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하이트진로 '저도주 트렌드' 앞세워 도수 내리고 가격 올려"
협회 "소주 도수 하락으로 원가 절감하곤 출고가 인상"
이 교수 "영업이익 높으면 가격 인상 자제해야 맞아"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하이트진로가 저도주 트렌드에 맞춰 도수를 낮추고 출고가격은 오히려 올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하이트진로의 최근 2년간 영업이익률이 높아진 가운데 가격을 올려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협회)는 하이트진로 영업이익률이 음식료 산업 평균 영업이익률(5.1%)보다 높은 가운데 원가 부담을 이유로 소주와 맥주 출고가격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하이트진로의 최근 5년간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5개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6.2%로 나타났다. 또 최근 2개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25.6%에 이른다.
협회는 “재무성과 분석 결과 하이트진로가 주장한 가격 인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최근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에 달해 소비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좋은 하이트진로가 굳이 가격을 올려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는 점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에 앞서 하이트진로는 원자재 가격 인상을 이유로 지난 2월 출고가를 7.9% 인상했다. 하이트진로의 출고가 인상은 3년 만이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를 리뉴얼하면서 ‘저도수 트렌드’라는 이유로 △2018년 17.2도 △2019년 17도 △2020년 16.9도 △2021년 16.5도로 알코올 도수를 점점 낮췄다.
협회 계산에 따르면 16.9도에서 16.5도로 알코올 도수를 낮추면 한 병당 주정 양이 1.4ml 줄어 원가가 약 1.9원 줄어든다. 저도주 소주 10억병을 판매하면 약 19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게 된다. 2020년 하이트진로의 소주 총판매량은 약 22억4000여병에 달한다.
협회는 “하이트가 주정 함유량 감소로 인한 원가 절감의 이득을 누리고 있지만 최근 10년간 공시된 출고가 기준 가격 인하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며 “저도주 트렌드에 따라 주 원재료인 주정 함유량을 낮춰 오랜 기간 이익을 누렸지만 가격 인하는 커녕 가격 인상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영업이익률이 높으면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가격을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인상된 만큼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술을 다양화 하거나 차별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가격이 인상돼 달라진 점이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해야한다”고 첨언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주정값을 비롯한 원재료값이 모두 올랐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선에서 가격인상률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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