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NFT 거래 플랫폼 구축 등 사업 영토 확장... TV 시장에 부는 'NFT 아트' 바람 거세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전국 70개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네오(Neo) QLED 8K Big Picture in FOR:REST’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시회는 국내 미술계와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 아트계 유명 작가 작품을 8K 화질로 디지털화해 주목을 받은 지난 지난 4월 코엑스 열린 전시회의 연장선이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실험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한호, ‘Natural Being(존재)’을 탐구해 화업을 이어오고 있는 김근중, 평화와 사랑 메시지를 그림으로 승화한 요요진, 한국 산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그려내는 임채욱 등 국내 유명 작가 15명의 작품을 2022년형 ‘네오 QLED 8K’를 통해 더욱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이처럼 TV가전 업계에는 NFT 아트 바람이 불어 예술 작품을 TV에 그대로 구현하거나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예술 마케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사업에 속도를 내며 고화질 스마트 TV로 NFT 예술작품 감상을 제공하고 집에서 NFT 예술 콘텐츠를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 개발까지 힘을 쏟고 있다.
■ NFT 아트와 만난 TV, 집에서 즐기는 예술 작품
NTF 아트는 기존 디지털 아트에 블록체인의 고유한 인식값을 부여해 원본성과 희소성을 보장한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디지털 데이터는 복사가 쉬운 탓에 동일한 복제본을 무한정 생산할 수 있어 고유의 자산적 가치를 갖기 어려웠다. 이에 비해 인식값이 있는 NFT 아트는 원본과 소유자를 명확히 할 수 있다.
최근 NFT 아트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방식의 예술작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지난해 세계적 경매업체 크리스티가 주관한 NFT 경매에서 JPG파일로 구성된 비플의 ‘에브리데이즈’가 약 785억원에 낙찰돼 디지털 NFT로 팔린 작품 가운데 최고가격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거래로 NFT아트 가치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털 아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것이 바로 디스플레이다. 그러다 보니 대표 디스플레이 가전인 TV 업계에서도 NFT 아트를 활용한 협업과 마케팅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7년 맞춤형 제품 '더 프레임'을 출시한 이래 NFT 아트 관계자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데 주력했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적인 경매 기업 ‘소더비’의 NFT 경매에 공식 파트너사로 참여해 QLED 8K·4K,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The Frame)’을 공급했다. 컬러 볼륨 100%와 고화질, 명암비 등을 자랑하는 삼성 TV를 작품에 지원해 첨단 TV 기술력을 유럽 등 선진시장에 널리 알려는 전략인 셈이다.
또 삼성전자는 더 프레임을 통한 전 세계 유명 박물관과 미술관 예술작품을 4K 화질로 감상할 수 있는 작품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작품 구독 서비스는 2017년 더 프레임이 출시된 이후부터 유명 디지털 아트 갤러리이자 네트워크 사치 아트(Saatchi Art)와 함께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사치 아트가 제공하는 작품은 아트스토어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해 많은 예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전 세계 미술관, 박물관, 예술가들과의 협업해 자사 TV 사용자들이 예술작품을 즐기고 자신 공간을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꾸밀 수 있도록 돕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5월 뉴욕에서 열린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 뉴욕(Frieze New York)’에 참가해 LG 올레드 에보로 NFT 예술작품을 전시했다. NFT아트 창시자로 저명한 디지털 아티스트 케빈 맥코이(Kevin McCoy)와 손잡고 작가가 2014년 선보인 세계 최초 NFT 작품 퀀텀(Quantum)부터 올해 처음 공개하는 NFT 신작 퀀텀리프(Quantum Leap) 시리즈 등을 담아냈다.
LG전자는 프리즈 아트페어의 글로벌 파트너로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최되는 전시를 후원한다. 뉴욕을 포함해 오는 9월 서울, 10월 런던, 내년 2월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열리는 프리즈 아트페어에서도 올레드 TV와 예술 분야 협업이 예정돼 있다.
■ "NFT아트 협업, TV 제품 콘텐츠 확장”
TV 업계는 작품을 전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NFT 거래 플랫폼 구축과 자체 NFT 발행까지 사업 영토를 넓히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세계 최초로 NFT를 사고파는 플랫폼을 탑재한 스마트TV를 공개했다.
이 NFT 플랫폼은 삼성 스마트TV의 스마트 허브 앱에 접속해 사용자들이 TV 화면에 NFT 예술작품을 불러오고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NFT 예술작품을 플랫폼에 올려 판매할 수도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대표적인 NFT아트 거래 플랫폼 ‘니프티게이트웨이(Nifty Gateway)’와 협력해 NFT 거래 플랫폼을 공동으로 만들고 있다. 이 플랫폼은 2022년 QLED 모델과 네오 QLED TV 제품군에 공급된다. 이에 따라 리모컨만 있으면 6000여점의 아티스트 니프티게이트웨이 NFT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LG전자는 지난 2월 미국 디지털아트 플랫폼 기업 ‘블랙도브(Blackdove)’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벽에 광고·안내 게시판 형태로 걸리는 대형 디스플레이 ‘LED 사이니지’에 NFT 디지털아트 플랫폼을 탑재하기로 했다.
블랙도브는 전세계 50여개 국가에 고화질 디지털아트 감상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400명이 넘는 유명 작가 작품을 품고 있다. LG전자는 이들 NFT 디지털 예술작품을 담은 대형 LED(발광다이오드) 사이니지(전자 게시판)를 기업 로비나 갤러리 등에 공급하고 블랙도브 모바일 앱에서 유료 구독하거나 구매한 디지털아트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업계는 NFT 아트 마케팅은 제품 매출을 올리는 개념이 아닌 고객들에게 자사 제품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TV와 관련해 NFT 아트를 포함해 게이밍, 피트니스 등 다양한 키워드가 있다"며 "이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하드웨어적인 시청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느냐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TV 업계의 NFT 아트계와 협업은 TV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확장하는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NFT 아트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에게는 단순히 TV에 작품을 투영하는 정도의 의미가 아니라 내 작품이 디스플레이를 통해 어떻게 보여지느냐가 중요하다”며 “이에 따라 아티스트는 내 작품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TV를 선택하게 되고 이는 곧 기업에겐 자사 제품 기술력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