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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철강업 이슈 점검

포스코·현대제철, 올해 1분기 실적 부활 '신호탄'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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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완 기자
입력 : 2023.01.16 05:00 ㅣ 수정 : 2023.01.16 15:08

포스코, 태풍 힌남노에 따른 재해 복구 마무리
현대제철, 노조와 성공적 임단협 체결해 갈등 끝내
글로벌 철강 업황, 희망적 신호 곳곳에서 포착
두 회사 대표, 올 한해 탄소중립·기술력·안전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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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포스코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한국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양대 기둥 포스코·현대제철이 지난해 겪었던 홍수 피해와 노사 갈등을 뒤로 하고 올해 1분기 부활 신호탄을 쏜다.

 

이와 함께 포스코·현대제철 두 회사 대표는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기술력, 안전'을 올해 중점 과제로 정하고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방침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에게 고난의 시간이었다.

 

포스코그룹에서 철강 사업만을 하는 법인으로 물적분할된 포스코는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시간당 최대 101㎜ 폭우가 쏟아져 경북 포항시 냉천(남구 오천읍 일원)이 범람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노조 파업으로 정상적인 공장 가동이 진행되지 않았다.

 

이같은 두 회사 리스크는 올해 초 마무리 됐다. 포스코는 전사적 차원에서 진행된 복구작업을 비롯해 빠르게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제철은 노조와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통해 파업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향후 경영화두 설정에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는 올해 핵심 사업으로 △탄소중립 추구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 △안전 강화 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미국발(發) 기준금리 인상이 주택경기 침체, 주가 하락, 소비 부진 등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두 기업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3가지 분야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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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동(왼쪽) 포스코 대표이사와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 철강업계 내부 리스크는 대부분 마무리 단계... 1분기 실적 개선 기대 커

 

지난해 9월 6일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힌남노로 포항에 있는 냉천이 범람해 포항제철소 생산라인이 물에 잠겼다. 이에 따라 총 3개 고로(용광로) 역시 모두 휴풍(쇳물 일시 생산 중단)에 들어갔다. 포스코 임직원들은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게 잠기고 진흙에 뒤덮인 설비가 다시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복구 작업에 투혼을 발휘했다. 

 

이에 따라 서울 본사 각 부서 임직원까지 총출동해 복구 작업에 박차를 가해 냉천범람 사고 나흘만인 9월 10일 3고로(용광로)가 정상가동에 돌입했다. 이후 포항제철소 모든 고로는 지난해 9월 12일  정상가동에 돌입했다.

 

지난해 10월 초에는 침수 후 첫 냉연코일이 생산됐으며 같은 달 말에는 후판(선박용 강판) 생산이 재개됐다. 그리고 침수 100일째가 되는 12월 15일 포스코는 공장 가동을 대부분 정상화해 철강공급이 다시 본궤도에 올랐다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50년 기술력과 임직원의 헌신적 노력으로 복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침수 문제 그리고 하반기 글로벌 철강제품 가격 약세 등으로 3, 4분기 실적이 크게 부진했다고 풀이했다.

 

이베스트증권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해 3분기 매출 17조7840억원, 4분기 14조57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같은 해 2분기 매출이 19조331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했을 때 냉천 범람 여파가 3, 4분기에 악영향을 준 셈이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는 올해 1분기가 악재를 최소화하고 실적을 반등하는 절호의 시기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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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회장은 지난해 12월 30일 2열연공장을 찾아 '100일의 기적 100년의 초석'이라는 문구를 작성하고 복구 작업에 최선을 다한 직원들을 격려했다. [사진=포스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30일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을 직접 방문해 ‘100일의 기적, 100일의 초석’이라는 문구를 작성하고 현장에서 복구에 최선을 다한 직원들을 격려했다. 포스코는 앞으로도 전사적 역량을 총 결집해 1월 말까지 도금공장,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 등을 차례대로 재가동할 방침이다.

 

안회수 이베스트 연구원은 “포스코의 설비 복구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철강제품 판매량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이베스트증권은 포스코의 올해 1분기 매출이 15조3460억원으로 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 대비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9690억원이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달러 약세, 중국 1분기 주요 업황 지표 반등, 철강 조업 정상화에 따른 손실 축소 등으로 철강부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현대제철 노조 파업은 이달 10일 사측과 노조 측의 임단협 조인식이 진행되면서 마무리 수순을 밟았다.

