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최저 실업률’ 기록했지만…증가한 취업자의 68%는 60세 이상 고령층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올해 10월 국내 실업률이 21세기 들어 같은 달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고용률은 사상 최고치로 집계되면서 고용 호조가 이어졌다.
하지만 취업자 증가세는 5개월 연속 둔화했고, 그 증가세도 대부분은 60대 이상의 고령층이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한 달간 취업자 수는 2841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만7000명 증가했다. 이는 같은 달 기준으로 1999년 10월(96만6000명)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월간 고용률(62.7%)도 집계가 처음 시작된 1982년 7월 이후 같은 달 기준 최고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실업자는 9만5000명(12.1%) 줄어든 69만2000명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2.4%로 전년 동월 대비 0.4%포인트 줄어 10월 기준 1999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취업자 증가폭은 몇 달 새 확연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지난 5월에는 93만5000명 늘어났으나, 이후 △6월 84만1000명 △7월 82만6000명 △8월 80만7000명 △9월 70만7000명 등의 순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증가세 둔화에 대해 “경기가 좋지 않은 부분들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며 “금리와 물가, 환율 등 외부 요인들도 많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증가한 취업자 대부분이 고령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60세 이상 고령자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만명 늘었다. 이는 전체 취업자 증가량의 약 67.9% 수준이다.
같은 기간 50대 취업자는 14만7000명 증가했다. 50대와 60대 이상 취업자가 증가폭의 90%에 육박한 것이다. 20대와 30대에서는 각각 2만1000명과 6만1000명 늘어났지만,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40대 취업자 수는 1만1000명 줄어들었다.
단기근로자도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1429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5만9000명(31.9%) 증가했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10월 기준 최대 수준이다. 반면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137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279만4000명(16.9%) 늘어났다.
공 국장은 “한글날 대체공휴일이 포함된 영향이 있다”며 “지난해 대체공휴일에는 쉬는 사업자 대상이 30인 이상이었지만, 올해부터 5인 이상으로 바뀌어 대상이 확대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가 20만1000명(4.7%) 늘어나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며, 숙박 및 음식점업도 15만3000명(7.3%) 증가해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코로나 기간 고용률에서 선방했던 도소매업에서는 6만명이 줄어들었고, 금융보험업과 단체 및 개인서비스업 부문에서도 각각 1만5000명과 7000명씩 감소했다.
정부는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취업자 증가세가 향후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획재정부는 고용동향에 대해 “고물가와 금리인상, 수출위축 등 하방 요인이 상존한 데다가, 내년에는 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기조효과 등으로 증가폭 둔화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경기 둔화가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구인·구직 미스매치 완화 등 일자리 창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