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마침내 RE100 가입 선언하다!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삼성전자가 지난 9월 15일 ‘신환경경영전략’ 선언을 통해 향후 2050년까지 자체 소비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할 것을 선언하였다.
삼성전자의 RE100(Renewabla Energy 100 Initiative)가입 선언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2021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연간 전력사용량이 25.8TWh로 서울시 전체 가정에서 소비하는 전력의 약 1.8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TSMC, 인텔 및 애플 등과 비교해 볼 때 연간 1.4~8.9배 전력을 더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최대 전력소비 기업 삼성전자, 마침내 RE100 가입 선언
RE100은 2003년 영국에서 설립된 비영리단체인 'Climate Group'이 글로벌 환경경영 인증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와 협력하여 향후 2050년까지 기업의 사용 전력의 전부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RE100을 달성하기 위해서 기업은 사용 전력을 전부 재생에너지를 통해 조달해야 하는데, 그 방법은 스스로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거나 재생에너지발전소와 직접 조달계약을 체결하거나 재생에너지인증서(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를 구입해야 한다.
그런데 스스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갖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대개 계약이나 REC 구매를 통해 달성하게 된다.
Climate Group에 따르면 현재 RE100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 기업 10여 개를 포함 전세계에 384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환경경영전략’ 선언과 함께 전력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간접배출을 줄이기 위해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미국, 중국 및 유럽 사업장은 이미 재생에너지 목표를 달성한 바 있는데 모든 해외사업장의 경우 RE100은 5년 내 달성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 서남아와 베트남은 2022년, 중남미는 2025년, 동남아‧CIS‧아프리카는 2027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 RE100 미참여 시 국내 반도체 산업 수출 31%나 격감할 것으로 예측
국내 수출 주력산업에 속해있는 주요 기업들이 RE100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매우 큰 규모의 수출 감소를 겪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예측되었다.
지난해 9월 전남대 배정환 교수의 총괄 하에 산업연구원, KDI 및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전문가들이 작업한 결과 주요 수출산업인 디스플레이 패널, 반도체 및 자동차산업에 속한 국내 주요기업들이 RE100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향후 2040년 디스플레이 패널은 약 40%, 반도체는 약 31%, 그리고 자동차산업은 약 15% 수출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었다.
• 기존에 RE100을 선언한 국내 기업도 다수
삼성전자 이전에 RE100가입을 선언한 국내 기업도 이미 다수 존재한다.
이 가운데 일찍이 ESG 경영을 실천해 온 SK그룹은 최초로 지난 2020년 RE100가입을 선언한 바 있는데, 향후 2030년 전세계 탄소배출 감축 목표(210억톤)의 1%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을 공언했다.
RE100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LG이노텍으로 목표 시점보다 20년 빠른 향후 2030년까지 RE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LS전선도 2024년에는 동해사업장, 2025년에는 폴란드 사업장의 RE100달성을 위한 세부계획을 수립하였다.
이외에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및 롯데케미칼 등의 RE100가입 선언이 속속 이루어지고 있다.
• 부족한 재생에너지 설비량과 태양광 편중이라는 한계도 존재
그런데 수출에 주력하는 국내 기업들이 RE100을 달성하기 위해 근본적인 한계도 존재하고 있다.
먼저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7.5%로 OECD 평균 30%의 4분의 1에 불과하며 이 가운데 태양광이 71%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편중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더욱이 신정부는 에너지정책의 전환을 통해 원전 비율은 8.9%포인트 상향조정하고 신재생에너지는 8.7%포인트 낮출 계획이어서 앞으로의 RE100 달성 기반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 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추가비용과 장기계약에 따른 부담도 문제
이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은 재생에너지를 조달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으로 무엇보다 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추가비용을 꼽는다.
즉 단순히 전력을 도매시장에 판매하는 가격이 아닌 전력망 접속 비용을 포함할 경우 기업이 기대하는 추가비용이 kWh당 약 2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국내 산업용 전력 요금(kWh당 약 110원) 및 일반 전력요금(kWh당 약 130원) 대비 육상 태양광(kWh당 약 140원 이상)과 대규모 해상 풍력(kWh당 200원 이상)의 발전단가는 매우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소 15년 이상의 고정가 매입계약의 요구 또한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이다.
장기 고정가 매입계약은 기업에 두 방향의 리스크로 작용하는데 먼저 RE100 미가입 기업보다 최소한 kWh당 30원 이상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두 번째로 만약 가까운 미래에 재생발전 단가가 하락한다면 장기 고정가 계약은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디 정부와 관련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이러한 문제점들을 잘 극복하여 RE100 가입이 확산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