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파이낸셜 등장에 고객 뺏길까 속타는 여전업계…플랫폼 앞세운 메기될까
쿠팡, 지난 5일 할부금융업 등록 완료
입점 업체 대상 사업자 대출 나설 듯
여전업계, 영역 확장 나설까 '긴장'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쿠팡이 여신전문금융업 등록 절차를 완료하고 할부금융업에 진출한다. 여전업계는 플랫폼을 내세운 빅테크의 진출에 긴장하는 모양새다.
11일 쿠팡에 따르면 쿠팡페이의 자회사인 쿠팡파이낸셜은 지난 5일 금융감독원에 여신전문금융업법상 할부금융업 등록을 완료했다. 법인 대표는 금감원 거시감독국장과 금융감독연구센터 국장을 지낸 신원 쿠팡 CPLB 부사장이다.
할부금융업을 영위하려면 200억원 이상의 자본금이 필요한데, 쿠팡파이낸셜은 자본금 400억원으로 이 기준을 충족했다. 신용카드업을 제외한 여전업은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카드사가 아닌 할부금융이나 신기술 사업자는 결격사유가 없으면 등록만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쿠팡은 지난 1월 'CFC준비법인'을 설립해 여전업 준비에 나섰다. 이후 CFC준비법인의 이름을 쿠팡파이낸셜로 변경하고 지난 7월 초 금감원에 여전업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다. 쿠팡파이낸셜은 사업목적으로 경영컨설팅업과 기타 투자업, 부동산임대업 등으로 등록했다.
업계에서는 쿠팡파이낸셜이 네이버파이낸셜과 유사한 방식의 영업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사 플랫폼에 입점한 개인사업자에게 사업 자금을 대출해 주는 방식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자사 쇼핑몰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온라인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스마트스토어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사와 제휴해 대출 중개를 하는 반면 쿠팡파이낸셜은 직접 대출을 취급할 수 있다.
이 같은 형태의 서비스는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유사하다. 아마존은 지난 2011년 아마존리더십을 통해 판매자들에게 중소기업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쿠팡은 플랫폼에 입점한 사업자들에게 재고관리와 배송, 고객서비스 등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받는 수수료로 이익을 냈다. 지난 2015년부터는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쿠팡페이를 운영해왔으며, 2020년에는 신용카드와 유사한 후불결제(BNPL) 서비스 '나중결제'도 선보이며 금융업 진출을 서서히 준비해왔다.
여기에 신원 대표 외에도 금감원 출신 1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이후 할부금융 서비스 확대 등 금융업권에서의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인터넷전문은행 등 금융업권에 진출한 빅테크사들은 최근 보험, 신용카드업 등 영역 확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여전업계에서는 쿠팡파이낸셜의 여전업 진출에 따른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엄청난 이용자 수를 보유한 플랫폼 쿠팡 기반으로 고객을 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쿠팡이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입점 업체라는 명확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제1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소상공인을 주 타깃으로 기존 금융사의 영역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쿠팡파이낸셜이 직접 대출을 취급한다면 고객 신용평가, 건전성 관리 등이 적절히 이뤄질 수 있을지가 위험요소가 될 수 있겠다"면서 "BNPL 서비스의 연체율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시장을 선점한 카카오나 네이버, 토스 등과의 경쟁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파이낸셜 관계자는 "향후 할부금융 등 이커머스 관련 핵심 금융서비스를 기반으로 향후 중·소상공인 등 이커머스 금융소비자들의 수요에 특화된 새롭고 혁신적인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