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글씨체 개발에 정성 쏟는 유통업계…이것 때문에

김소희 기자 입력 : 2023.01.14 06:00 ㅣ 수정 : 2023.01.14 06:00

마케팅 전략…브랜드 인지도↑ 굿즈 판매 수익창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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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더큰집(롯데타워 사무실)에는 다양한 배달의민족 글꼴을 활용해 제작된 간판이 걸려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유통업계가 폰트(글씨체)를 이용한 마케팅을 적극 벌이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폰트 마케팅의 시초는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으로 꼽힌다. 

 

배민은 2012년 아크릴 판 위에 시트지를 붙여 칼로 잘라낸 1960~1970년대 간판을 모티브로 만들어 삐뚤빼뚤 조형성이 떨어지는 듯한 ‘배민 한나체’를 출시했다. 

 

이후 △2014년 주아체 △2015년 한나는 열한살체, 도현체 △2016년 연성체 △2017년 기랑해랑체 △2018년 한나체 Air, 한나체 Pro △2019년 을지로체 △2020년 을지로10년후체 △2021년 을지로오래오래체 △2022년 글림체 등 옛 간판을 모티브로해 꾸준히 새로운 글씨체들을 선보이고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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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는 2월 1일 자체 개발한 기업 서체인 ‘더잠실체’를 공개하고 무료 배포한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먹거리뿐 아니라 고객에게 닿는 모든 것이 롯데마트와 고객이 소통하는 매개체라고 판단해 자체 서체 더잠실체를 개발했다.

 

더잠실체는 ‘Everyday NEW Store’라는 비전에 맞춰, 매일매일 새롭고 활력이 넘치는 브랜드 이미지를 담아 내기 위해 약 10개월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서체 제작을 완성했다. 더잠실체에는 롯데의 헤리티지(유산)가 ‘잠실’이라는 것에 주목해 지역명 ‘잠실’을 서체의 이름으로 선정했다. 국문, 영문 외에도 롯데마트가 해외 사업을 펼치고 있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어까지 개발해 롯데마트의 미래 정체성도 함께 담았다.

 

서체 디자인은 과거 양잠을 하던 잠실에 롯데그룹이 터를 잡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만들어진 과정을 담아, 누에가 뽕잎을 먹기 위해 머리를 드는 모습, 누에고치를 만드는 과정,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내는 모습 등에서 착안해 표현했다. 

 

또 가독성을 고려한 단단하고 안정적인 글자 틀을 바탕으로 자소, 획, 스킨 등을 현대적으로 디자인했다.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 전달을 위해 단일 서체로 개발하되, 다양한 사용 경우를 고려해 6가지 굵기로 세분화해 온·오프라인 용도 모두에 활용성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롯데마트의 젊고 새로운 이미지를 담기 위해 개발 과정 중 MZ세대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서현선 롯데마트 디자인경영실장은 “서체는 회사의 언어인 만큼 새롭게 변화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사용성과 범용성의 완성도를 높이고, 새로운 서체를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로 배포해 많은 사람들이 좋은 글자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나눔의 가치를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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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GRS]

 

롯데GRS는 올해 첫 신메뉴로 햄버거가 아닌 전용 폰트를 출시했다.  롯데리아는 언제, 어디서나 고객의 마음을 촵~땡기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 매장을 오픈하는 개척정신을 담은 △촵~땡겨체와 고객의 입맛에 딱 붙는 메뉴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도전정신을 담은 △딱-붙어체 총 2종을 선보였다. 

 

폰트 출시는 롯데리아의 ‘K-대표 버거를 의미하는 불고기버거·한우 불고기버거와 같이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글 폰트 디자인을 통해 전달하고, MZ 세대와 색다른 소통을 도모하고자 기획했다. 롯데리아 폰트는 롯데리아만의 개척과 도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롯데리아는 촵~땡겨체와 딱-붙어체를 무료로 공개해 전 국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MZ세대의 니즈를 반영해 다양한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스티커도 촵딱체 버전으로 만날 수 있다. 

 

유통업체들이 자체 글씨체를 개발해 배포하는 이유는 마케팅 전략이다. 소비자가 사용하는 폰트를 통해 사내 홍보 외에도 언제, 어디서든 브랜드가 노출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굿즈를 제작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배달의민족은 '배민문방구'에서 각 글씨체로 만든 일기장, 지우개, 테이프, 사인펜, 줄자, 엽서 등을 판매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무료 서체로 쓰인 여러 문구들을 보며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배달의민족을 떠올리게 된다”면서 “글꼴을 통해 배달의민족이라는 브랜드를 연상할 수 있게 함으로서, 배달의민족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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