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종의 공군(空軍) 이야기 (80)] 국방부 전비태세검열단, 검열관⑤ 무례한 불시회계감사팀은 '무소불위'가 아니라 '월권행위'

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2.10.25 16:00 ㅣ 수정 : 2022.10.25 16:00

불시회계감사팀의 오만불손을 '반면교사'로 삼아, 검열단 근무하면서 항상 '신중' 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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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연평도 부대에 대한 불시검열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는 동안에 갑자기 1년 전에 필자가 방포사 참모장으로 근무하던 당시에 겪었던 ‘국방부 불시 회계 감사’의 불쾌한 기억이 났다.

 

과거 전비태세검열단에 대해서는 ‘검열관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들’이라던가 ‘나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의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한다’는 등의 부정적인 소문이 많았는데(물론 겪어보니 헛소문이었지만), 1년 전에 경험한 국방부 불시 회계 감사팀은 정말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 같았다. 당시 감사팀의 소속은 감사실인지 어디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2명으로 구성되었고 선임자는 육군 중령이었다.

 

참모장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데, 방포사 보좌관실에서 연락이 왔다. 내용인즉 국방부 감사팀이 참모장을 찾는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지? 회계감사를 받을 때 참모장을 찾는 일은 없는데’ 하면서 국방부 감사팀이 있는 방으로 갔다. 가보니 사복 차림의 감사관 2명이 앉아 있는데, 분위기가 썩 좋지가 않다. 그들 옆에는 방포사 관리참모가 서 있었는데 그 분위기가 마치 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을 지적하는 그런 분위기였다.

 

필자가 들어가자 그 ‘감사관’은 인사는 커녕(아무리 불시 검열을 가더라도 장교라면 먼저 상대에게 ‘나는 누구다’라고 신분을 밝히고 시작하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이자 서로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게슈타포나 일제때 고등계 형사가 아니고서야...) 갑자기 고압적인 자세로 몇 가지를 질문하는데, 질문하는 내용이 무슨 얘기인지 이해도 안가고 그 건방진 태도나 말투가 매우 거슬렸다. 마치 하급자를 대하는 듯한 그런 자세였다. 당시 필자는 전투복을 입고 있었고 전투복에는 대령 계급장도 있는데, 그런 행동을 하다니. 필자의 표정이 편안하게 유지되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말문도 막혔고) 그 감사관을 쳐다보고 있자니, 잠시 후에는 엉뚱하게 방포사의 임무를 가지고 시비를 건다. 방포사 작전예규에 명시된 방포사의 임무가 맞느냐 하는 것이다. 회계감사를 나온 감사관이 ‘명시된 방포사의 임무가 맞는가 여부’를 묻는 것은 ‘무소불위’ 정도가 아니라 ‘월권행위’이다.

 

끓어오르는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그들 방을 나와서 사령관에게 자초지종을 보고하기에 앞서서 공군과 국방부의 관련 참모에게 전화를 해서 도대체 ‘회계 감사관이 어떤 사람인지, 이렇게 감사를 받는 것이 정상인지’를 물었다. 아무리 국방부 감사라지만 도를 넘는 행동이 아니냐 했더니 상대방 대답이 걸작이다. ‘그 사람 성향이 그런 것 같네...(할 말 없음).......’

 

조선 시대도 아니고 아직도 이런 장교가 있다니 한심했다. ‘정승의 마부’라는 옛 격언이 생각났다. 이야기 속의 마부는 그의 아내의 따끔한 충고 한마디에 후에 열심히 공부해서 성공한 사람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건 이야기 속의 마부일 뿐이고 이 장교는 그런 위인 같지는 않았다. 소인배가 따로 없었다. 그런 장교의 행동이 결국은 국방부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다니는 것이다. 사령관에게 내용을 보고했더니 사령관은 그저 잡음만 없으면 하는 눈치다...

 

필자는 검열단에서 근무하는 동안 불시검열을 가던 계획검열을 가던 위에서 언급한 ‘국방부 회계감사 사례’를 생각하며 늘 언행에 신중을 기했다. 상대방의 계급 고하를 막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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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사 방포처장 근무당시 동해안에서 주한미군 패트리어트 부대원들과 다이빙. 모두들 젊은 위관 장교들이었다. / 최환종

 

연평도 불시검열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점심 식사 후에 동료 검열관들과 차 한잔 하는데 누군가가 ‘스쿠바 다이빙’ 얘기를 꺼냈다. 모두들 스쿠바 다이빙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해보지는 못했다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한 검열관이 “주말에 모두들 시간이 가용할 테니 스쿠바 다이빙 자격증에 도전해 보는것이 어떨까?”라고 제안을 했다.

 

즉석에서 몇 명이 동의했다. 속전속결이라! 지원자 모집과 동시에 교관은 어느 검열관이 부대장으로 있을 때 부대원이었던 특전사 출신 부사관이 담당하기로 했다. 필자는 이미 자격증이 있으므로 동료 검열관들이 수영장 교육을 받을 때 교관 보조 역할과 바다에서 실습 다이빙을 할 때 같이 가기로 했다.

 

수영장 교육은 그다음 주말부터 종합운동장에서 하기로 했고, 필자는 자격증을 취득한지는 오래 되었지만 그동안 가물에 콩나듯 어쩌다 한번씩 다이빙을 했기에 동료들과 같이 다이빙 교육에 참석하게 된 것이 즐거웠다.

 

한편 필자는 그로부터 몇 년 전, 공작사 방공포병처장으로 근무할 당시에 주한미군 패트리어트 부대원들과 동해안에서 다이빙을 했던 것이 가장 최근의 다이빙이어서 오랜만에 다이빙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기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 다이빙을 다녀와서는 한동안 또 다른 음해에 시달렸는데, 내용인즉 ‘공작사 방포처장은 업무는 안하고 ‘물질’만 하러 다닌다’였다. 스쿠바 다이빙이 아니라 ‘물질’이란다.

 

이런 음해성 소문의 진원지는 다름아닌 방포사! 정말 할 일 없는 사람들이었다. SBR 개념도 몰라서 방포사령관의 질문에 대답도 못하는, 무기체계 공부도 안하는 일부 참모들이 그런 헛소문을 내다니. 그리고 그런 음해성 소문을 믿는 방포사령관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 SBR(Sea Based RADAR, 해상 배치 이동형 레이다) : 미국 MD(미사일 방어) 체계에서 운용하는 레이다 중의 하나로서 해상 이동형이며 탄도탄 발사 탐지 임무를 수행한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 여단장, 前 순천대학교 우주항공공학부 초빙교수,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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