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출범한 카드업계 오픈페이…간편결제 점유율 높일 수 있을까

김태규 기자 입력 : 2023.01.02 07:40 ㅣ 수정 : 2023.01.02 07:40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 높은 빅테크에 맞서 공동전선 구축
지난해 12월 신한‧하나‧KB국민 등 3개 카드사 서비스 시작
상반기 롯데‧BC‧우리, 하반기 NH농협 등 후발주자 참여
서비스 시점 차이‧온라인 사용제한 등 범용성 한계 지적
"서비스 확대로 범용성 개선…중장기적 점유율 개선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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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국내 카드업계가 간편결제 시장에서 빅테크에 대응하기 위해 구축한 연합전선인 앱카드 상호연동(오픈페이) 서비스가 출범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동시에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면서 경쟁력에서 뒤떨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하나‧KB국민 등 3개 카드사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오픈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픈페이는 카드사 한 곳의 결제 플랫폼에 타사의 카드를 등록해 가맹점에서 사용하고 사용내역도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은행의 '오픈뱅킹'과 유사해 오픈페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기존에는 실물카드 없이 결제하려면 해당 카드사의 결제 앱을 모두 설치해 개별적으로 이용해야 했다. 카드업계는 오픈페이 출시로 고객의 번거로움이 해소되고, 카드사 결제 플랫폼의 범용성이 확대돼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드업계가 오픈페이 구축에 나선 배경에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업체들의 높은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이 지목된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간편결제 서비스 일편균 이용건수는 2317만건, 이용금액은 723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치다. 이 가운데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전자금융업자가 제공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건수는 1330만건, 이용금액은 3641억원으로 집계됐다. 빅테크의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이 절반을 상회하는 것이다.

 

빅테크에 맞서기 위해 카드업계가 연합전선을 구축하면서 공동대응에 나섰지만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카드사 9곳 가운데 현재 오픈페이 참여를 명확히 한 곳은 신한‧KB국민‧롯데‧하나‧BC‧NH농협‧우리 등 7곳에 불과하다.

 

이들 7개사는 동시에 서비스를 출시하지 못한 상황이다. 신한‧하나‧KB국민카드가 지난달 우선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나머지 4개사는 올해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카드는 올해 2월, BC카드는 오는 3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NH농협카드는 올해 하반기 서비스를 시작한다.

 

참여 여부가 불확실했던 우리카드도 후발주자로 뛰어든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올 상반기 중 오픈페이에 참여한다"면서 "6월쯤이면 오픈페이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참여 의사를 밝혔으나 최종 합류 여부는 불명확한 상황이다. 애플페이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애플페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카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된 삼성페이의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어 오픈페이에 참여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일평균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건수 가운데 휴대폰제조사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건수는 661만건으로 전체의 28.5%에 달한다. 이용금액 역시 1703억원으로 전체의 23.5%를 차지하고 있어 비중이 큰 편이다.

 

카드업계는 범용성을 내세워 오픈페이를 추진했지만, 참여사가 적은 만큼 출시부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오픈페이 사용처가 오프라인 가맹점으로 제한된 점도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여신금융협회는 현재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만 사용 가능한 이용범위를 올 하반기 중 온라인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가맹점의 경우 이미 이용률이 높은 삼성페이에 익숙해진 고객을 끌어오기 쉽지 않고, 온라인의 경우 빅테크의 간편결제 서비스의 편의성이 커 고객을 끌어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모든 카드사가 참여하지도 못하고, 서비스 시작 시점도 다른 만큼 현재로선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후발주자들이 서비스를 시작하면 범용성을 무기로 점유율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사용처가 확대된다고 해도 이미 빅테크나 삼성페이에 익숙한 고객들이 오픈페이에 유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점유율 확대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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