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월드컵 특수 실종…피파 규정에 마케팅 자제
FIFA, 공식 후원사 아닌 경우 마케팅 규제 강화
앰부시 마케팅도 분쟁 우려에 자제하는 분위기
이태원 참사 영향도…코세페 마케팅도 적극 홍보 안 해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으나 카드업계의 '월드컵 마케팅'은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 공식 후원사가 아닌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마케팅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는 21일 개막하는 카타르 월드컵 관련 마케팅을 펼치지 않고 있다.
카드업계는 과거 월드컵 시즌마다 관련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2018년 러시아 월드컵부터는 월드컵 이벤트를 아예 진행하지 않거나 축소했다.
이는 피파 규정에 따른 마케팅 규제가 강화되면서 '월드컵'이라는 단어를 쓸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규정은 수억 달러에 이르는 후원금을 낸 공식 후원사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피파의 조치다.
카드업계에서 피파의 공식 후원사는 글로벌카드 브랜드인 비자가 유일하다. 때문에 국내 카드사들은 월드컵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공식 후원사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10억 달러 이상을 후원해야 해서 비용 부담이 크다.
카드업계는 과거 앰부시 마케팅을 통해 월드컵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앰부시 마케팅이란 월드컵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일반 명사인 '축구', '골', '승리', '국가대표', '응원' 등 월드컵을 연상시키는 문구를 통해 광고를 펼치는 것이다.
하지만 피파가 앰부시 마케팅을 펼친 업체에 벌금을 부과하는 등 규정을 강화해 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월드컵 관련 고객 마케팅은 하고 있지 않다"면서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지 않아, 별도 월드컵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비자 브랜드 카드 상품에 대해 마케팅을 진행할 수는 있겠으나 진행 중인 이벤트는 없다"면서 "앰부시 마케팅을 펼칠 수는 있겠지만, 이마저도 피파에서 문제를 제기할 경우 분쟁이 발생할 수 있어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다만 비자가 국내 카드사와 함께 진행 중인 마케팅은 없다.
비자코리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통 기업과 함께 진행하는 이벤트는 있지만, 국내 카드사와 연계해 진행 중인 이벤트는 없다"고 말했다.
피파의 마케팅 규제 외에 지난달 말 발생한 이태원 참사 역시 마케팅을 자제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카드업계는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되는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와 관련해 카드 결제액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할인‧캐시백 등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코세페 직전 발생한 참사로 국민적 추모 물결이 일면서 홍보를 자제하고 있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월드컵 마케팅 자제에는 피파의 마케팅 규제 외에 이태원 참사 애도 분위기도 작용했다"면서 "코세페 같은 경우도 카드사마다 할인이나 캐시백 등 이벤트를 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홍보는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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