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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규제에 묶인 '황금알 낳는 거위' P2E, 해외에서는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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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연 기자
입력 : 2022.05.04 05:00 ㅣ 수정 : 2022.05.06 08:37

컴투스·네오위즈·넷마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통해 P2E 출시
게임서 획득한 재화로 가상자산 획득…국내선 규제 가로막혀
업계 “P2E 시장 진입하기 위해 국내 게임법 규제 개혁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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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회사가 'P2E(돈 버는) 게임'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국내 게임산업법상 규제에 가로막혔다. 사진은 넷마블이 제작한 P2E 게임 '골든브로스'.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진 ‘P2E(돈 버는·Play to Earn)' 게임이 국내 규제에 묶여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P2E’ 게임이 게임업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P2E 게임은 미션을 수행하며 획득한 재화를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가상자산으로 바꿀 수 있다. 이에 따라 컴투스, 네오위즈, 넷마블 등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해 P2E 게임을 선보였다.

 

그러나 국내 게임법규는 게임을 통해 얻은 유·무형 재화를 환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P2E 게임 출시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국내 게임회사들은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P2E 게임을 출시해 살길을 찾는 모습이다. 

 

■ 컴투스·네오위즈·넷마블, 한국 제외 글로벌 시장에 P2E 출시

 

국내 게임회사가 출시한 대표적인 P2E 게임은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이다. 지난해 8월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미르4 글로벌은 P2E 콘텐츠가 적용된 첫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대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게임은 재화를 채집해 비증권형 코인으로 바꾼 뒤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코인인 '위믹스'로 교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동시접속자가 13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질세라 컴투스, 네오위즈, 넷마블 등 국내 굴지 게임업체들도 P2E 게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컴투스그룹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C2X’를 주도하고 있다. C2X는 지난 2월 초 탈중앙화 오픈 플랫폼을 지향하며 본격 출범했다. 이를 통해 C2X 토큰을 발행하고 글로벌 거래소 'FTX'와 '후오비'에 상장했다.

 

C2X 생태계에 합류한 첫 번째 게임은 컴투스의 실시간 전략게임 '서머너즈워: 백년전쟁'(이하 백년전쟁)이다. 이에 따라 한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국가에서 유저들이 앱마켓에서 전자 지갑 ‘C2X 스테이션’을 다운받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컴투스 그룹 관계자는 "백년전쟁을 시작으로 올해 ‘서머너즈워: 크로니클’ ‘월드오브제노니아’ 등 10 종류가 넘는 블록체인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네오위즈는 최근 양대 마켓인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첫 P2E 게임 '크립토 골프 임팩트'를 정식 출시했다. 이 게임은 클레이튼 메인넷(독립된 블록체인 네트워크)을 기반으로 개발된 블록체인 플랫폼 '네오핀'을 통해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156개국에서 서비스된다.

 

크립토 골프 임팩트는 네오위즈의 스포츠 모바일 게임 '골프 임팩트'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게임이다. 유저는 게임에서 '크립토 패스'를 구매한 뒤 하루 미션을 달성해 그에 대한 보상으로 재화를 획득할 수 있다. 이후 재화→비증권형 토큰→암호화폐 '네오핀 토큰' 순으로 교환 가능하다.

 

넷마블은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MBX'와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별도로 구축한 블록체인 생태계 '큐브'를 바탕으로 P2E 게임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넷마블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마브렉스'가 자체 암호화폐 지갑 'MBX 월렛'에 탈중앙화거래소(DEX) 기능을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넷마블은 이를 통해 기존 'A3: 스틸얼라이브'에 P2E 요소를 추가해 한국,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넷마블에프앤씨가 개발한 P2E 게임 '골든브로스'도 지난달 말 필리핀 시장에서 4주간 ‘얼리 액세스'(Early access·미리 해보기) 서비스에 돌입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블록체인 관련 자회사 보라네트워크를 통해 메타보라의 ‘버디샷’,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월드’, 라이징윙스의 ‘컴피츠’ 등 10여개 게임 출시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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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가 지난해 8월 출시한 '미르4 글로벌'은 동시 최고 접속자 130만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진=위메이드)

 

■ 게임산업법에 가로막힌 P2E…업계 "법 개정 시급"

 

이처럼 한국 게임회사들이 P2E 게임 시장 선봉에 섰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규제의 늪에 빠진 상태다.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제32조 1항 7조는 게임을 통해 얻은 유·무형 재화를 환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국내 게임사가 출시한 P2E 게임이 MMORPG, 전략 시뮬레이션 등으로 다양해졌다"며 "하드코어 장르가 게임 흥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P2E시스템이 다양한 장르에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또한 “P2E 게임이 국내에 도입되려면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허가해주지 않는 근거로 내세운 게임산업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입법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가 지난달 28일 개최한 정기세미나에서도 국내 P2E 게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게임산업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정해상 단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P2E 게임 서비스를 게임산업법 영역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복합적인 새로운 유형의 온라인 산업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이승민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생긴 환금성 금지 조항이 PC와 모바일 게임까지 모두 규제하는 것은 문제”라며 “사행성 규제는 게임산업법에서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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