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한 성과’ 조용병 회장 3연임 가시화···리딩 금융그룹 노린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내년 3월 임기 종료 예정인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차기 회장 숏리스트(압축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그간의 경영 성과와 조직 신임 등을 고려할 때 큰 이변이 없는 한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추가 임기까지 신한금융을 9년 동안 이끌게 될 조 회장은 본격적인 조직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의 핵심 전략인 ‘원(One)신한’을 필두로 성과 창출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 신한금융 차기 회장 숏리스트 3명 확정···12월 초 최종 후보 윤곽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전일 차기 회장 숏리스트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을 확정했다. 지난 11일 회추위 가동 이후 18일 만에 후보군이 3명으로 압축됐다.
신한금융 회추위는 그룹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음 달 8일로 예정된 확대 회추위에서 숏리스트 후보의 성과와 역량, 자격요건 부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한 뒤 최종 후보 1인을 추천한다.
추천자는 전체 이사회에서 적정성 심의·의결을 거쳐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확정된다. 이후 내년 3월 개최될 신한금융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회장직에 정식 취임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난 10월 사외이사들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전체 일정과 심의 기준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그룹 지배구조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회추위의 독립성을 확보한 가운데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승계 절차를 진행해왔다”고 전했다.
■ 금융권에선 조용병 회장 연임에 무게···역대 두 번째 3연임 타진
금융권에선 회추위가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조 회장을 추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영 기간 내 보여준 실적 성장과 체질 개선, 중장기 전략 등이 긍정적 평가를 얻어낼 것이란 관측이다.
신한금융 사업보고서를 보면 조 회장이 취임한 2017년 2조9188억원이었던 순이익은 다음 해 3조1567억원으로 증가한 뒤 ▲2018년 3조4035억원 ▲2019년 3조4146억원 ▲2021년 4조193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은 2017년 대비 37.7% 증가한 규모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조 회장의 성과 중 하나다.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네오플럭스·BNP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등을 인수하며 취약했던 비(非)은행 영역도 채웠다.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디지털 전환(DT)에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신한은행을 필두로 그룹 전 계열사가 플랫폼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조 회장은 ‘신한의 미래’에 대해 “생애주기 전체의 금융을 지원하는 라이프 플랫폼 확장”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신한금융 역대 두 번째 3연임 기록을 쓰게 된다. 앞서 라응찬 신한금융 초대 회장이 지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임기를 지냈다. 2대인 한동우 전 회장의 경우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신한금융을 이끌었다.
■ ‘조용병 체재 9년’ 신한금융, 원신한 퍼즐 맞추고 리딩 금융그룹에 깃발 꽂나
금융지주 회장 임기는 3년 단위이기 때문에 조 회장이 연임하면 신한금융을 총 9년 동안 경영하게 된다. 조 회장이 세 번째 임기에 접어들면 신한금융의 ‘원신한’ 전략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신한은 계열사 구분에서 벗어난 그룹 전체 협력으로 사업 분야별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개념이다. 조 회장이 취임 후 지속해서 강조할 만큼 신한금융의 핵심 중장기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원신한의 핵심은 시너지를 통한 그룹 외연 확장이다. 최근 신한금융 실적 성장세 역시 M&A를 통한 은행-비은행의 유기적 협력이 이뤄낸 결과다. 본격적인 원신한 성과에 올해 신한금융의 연간 순이익은 사상 첫 5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조 회장이 최대 라이벌 KB금융그룹을 제치고 순이익 기준 1등 금융그룹인 ‘리딩 금융그룹’ 탈환에 성공할지도 관심사다. 신한금융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4조3154억원을 시현했다. 연간 순이익에서 2019년 이후 3년 만에 KB금융을 앞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조 회장 연임과 함께 신한금융 지배구조에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에선 내년 신한금융이 처음으로 부회장을 신설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표면적 이유는 경영 효율화지만 조 회장의 후계구도 형성 차원의 움직임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