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반등 오간 코인 시장, 전망은 ‘암울’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지난주 비트코인 가격 폭락 사태로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2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 이후 일부 반등세를 보였지만 금리 인상 등 가상화폐 불황 요인이 여전한 만큼 쉽게 시장이 살아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18일 1만7000달러 선까지 무너지며 202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2만 달러 선 아래로 가격이 폭락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700만원대에서 2200만원대로 30% 넘게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정점을 기록한 6만7000만달러(약 8900만원대)에 비해서는 74.4% 폭락한 수치다.
지난주 이더리움도 1000달러선을 가까스로 유지,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주 말 기준 올해 들어서 비트코인의 가치는 50% 이상, 이더리움은 7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말을 지나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각각 2만 달러대와 1100달러대를 돌파, 반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추가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에 이르렀다 보긴 힘들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반등세는 폭락한 가격에 매수해 수익률을 높이려는 ‘바이더딥’(Buy the dip) 효과로 보고 있다. 전날 비트코인의 경우 주요한 지지선인 2만 달러 수준에서 매수와 매도가 오갔을 뿐 추가 상승세를 보이진 않았다.
아직 시장은 지난주 급락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분위기다. 지난주 비트코인 폭락 사태로 다수 전문가들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았다.
가상화폐 불황 요인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만큼 다시 활황세로 돌아서기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가상화폐 시장은 루나-테라의 동반 폭락 사태와 이에 따른 가상화폐 투자 펀드인 쓰리애로우캐피탈(3AC)의 파산 위기, 미국계 코인 은행인 셀시우스·바벨파이낸스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인출 중단 조치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침체기를 맞고 있다.
무엇보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변동성이 확대된 데는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큰 영향을 줬다.
비트코인 가치가 상승세를 이어갔던 것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세계 각국이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해 시장에 엄청난 유동성이 풀린 영향이 크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미 연준)이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0.7%포인트 인상하는 등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나서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8일(현지시각) “가상화폐 시장은 과시욕과 열정, 낙관론에 기초해 구축됐으나 손실이 늘어나며 기반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세계 경제를 덮치면서 가상화폐는 가장 먼저 팔려나가는 자산이 됐다”고 보도했다.
결국 이 같은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경우 가상자산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가상화폐 급락세로 장기 보유자들까지 시장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추가 악재까지 더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시장조사 업체인 글래스노드 데이터를 인용해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의 가상화폐 수익률 지표 ‘SOPR(Spent Output Profit Ratio)’ 최근 1년간 최저 수준인 0.6대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SOPR은 특정 시점에서 팔린 코인의 가격과 그 코인을 샀을 때 가격의 평균 비율로 1보다 작으면 샀을 때보다 낮은 가격에 손실을 보고 팔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 수치가 하락한 것은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들까지 손실을 보고 팔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장기 보유자들까지 가상화폐를 팔고 나가기 시작하면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상화폐 시장에 또 다른 우려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