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新모빌리티와 블록체인 품어 '게임체인저' 노린다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SK네트웍스가 새로운 모빌리티(이동수산) 서비스 사업과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해 사업영토 확장에 속도를 낸다. 기존 종합상사에서 렌털 종합회사로 탈바꿈한 SK네트웍스는 1조4000억원에 이르는 현금을 무기로 신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SK네트웍스의 이러한 '공격경영' 배후에는 오너가(家) 3세인 최성환(41·사진) 사업총괄이 자리잡고 있다. 최 사업총괄은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회장(할아버지)과 아버지 최신원 회장에 이어 SK네트웍스 경영무대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말 사내이사로 선임된 최 사업총괄은 올해 그의 경영능력을 평가 받는 중대 시점에 놓여있다.
최 사업총괄은 SKC 전략기획실, SK(주) 사업지원담당, SK네트웍스 전략기획실장을 거치며 다방면에서 역량을 쌓아왔다. 올해 3월 기준 최 사업총괄의 SK네트웍스 지분은 1.82%로 1대 주주인 SK(주)의 39.14%보다 다소 낮다. 이에 따라 그는 낮은 지분율을 상회할만한 신규사업에서 성과를 내놔야 기업 안팎으로 부터 3세 경영인의 위상을 인정받을 수 있다.
특히 SK네트웍스는 올해 초 사업형 투자회사로 변신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최 사업총괄이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과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업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주유소 빈자리는 전기차 충전소가 채운다
SK네트웍스는 2020년 전국 500여개 직영 주유소를 정유업체 현대오일뱅크에 약 1조3000억원에 매각했다. SK그룹 계열사 SK에너지가 이미 정유사업을 하고 있어 그룹 내 중복사업 등을 최소화하고 직영 주유소 매각에 따른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SK네트웍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3729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SK네트웍스는 넉넉한 자금을 무기로 최근 차세대 캐시카우(Cash cow:주요 수익원) 확보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네트웍스는 지난 1월 전기차 충전소 운영업체 '에버온'에 1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는 기존 SK네트웍스가 운영하고 있던 카 라이프(모빌리티 서비스) 사업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에버온은 전기차 완속 충전기 운영 업체로 현재 전국에 1만여 개 공용 충전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SK네트웍스의 투자 자금은 에버온의 충전 인프라 사업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를 통해 에버온은 오는 2023년까지 충전 인프라를 2만5000대 까지 늘려 업계 1위를 차지할 계획이다.
이 같은 지분투자로 SK네트웍스는 국내 전기차 충전시설 확충을 본격화하고 탄소배출량을 줄여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향후 카 라이프 사업 부문의 SK렌터카, 스피드메이트, 타이어픽 등과 시너지 효과도 모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SK네트웍스는 전기차 충전소 전문업체에 대한 투자로 기존 사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 '미지의 영역' 블록체인 사업에서 역량 발휘하나
SK네트웍스는 지난 2월 블록체인 전문 투자업체 ‘해시드’에 260억원을 투자해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또한 SK네트웍스는 같은 달 블록체인 및 대체불가능토큰(NFT) 솔루션 기업 ‘블록오디세이’에 108억원을 투자해 기업 지분 10%를 확보했다.
해시드는 국내 대표적인 블록체인 전문 투자기업으로 카카오 ‘클레이튼’, 라인 ‘링크’, 테라 등 혁신적인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해왔다. 즉 시장 형성 초기단계에 투자에 적극 나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네트웍스는 이 기업에 투자해 블록체인 생태계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회사 산하의 SK렌터카, SK매직 등 기존 사업 모델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라며 "향후 유망 글로벌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투자할 기회도 찾아보겠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앞으로 SK그룹 계열사의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는 데 해시드와 협력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도 크다.
블록오디세이는 블록체인 기반 물류 솔루션 및 NFT 발행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복제 불가 보안 QR코드 발행, 유통 단계별 블록체인 기술 등을 갖췄다. 이에 따라 이 업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2019년부터 추진해온 ‘국가 유통 블록체인 구축 R&D 사업’의 핵심 개발사로 참여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이 같은 역량을 활용해 신규 성장 동력 사업을 발굴할 방침이다. 특히 블록오디세이 기술을 SK네트웍스에 접목해 고객 데이터베이스(DB) 체계 업그레이드, 혁신적인 물류 관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자동차는 물론 제4차 산업혁명이 이미 우리 사회 깊숙이 들어왔다"며 "이같은 산업 생태계 대혁신 속에서 SK네트웍스가 전기차 충전소 운영과 블록체인 사업에서 또 한번 주목할 만한 사업을 이끌어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 사업총괄이 신규사업에서 혁혁한 성과를 낸다면 향후 경영구도에서 그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