황이기 때문에, 이전상장이 아니어도 흥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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