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지난 4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애플 ‘아이폰 13’이라는 시장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애플은 상위 10위 가운데 1위 뿐만 아니라 2·3·4위, 7위까지 차지했다. 애플 경쟁사 삼성전자의 갤럭시는 5·6위와 8·9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애플은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5개 모델 가운데 1·2·3·4위를 차지한 4개가 프리미엄(플래그십) 모델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5위에 이름을 올린 갤럭시 S22 울트라 5G 모델만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전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의 텃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도매 평균 판매가격 400달러(약 52만원) 이상) 시장점유율(M/S)은 애플이 60%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뒤를 이은 삼성전자는 17%에 그쳤다. 두 업체간 격차는 무려 43% 포인트에 이른다.
노트 시리즈 장점을 결합한 ‘갤럭시 S22 울트라’가 출시됐지만 올해 1분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M/S는 애플이 62%로 1위를, 삼성전자가 16%로 2위를 차지했다. 사실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M/S)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중저가폰이 세계 무대에서 강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뭐든 많이 팔리면 좋은 거 아닌가?’
그렇지 않다. 플래그십은 자사 상품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주력 상품으로 해당 사업에 대한 기업 발전 방향성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플래그십 상품은 곧 브랜드 이미지로 이어진다. 중저가 스마트폰 10대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1대를 파는 것이 기업 이미지 홍보에 더 효과적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전쟁·환경 등 외부 요인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직면해 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스마트폰 시장에 ‘한파’가 몰아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성장이 더욱 중요하다. 인플레이션 추세에서 중저가 스마트폰보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가격 전가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가격 전가력은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한 후 수요 축소나 매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적은 정도다. 일반적으로 가격 전가력은 높을수록 타격을 덜 받는다. 더 쉽게 설명하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많이 팔아야 많이 남는다는 얘기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삼성과 애플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격차는 4% 포인트에 불과하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지금처럼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지 못한다면 순위가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동력은 폴더블폰이다. 폴더블폰 시장 규모는 연간 100% 이상 커지고 있다. 그러나 폴더블폰은 프리미엄 부문 전체 판매량의 3% 수준에 그쳐 시장 자체가 작은 상황이다. 이 시장 개척자 삼성전자는 판을 키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절대 경쟁자 애플과 차별화해야 업계 1위 타이틀을 뺏기지 않을 수 있다.
올해 하반기 애플 ‘아이폰14’ 시리즈와 맞붙게 될 삼성전자 새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4·플립4’이 삼성전자에게 재도약의 기회가 주는 효자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