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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파세코 '텃밭'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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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5.21 05:00 ㅣ 수정 : 2022.05.22 23:57

가전 중소기업 파세코 2019년 기존에 없던 창문형 에어컨 내놔 큰 인기
코로나19 따른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으로 '방방컨' 문화 뿌리 내려
국내 창문형 에어컨 판매량 2019년 4만대에서 2020년 14만대로 '껑충'
파세코 시장점유율 70%...삼성·LG전자 맹공에 향후 시장 '혈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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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픽사베이]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파세코 긴장해'

 

올해 역대급 무더위가 전망되는 가운데 에어컨 판매 시즌이 돌아왔다. 이제는 필수 가전으로 자리매김한 에어컨의 기능과 디자인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창문형 에어컨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가족과 함께 생활하더라도 각자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고 가격이 저렴하며 별도 실외기 설치가 필요 없어 각방마다 설치해도 부담이 없는 창문형(창호형) 에어컨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 가전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올해 창문형 에어컨을 시장에 발 빠르게 선보였다. 그런데 창문형 에어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주인공은 따로 있다.

 

가전 중소기업 ‘파세코’다. 파세코는 2019년 기존 시장에선 볼 수 없었던 창문형 에어컨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에 따라 국내 창문형 에어컨 시장은 파세코 텃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 인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뒤늦게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과연 두 회사는 어떤 제품으로 파세코의 파죽지세를 꺾고 가전업계 대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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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부터) 삼성전자 2022년형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 핏’, LG전자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 [사진 = 삼성전자, LG전자]

 

■ 삼성전자 ‘다양성’·LG전자 ‘디자인’ 전략

 

삼성전자는 주거 환경에 따라 프레임을 선택할 수 있는 ‘다양성’ 전략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지난 16일 출시된 삼성전자 2022년형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 핏’은 실외기와 에어컨이 일체형이다. 이에 따라 이동이나 설치가 편리하고 에어컨을 이용하지 않는 계절에는 간단하게 분리해 보관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창문 일체형 설치 프레임을 탑재해 설치에 따른 번거로움을 덜 수 있고 공간 활용이 매우 뛰어나다. 

 

특히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소비자가 설치 환경에 따라 전용 프레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전용 설치 프레임은 △창턱에 거는 형태로 실내 쪽 창문을 닫을 수 있는 ‘창턱 거치형’ △창문 레일에 매립해 슬림한 외관을 보여주는 ‘창문 매립형’ 등 2가지다. 

 

이 밖에 ‘스마트싱스(SmartThings)’ 앱을 통한 전원 관리, ‘웰컴 쿨링 & 어웨이 케어(에너지 절약 알림)’  기능도 갖췄다.

 

이에 질세라 LG전자는 가정의 창호에 딱 맞아 앞이 튀어나오지 않은 깔끔한 디자인으로 승부한다. 

 

지난 17일 출시된 LG전자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는 공기 흡입구를 전면에 설치해 제품을 이중창 바깥쪽에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에어컨 돌출을 최소한으로 줄여 블라인드나 커튼도 사용할 수 있다. 

 

제품 상단에 노출되는 설치키트와 창틀 사이 틈을 가려 더욱 깔끔한 설치가 가능한 마감키트도 옵션으로 추가했다. 

 

냉방이라는 에어컨 본연의 기능도 강화했다. 이에 따라 냉매를 압축하는 실린더가 2개인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를 적용해 냉방 성능이 우수하다. 

 

LG전자는 “차원이 다른 디자인, 앞선 냉방 성능, 스마트한 편리함을 갖춰 기존 창호형 에어컨과는 확연히 다른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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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세코에서 출시한 창문형 에어컨 듀얼인버터 메탈블루 PWA-3300WM [사진 = 파세코 홈페이지]

 

■ ‘창문형 에어컨=파세코’ 공식 깨질 까

 

국내 창문형 에어컨 열풍의 주역은 파세코다. 

 

파세코는 2019년 에어컨 시장에서 주종을 이뤘던 벽걸이형, 스탠드형 에어컨에서 눈을 돌려 창문형 에어컨에 주목했다. 대기업 제품이 절대적으로 인기가 높은 에어컨 시장에서 파세코가 띄운 승부수는 적중했다.

 

에어컨을 설치하기 위해 두꺼운 벽에 구멍을 뚫어야 하고 별도 실외기를 설치해야 하는 기존 에어컨의 단점을 보완한 창문형 에어컨은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사실 창문형 에어컨은 일찍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보였던 제품이다. 삼성도 1974년 처음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했지만 2006년에 국내 시장을 시작으로 점차 철수했다. LG전자는 금성사 창문형 룸 에어컨을 시장에 내놨지만 2012년 판매를 중단했다. 

 

당시만 해도 창문형 에어컨은 시장성이 없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인 가구의 증가와 집에서도 개인 공간의 중요성이 커진 지금에는 작고 설치가 간편한 창문형 에어컨은 환영을 받기에 충분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 원격 수업 등이 일반화되면서 이른바 ‘방방컨(방마다 에어컨)’에 대한 욕구 증가는 창문형 에어컨 인기를 끌어 올렸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창문형 에어컨 판매량은 2019년 3만8000대에서 2020년 14만3000대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또 온라인 유통업체 G마켓이 지난해 6월 26일부터 한 달간 창문형 에어컨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197%까지 치솟은 것으로 확인됐다. 

 

파세코는 당시 여름 10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3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대기업이 손을 뗐던 틈새시장 공약에 성공한 파세코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70%에 이른다.  파세코는 국내 시장에 그치지 않고 베트남, 싱가포르, 칠레, 대만 등에도 사업 영토를 넓히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 인기에 국내 양대 전자제품 기업도 시장에 빠르게 재진입했고 삼성전자는 지난해, LG전자는 올해 각각 ‘윈도우 핏’,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그간 일반적인 시장 공식대로라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2위를 다투고 중견·중소기업 제품이 뒤를 잇기 마련이지만 창문형 에어컨은 다른 흐름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역으로 파세코를 따라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승기는 파세코 쪽으로 기울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파세코가 이미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대기업일지라도 손바닥 뒤집듯 전세를 뒤집긴 쉽지 않다.

 

시장 점유율로 유추해 보더라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이래 윈도우 핏 출시가 2년 차이지만 파세코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서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기업 이미지에서 파생되는 제품 신뢰도,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기술 격차,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후관리(AS) 인프라 등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출발은 늦었지만 판세를 뒤흔들만한 가능성도 충분하다.

 

국내 주요 가전 기업들이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 본격 뛰어든 가운데 뺏기느냐, 지키느냐 ‘창과 방패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게 될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까. 올여름 뜨거운 무더위만큼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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