 

이번 임단협을 통해 사측은 현대제철 노조 기본급을 9만8000원 올리고 성과급 300%에 생산 장려 격려금과 임금체계 개선 격려금 등 총 13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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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022년 3, 4분기 외부 이슈 때문에 매출 하락을 겪었으며 올해 1분기 실적 회복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래픽=뉴스투데이 김영주]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정상적인 조업 환경을 확보해 오는 1월부터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해 3분기 매출 7조원을 기록했으며 4분기 5조857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이는 같은 해 2분기 매출 7조3810억원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한 숫자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부터 시작된 노조의 게릴라성 파업과 11∼12월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생산 및 출하 차질로 4분기 철강제품 판매량은 402만t에 그쳤으며 이는 3분기 대비 11% 하락한 것"이라며 "국내외 철강시황 부진에 따른 평균판매가격(ASP) 하락까지 겹쳐 지난해 3, 4분기 실적 부진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종형 연구원은 또 “현대제철 노조와 화물연대 파업이 종료됐고 임단협 또한 마무리 됐기 때문에 올해 1분기부터 철강제품 생산 및 판매가 정상화 될 것”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철강제품 가격 반등이 시작됐기 때문에  올해 1분기 현대제철은 6조6598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283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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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하이투자증권]

 

■ 철강 업황에 조금씩 볕이 들고 있다

 

올해 1분기 매크로(거시적 경제) 환경은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는 분위기다. 미국의 긴축 기조가 완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어 금리 안정화가 기대돼  글로벌 건설업, 제조업 등에서 활기기 기대된다.

 

전방산업 활성화에 따라 철강업도 일부 긍정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게다가 중국 철강업계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이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중국 철강 재고 순환 지표가 반등했음을 주목해야 한다. 철강 재고 순환 지표는 철강의 출하 증가율(지난해 동기 대비)에서 재고 증가율을 뺀 것을 뜻한다.

 

즉 이 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재고가 많아 업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뜻하고 플러스를 기록하면 업황이 좋다는 얘기다. 지표상 아직까지 중국 철강 재고 순환 지표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플러스 기조로 방향을 틀었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세적 반등을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지만 4분기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또 “지난해 12월 이후 글로벌 철강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국내 철강업체에서 이와 같은 효과는 없다”며 “이에 따라 1분기 업황은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며 중국 춘절 이후 수요 회복과 양회 개선에 기대감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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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제로를 위한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기술 [사진=포스코]

 

■ 철강업계, 탄소중립·기술력·안전에 중점 두는 경영 행보 '눈길' 

 

철강업은 석유화학 산업과 더불어 대표적인 기간산업이다. 포스코, 현대제철과 같은 개별기업이 아무리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도 거시적인 경제 상황이 뒷받침 돼 주지 못한다면 획기적인 실적개선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제 불황 시기에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변모하고자 차별화된 전략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그 기업은 100년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탄소중립, 기술력 확보, 안전 강화 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탄소중립에 관해 김 포스코 대표는  “탄소가 무역장벽으로 작용하는 시대가 이미 눈앞에 와있고 다양한 전세계 고객사에 철강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포스코이기에 저탄소 생산 프로세스의 조기 실현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포스코 대표는 “고객사별 요구에 맞는 저탄소 제품 공급역량을 확보하고 2030 탄소저감 목표 달성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할 기술인 환원철 고로 사용기술, 극저 HMR 전로기술, 전기로 고급강 제조 기술 등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로드맵을 제시했다.

 

안 현대제철 대표이사는 “저탄소 원료 적용기술을 확보하고 저탄소 생산체계를 구축해 시대적 소명에 충실하겠다”며 “궁극적으로는 탄소중립을 기준으로 에너지체계를 전환해 '2050 넷제로' 실현을 위한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력 확보 측면에서 김 포스코 대표이사는 “철강수요의 장기 저성장과 각종 원가상승에 대비해 경쟁력이 열악한 설비를 효율화해 고정비를 절감하겠다”며 “공정생략형 제품 제조기술 개발, 탄력적 원료 사용체계 구축 등 구조적으로 저원가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고효율 차세대 전기장판, 내충돌/고내식 첨단 고강도강(AHSS), 철강과 비철 소재를 결합한 복합 소재(Multi-Material) 등 미래 시장 선도를 위한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안 현대제철 대표이사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는 이미 가속화하고 있고 그 선두에는 자동차 산업이 자리잡고 있다”며 “전기, 수소 등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어 인류 이동 개념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우리 업종의 특성이라는 점을 비춰 모빌리티(이동수단) 부품에 대한 사업 확대와 고부가 첨단 소재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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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사진=포스코]

 

이와 함께 철강업계 양대 기둥은 안전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김 포스코 대표는 “포스코는 한국 제조업의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재해 없는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난해에는 안전관리체계를 수립하고 인프라를 재정비하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현장 주도 안전관리체계를 정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현대제철 대표이사는 “이제 안전은 기업경영의 필수 요소를 넘어 범사회적인 핵심덕목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사업장에서는 물론 일상 생활에서도 우리 행동 하나하나가 안전 가치에 부합되는지 되새기고 자율안전문화를 체화해 주시길 당부 드린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에서 비롯된 글로벌 경제 침체가 언제까지 이어지고 기간산업 위기가 언제까지 진행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이와 같은 악재를 물리치고 올 1분기에 재도약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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