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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의 공군(空軍) 이야기 (73)

합참 방공과장 ⑥ 방공포병 장성 진급은 할당 안되고 피렌체 ‘Nimble Titan’ 회의만 또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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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칼럼니스트
입력 : 2022.07.08 06:05 ㅣ 수정 : 2022.08.07 00:45

장군 진급 위해서는 1년을 더 기다려야 해...'위로주' 마다하고 집에 가서 아내와 휴식 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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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종 예비역 공군 준장

[뉴스투데이=최환종 칼럼니스트] 필자는 이렇게 얘기했다. “한국 합참에서 방공작전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최대령입니다. 이렇게 훌륭한 회의에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인은 한미연합사에서 방공처 한국측 처장 임무를 수행한 이래 탄도탄 방어작전에 대하여 많은 연구를 하였고...(중략).

 

본인으로서는 이번 ‘Nimble Titan’ 회의에서 탄도탄 방어 작전 전반에 걸친 심도 깊은 토의와 새로운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중략).

 

탄도탄 방어작전은 작전의 범위나 소요 예산 등을 고려했을 때 어느 한 국가가 주도해서 하는 것 보다는 공동의 목적을 가진 세계 각국이 협력하여 기술적인 발전이나 정보 교류 등의 협력을 통하여 실행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원론적으로 얘기하자 회의 진행을 맡은 미군 대령이 혼자말로 이렇게 얘기한다. “그건 내가 말할 내용인데...". 아무튼 이렇게 해서 회의는 잘 마무리 되었고,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는 위스키 한잔 마시고 마음 편하게 푹 잤다.

 

다시 사무실에 출근했고, 시차적응을 할 시간도 없이 현안업무에 집중하였고 피로는 빠르게 쌓여갔다. 무더위가 심해지면서 각 과장들은 2~3일씩 여름휴가를 갔다. 필자는 현안업무 때문에 여름휴가를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과원들이 강요(?)하다시피 해서 휴가를 갈 수 있었다. 아내와 함께 속초 부근의 군 휴양소로 갔고, 얼마나 피로가 쌓여 있었는지 휴양소 내에서 먹고 자고, 다시 먹고 자고, 이렇게 3일간의 휴가를 보내며 에너지를 충전했다.

 

8월 초가 되면서 사무실은 현안업무 이외에도 ‘을지연습’ 준비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합참에서의 을지연습은 방공작전과 장교들이 필자의 지침을 충분히 이해함은 물론 각자 경험들이 풍부했으므로 큰 어려움 없이 준비 및 연습을 실시할 수 있었다.

 

가을이 되면서 장교들의 진급심사 시기가 돌아왔고, 당시 방공작전과 장교들은 대령 진급 대상자들이 없었다. 모두들 1~2년 후에나 대령 진급 대상자들이었기에 필자로서는 비교적 마음 편히(?) 지낼 수 있었다.

 

대령 진급심사 시기가 지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이번에는 필자가 초초해지기 시작했다. 1년 전에는 그렇다 치고, 이번 해에 장군 진급심사 대상이 되는데 진급심사 시기가 다가오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심사가 시작되었고 전해지는 ‘느낌’은 좋았다. 그러나 막판에 변수가 생겼다. 공군본부에서는 이 해에 방공포병 장군 공석을 할당하지 않은 것이다. 답답했다. 장군 진급에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니...

 

장군 진급자 발표가 있던 날, 방공작전과 장교들은 필자에게 퇴근하고 소주 한잔(위로주) 하자고 말했지만 필자는 선약이 있다고 하고는 집으로 퇴근했다. 그날은 집에서 아내와 조용히 쉬고 싶었다. 과원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연말이 되면서 그 해 업무는 대부분 마무리가 되고 있었고,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과장들은 차기 보직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12월 초순의  어느 날, 국방부 00과에서 연락이 왔다. 내용인 즉, 조만간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열리는 ‘Nimble Titan’ 회의에 필자가 다시 한번 참석해야겠다는 것이다.

 

이번부터는 ‘정식 참가자’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하게 되었고, 추가 참석자는 TMD에 대해서 잘 아는 장교를 필자가 1~2명 선택하라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지난 여름에 있었던 ‘Nimble Titan’ 회의에서 ‘개념’ 파악 때문에 많은 고생을 했었기 때문에 출장 제의가 썩 달갑지는 않았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에 작전부장이 필자를 부르더니 이렇게 얘기한다. “합참에서의 마지막 임무가 될 것 같네. 자네가 TMD 분야 전문가이고 ‘Nimble Titan’ 참석 경험자이니 이번에도 (이탈리아 피렌체에) 가서 임무 수행을 해주기 바라네.”

 

이렇게 해서 합참에서의 세 번째 해외출장 임무가 부여되었다. ‘Nimble Titan’ 은 지난번 회의때 대략적인 개념을 파악했으므로 이번에는 비교적 여유있게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전에 배부된 개략적인 회의 내용(발표 계획 등등)을 보고는 이번에도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추가 참석자로는 방포사 소속의 방공포병 소령 1명을 선발해서 같이 가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현안업무에 집중하다 보니 이탈리아 피렌체에 대해서 사전에 공부할 시간이 없었고, 출장 가는 비행기 안에서 피렌체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속성으로 공부했다.

 

지난 여름의 하와이 출장에 비교해서 이번 이탈리아 출장에서는 작은 변화를 주었는데, 그것은 회의 기간중에 머무르는 호텔을 주최측(이탈리아 공군)에서 추천하는 호텔에서 머물기로 한 것이다. 지난 여름의 하와이 출장시에도 주최 측(미군)이 추천하는 호텔이 있었기는 했다. 그 호텔에서 세미나도 같이 진행이 되었는데, 당시 그 호텔의 숙박비가 만만치 않아서 한국군 일행은 와이키키 해변에서 떨어진 시내 쪽의 다소 저렴한 호텔에서 지냈다.

 

호놀룰루는 필자가 대략 지리를 알기에 숙소가 회의장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피렌체는 낯선 곳이기에 주최측에서 추천하는 호텔을 벗어나서 지내기가 부담이 되었다. 호텔비는 출장비 범위를 다소 초과했으나 각자 자비를 추가 부담하여 그 호텔에서 지내기로 하고 예약을 했다.

 

피렌체까지 가는 경로는 멀고도 지루했다. 인천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독일 프랑크푸르크 공항에 도착했고 여기서 4~5시간을 기다렸다가 피렌체로 가는 항공기로 갈아탔다. 피렌체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진 후였고, 버스 정류장을 찾아가서 버스를 타고 호텔까지 갔다.

 

호텔에 들어가서 체크인을 하고 배정받은 방으로 가기 위하여 엘리베이터로 가는데 엘리베이터 앞에 동양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몇 명 서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지난 여름에 만났던 일본 자위대 장교들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반갑게 인사를 하고는 그동안 잘 지냈는지 안부를 물었다.

 

각자 배정받은 방으로 가서 짐을 풀고는 침대에 잠시 누워서 방 내부를 돌아보는데 왠지 이상하다. 호텔을 예약할 때 확인한 자료에는 이 호텔이 과거에는 왕궁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현대에 와서 고급호텔로 개조했다고 되어 있어서 유서 깊은 건물이라고만 생각했다(호텔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니 나무로 된 대들보 같은 구조물이 노출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여기가 고급호텔이 맞나? (다음에 계속)

   


◀ 최환종 프로필 ▶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 여단장, 前 순천대학교 우주항공공학부 초빙교수,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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