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민 KT SAT 대표 “우주 사업, 비전·혁신 있어야”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몸집을 키워가고 있는 우주 사업에 나서기 위해서는 ‘비전(Vison)’과 ‘혁신(innovation)’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앞으로는 우주 사업을 위한 각국의 협업 사례도 늘어날 것이며 이를 통해 얻게 될 신기술이 우리 일상 생활에 적용될 가능성 역시 클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경우 우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사체·위성 성공률 제고가 과제로 꼽힌다.
송경민 KT SAT 대표는 28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호텔에서 ‘뉴 스페이스 시대, 우주 산업의 미래와 기회’를 주제로 열린 ‘한국생산성본부(KPC) CEO 북클럽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KPC CEO 북클럽은 기업 CEO·임원, 공공기관·단체 기관장·임원,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간 교육 프로그램이다. 부문별 저자, 전문가의 직강 및 CEO 사례 특강 등을 통해 디지털 혁신 역량 및 인문학 함양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송 대표는 서울대 공과대학 산업공학과,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KT에서 30년 간 미국 법인장, 성수지사장, 그룹경영단장, CEO 비서실장 등을 역임하고 지난 2020년 2월 KT SAT 대표이사에 올랐다. KT SAT은 KT의 위성 전문 자회사다.
대외적으로는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KASP) 회장으로 우주산업계 주요 기업들을 대변하고 있고, 지난해 7월 위성통신포럼 대표의장으로 선임돼 6G(6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대비한 위성통신 기술 고도화 및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송 대표는 우주 산업에 대해 ‘위성 산업’과 ‘기타 우주 산업’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위성 산업에는 △위성 제조 △발사체 분야 △위성 서비스 △지상 장비가 해당한다. 기타 우주산업은 정부 우주 사업과 민간 우주 사업이 있다.
현재 글로벌 우주 산업은 약 439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지상 장비(35.6%)와 위성 활용 서비스(33.6%)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국내 우주 산업의 경우 약 3조5000억원 규모로 위성 활용 서비스(59.7%)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송 대표는 “우주 산업에 있어 우리는 아직 추격자 입장이기 때문에 발사체나 위성체 제작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내 우주 산업이 커지면 아마 글로벌 우주 산업과 같은 구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는 우주 사업을 국가(정부)가 많이 했지만, 이제는 민간도 우주 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오직 국가만이 우주 사업을 할 수 있었는데, 드디어 엄청난 돈을 가진 사람, 이른바 ‘슈퍼 리치(Super Rich)’가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우주 사업을 하기 위한 조건에 대해 재력 뿐 아니라 ‘비전’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례로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CEO는 화성에 인류를 보낸다는 목표를 젊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다. 미국 유통업체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는 우주 정거장과 같은 정착지를 만들고, 지구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우주 사업을 추진하면서 혁신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간 일회용으로 여겨졌던 로켓 발사체 재활용이 대표적이다. 발사체 재활용 기술 개발로 관련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또 송 대표는 우주 산업을 말할 때 ‘경쟁’을 빼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주가 이렇게 큰 사업화가 된 것은 미국과 소련의 경쟁 때문”이라며 “과거에는 (미국이) 소련과 경쟁을 했었는데 지금은 중국과 경쟁을 하게 된다. 중국은 우주에 대해서 굉장히 오랫동안 투자를 해왔고 관심을 기울인 나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통적인 우주 강자인 러시아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일본도 달 탐사 기지 선설 계획을 세웠다. 인도 역시 역시 우주 강국으로 꼽힌다”며 “많은 국가들이 우주에 대해서 큰 열망을 가지고 여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주 산업 발전에 대해서 ‘슈퍼리치의 자아 실현이다’와 ‘이제 본격적으로 우주 대항해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함께 나온다”며 “우주는 굉장히 위험한 곳이다. 여러 기술 발전으로 우주 대항해 시대가 열린다면 많은 부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대표는 우주 산업 ‘기회’에 대해선 국가 간 협업 증가와 신기술 확보 등을 꼽았다. 관련 예산 증가로 기업들의 사업성이 확대될 수도 있고, 우주 산업에서 얻는 신기술이 우리 일상 생활에 적용될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송 대표는 “과거와 달리 미국 혼자 하는 것보다는, 여러 국가들이 함께 리스크나 투자비를 공유하자는 인식이 나오고 있다”며 “아직 동맹국 위주로 돼 있기는 하지만, 여러 국가 간에 협력하는 모델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방위산업체 위주로 우주 산업을 많이 수행하고 있다”며 “사업체들이 실질적으로 로켓을 만들거나 위성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우주 전문 인력을 양성하거나, 여러 연구를 통해서 얻은 성과를 산업체와 공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베넷핏(혜택)은 신기술이다. 신발 깔창과 정수 필터, 컴퓨터 마우스 등은 우주를 개척하고 이겨내기 위해 인류가 만들어낸 기술에서 온 것”이라며 “우리가 우주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기술들을 많이 습득할 수 있고, 결국 일반인들에게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우주 사업을 계속 하면 혁신도 얻게 될 것”이라며 “ 우리가 어려운 환경에서 일할 때 혁신·신기술도 나오고 그런 부분들이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우주 산업에서 한국이 가져야 될 글로벌 경쟁력 및 집중 분야에 대해 송 대표는 “일단 발사체 쪽에서 많은 성공을 쌓아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만약 위성을 만든다고 하면 위성 발사 성공률을 높이는 데 주력을 해야 될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이 된다면 우주 서비스 부분들도 많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