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OTT 이슈 점검] 웨이브·티빙·왓챠 등 '토종 OTT 3사' 자율등급·세액공제 해결해 올해 도약
이화연 기자 입력 : 2023.01.08 05:00 ㅣ 수정 : 2023.01.08 05:00
등급심사 없이 콘텐츠 공급…사업자 수익성·이용자 편의성 강화 콘텐츠 제작사에 세액공제…글로벌 OTT 대항할 체력 안배 업계 “새 제도 환영...추후 보완점 개선해나가야” 티빙·웨이브, 새해 콘텐츠 IP 투자와 해외 진출 모색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새해에는 TV가 아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에도 제작비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또한 오는 3월부터 OTT 사업자가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를 거치지 않고 콘텐츠 등급을 자체 분류할 수 있는 ‘OTT 자체등급 분류제’(이하 자율등급제)도 시행될 예정이다.
이는 OTT가 국내 거주자 10명 가운데 7명이 사용하는 주요 미디어 채널로 부상하고 관련 시장이 커지는 데 따른 조치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OTT 이용률은 72%로 집계됐다.
국내 OTT 업계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그동안 많이 바래온 자율등급제와 세액공제가 국회 문턱을 넘은 점에 박수를 보냈다. 일각에서는 제도를 속히 시행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시장이 성장하길 기대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 방송영상 산업 30조원 규모로 '우뚝'…낡은 OTT 규제 빗장 풀어야
8일 정보통신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방송영상 산업 매출은 2021년 22조8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정부는 이를 2027년 29조8000억원 규모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방송영상 콘텐츠 수출액도 2021년 6억9000만달러에서 2027년 11억4000만달러로 거의 두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달 OTT 콘텐츠에 대한 세액공제와 자율등급제 등을 골자로 하는 ‘제6차 방송영상산업 진흥중장기계획(2023~2027)’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오는 3월부터 OTT가 영상물 등급을 자율적으로 분류할 수 있는 자율등급제가 전면 실시된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로 지정받은 OTT에 한한다. 지금까지는 모든 OTT 유료 콘텐츠가 영등위에서 최대 2주간 심사를 거쳐 등급 분류를 받아야 했다. 자율등급제가 시행되면 OTT 콘텐츠가 시의적절하게 유통돼 소비자 권익도 높아질 전망이다.
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대상도 OTT 콘텐츠까지 확대한다. 지금까지는 방송 프로그램과 영화에 대해서만 세제혜택이 적용됐다. 이번에 적용 대상이 OTT 콘텐츠 제작비용까지 확대돼 관련 기업은 국내외에서 지출한 비용에 대해 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게 됐다. 공제비율은 중소기업 10%, 중견기업 7%, 대기업 3%다.
국내 업체들은 넷플릭스, 디즈니+ 등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외산 OTT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자율등급제와 세액공제가 절실하다고 요구해왔다. 넷플릭스의 2021년 매출은 6316억원으로 웨이브·티빙·왓챠 등 토종 OTT 3사 총합인 4326억원을 크게 웃돈다. 토종 업체별 2021년 매출액은 웨이브 2301억원, 티빙 1315억원, 왓챠 708억원 순이다.
이번 결정에 대해 업계는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흡족한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OTT 회사들이 가장 많이 요청했던 자율등급제는 법안은 통과됐고 시행령, 세부규칙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르면 4월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율등급제는 OTT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하루 속히 제도를 시행해 보완점을 찾아 차례대로 개선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전 심의가 사라지면 콘텐츠 제작이 끝나는 즉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며 “이용자들은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사업자는 신속한 서비스를 통해 가입자 증가, 수익 등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세액공제로 콘텐츠 퀄리티가 높아지면 해외 이용자가 유입되는 등 OTT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맞다”면서도 “세액공제는 콘텐츠 제작사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추후 투자주체 OTT에도 지원이 적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1위 오른 ‘티빙’, 해외 겨냥하는 ‘웨이브’…토종 OTT 계묘년 전략
OTT 업계 숙원 사업은 해결됐지만 시장 상황은 여전히 녹록치않다. 국내 OTT 업계는 치열해 진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콘텐츠 지식재산권(IP) 투자, 해외 진출 등으로 치열한 생존 경쟁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CJ ENM 계열 OTT 티빙은 지난해 12월 1일자로 KT 계열 OTT ‘시즌’과 합병했다. 이를 통해 티빙은 넷플릭스를 제외한 국내 OTT 중 월간 이용자 수 1위로 부상했다.
티빙은 CJ ENM과 KT가 체결한 동맹을 토대로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CJ ENM은 지난해 3월 KT 그룹의 미디어콘텐츠 전문 계열사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콘텐츠 사업 협력을 추진해왔다. 티빙은 향후 일본, 대만 지역을 시작으로 북미까지 해외에 진출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웨이브 역시 IP 확보에 주력하면서 동시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웨이브는 지난해 11월 공개한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 영웅’으로 큰 주목을 받았으며 올해는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국가수사본부’ 등 예능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웨이브는 또한 최근 미주지역 K-콘텐츠 유통 플랫폼 ‘코코와’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 미주지역 30여개국에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접근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투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본이기 때문에 올해도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해외 진출을 통해 잘 만든 콘텐츠를 해외에 동시 제공해 몸집을 키우고 이를 통해 콘텐츠에 다시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