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아도 빚 못 갚는 38만가구…부채 69조원 규모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금융부채가 있는 38만여 가구는 집을 비롯한 보유 자산을 다 팔아도 대출을 완전히 갚을 수 없는 ‘고위험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 올리는 이른바 ‘빅 스텝’을 단행하면 이들 고위험 가구의 이자 부담과 부실 위험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은이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부채 고위험 가구는 총 38만100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3.2%에 이른다. 이들 고위험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전체 금융부채의 6.2%인 69조4000억원이다.
한은은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고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 상환이 어려운 경우를 부실 가능성이 큰 고위험 가구로 분류하고 있다.
고위험 가구보다 다소 범위가 넓은 ‘취약 차주(대출자)’ 비중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전체 대출자의 6.3%로 집계됐다. 취약 차주는 다중채무자(은행 3곳 이상에서 대출)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상태인 대출자를 뜻한다.
이는 향후 국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급등하면 취약차주 이자 부담이 더 빠르게 불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지난 7월에 이어 이달 12일 두 번째 빅스텝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빅 스텝 한 번으로 0.50% 포인트만 뛰어도 전체 대출자 이자는 6조5000억원 증가한다. 이 가운데 3000억원은 취약차주가, 나머지 6조2000억원은 비(非) 취약차주 몫이다.
한은이 만약 10월과 11월 연속 빅 스텝을 단행해 기준금리가 1.00%포인트 높아지면 이자는 13조원으로 불어난다. 이에 따른 소득 계층별 이자 증가액은 △저소득층(하위 30%) 7000억원 △중소득층(30∼70%) 1조7000억원 △고소득층(상위 30%) 4조1000억원으로 분석됐다.
강준현 의원은 “최근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대출을 받은 가계 이자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특히 취약 차주, 저소득 가계의 이자 부담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