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6.07 16:55 ㅣ 수정 : 2022.06.07 16:55
반년 만에 해외 출장…삼성전자에 변화 바람 기대 네덜란드 ASML 본사서 장비 수급난 직접 점검 예상 반도체 등 대형 M&A 가시화 여부에도 이목 집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출장을 위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중동을 방문한 이후 6개월 만에 해외 출장길에 오르게 됐다.
구체적인 출장 일정과 인수합병(M&A) 계획, 취업제한 규정 위반 논란 등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이 부회장은 특별한 대답 없이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짧은 인사말로 대신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반도체 장비·전기차용 배터리·5세대(5G) 이동통신 등에 특화된 전략적 파트너들과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업체 ‘ASML’ 본사를 방문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급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적이지만 연간 생산 물량에 제한이 있는 EUV 노광장비를 선점하기 위해 세계적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 대만 ‘TSMC’와 2위 삼성전자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세계적 기업 ASML을 방문하는 행보는 시스템반도체 사업 강화를 위해 EUV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는 네덜란드외에 독일과 프랑스도 방문한다. 이를 두고 미국 이동통신 업체 '버라이즌', '디시 네트워크' 등 북미 지역 주요 이동통신사로부터 대규모 5G 통신장비 수주 이끌어온 이 부회장이 유럽 지역에서도 현지 이동통신사와 협력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밖에 삼성전자가 그동안 예고한 대형 기업 인수합병(M&A)도 이번 이 부회장 유럽 출장을 계기로 구체화 될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에는 그동안 삼성의 유력 M&A 대상 후보로 거론돼 온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 독일에는 인수 후보로 언급되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이 자리잡고 있다.
한편 이날은 공교롭게도 이 부회장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이 29년 전인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출장 중 ‘신(新)경영’을 선언한 날이다.
당시 이 회장은 회사 임원과 해외주재원 등 200여명을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로 불러 모아 “삼성은 이제 양 위주의 의식, 체질, 제도, 관행에서 벗어나고 질 위주로 철저히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