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일 기자 입력 : 2022.09.28 07:26 ㅣ 수정 : 2022.09.28 08:39
국회 정무위원회 10월 4~24일 국정감사 진행 예대금리차·내부통제 등 은행 관련 현안 산적 올해는 5대 시중은행장들 줄줄이 국감장 소환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올해 국회 국정감사(국감) 개막을 앞두고 은행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리 상승기 이자 장사와 서민 금융 지원 등 은행권을 둘러싼 각종 현안에 대한 국회의 송곳 감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은행권을 휩쓴 대규모 횡령과 외환송금 등 부실한 내부통제 체계에 대한 집중 포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책임자인 주요 시중은행 최고경영자(CEO)들도 국정감사장에 직접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는 오는 10월 4일부터 10월 24일까지 국감을 진행한다. 국감은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조사를 행하는 것으로 매년 시행된다.
작년 정무위 국감은 여야의 대장동 사태 난타전으로 ‘물국감’에 그쳤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국감인 만큼 대상 기관들에 대한 국회의 기선제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은행권에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은행권 대출금리가 덩달아 뛰면서 ‘이자 장사’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 은행들만 실적 파티를 벌이는 상황을 꼬집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는 10월 6일(금융위원회)와 10월 11일(금융감독원) 국감에서 은행권 이슈가 집중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을 대상으로 은행권 대출금리나 예대금리차(예금금리-대출금리 차이)가 적정한 수준인지, 대책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은행원들이 직접 참석하는 건 아니지만, 전 국민이 보고 있는 국감장에서 은행에 대한 부정적 이슈가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감 이후 금융당국의 시정사항에 따라 제도·감독 체계도 변할 수 있다.
또 최근 법안으로도 발의되는 금리 구조 공개가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은행들의 이자 폭리를 저격하며 대출금리 산정 기준을 소비자에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요구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은행들이 가장 난감해하는 이슈 중 하나다.
은행권의 부실한 내부통제 체계 역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터져 나온 대규모 횡령 사태가 은행권 내부통제 논란에 불을 지핀 상황이다. 은행은 신뢰가 생명인 만큼 사고 배경과 문제점 등을 집중 파헤칠 것으로 보인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금융권 횡령액은 1192억3900만원인데, 은행권이 907억4010만원으로 76.1%를 차지했다. 횡령 규모는 우리은행이 716억571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국감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내부통제 의무 위반에 대해 준법감시인과 위험관리 책임자에게만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내부통제에 대한 금융기관의 이사회 및 경영진의 역할과 책임을 법령에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주요 시중은행에서 감지된 이상 외환송금 문제도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조사 진행 상황을 바탕으로 시중은행들의 책임 여부나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한 질의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인뱅) 역시 사정권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예대금리차와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등 금리 관련 이슈에 공통적으로 해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뱅은 범죄 예방을 위한 실명확인 강화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는 은행들이 가장 예민해하는 CEO 출석도 이뤄질 전망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수장들이 올해 국감장에 선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국감 출석이 이 의무지만, 민간회사 CEO 출석을 위해선 증인 신청 및 채택이 이뤄져야 한다. 통상 ‘기업 망신주기’ 비판에 채택이 불발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은행권 현안이 워낙 엄중한 만큼 여야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