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참의 네고왕 할인행사는 '무늬만 본사 부담'?...프랜차이즈 본사의 정직성 문제 제기돼
[뉴스투데이=서예림 인턴기자] 유명 떡볶이 프랜차이즈 ‘떡볶이 참 잘하는 집(떡참)’의 '반값 할인 행사'를 두고 부실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떡참은 당초 유튜브 채널 ‘네고왕’ 출연을 통해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배달의민족에서 일주일 간 수량 제한 없이 2만500원에 해당되는 '네고왕 세트'를 떡볶이 하나 가격인 9800원에 판매하는 할인 행사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본사 부담' 조건을 명시했다. '네고왕 세트'는 떡볶이와 치킨 1박스, 치즈볼 2개, 쿨피스450ml 등으로 구성된다. 치킨 1박스, 치즈볼 2개, 쿨피스 등의 값은 본사가 부담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가맹점들은 이 세 종류 상품값을 소비자가 아닌 본사에게 받는 것이다.
이처럼 본사가 할인 비용을 부담할 경우 가맹점주들로서는 할인 상품을 많이 팔수록 수익이 올라가는 구조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상당수 가맹점들에서 할인 행사 메뉴에 대해서는 '영업 준비 중' 혹은 '임시 휴업'이라면서 주문을 받지 않거나 배달팁을 9000원으로 올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더욱이 할인 행사를 진행하지 않은 쿠팡이츠에서는 동일한 가맹점이 배달의민족에서는 품절로 표시된 제품을 주문할 수 있는 경우도 발견됐다.
뉴스투데이는 떡참을 운영하는 기영에프앤비 측에 논란 사항들에 대해 공식 질의를 해 13일 이메일 답변을 받았다. 기영에프앤비는 "네고왕 행사를 진행하면서 대다수 점주님들이 열심히 행사에 참여하고 있고, 소수 매장의 잘못된 행동으로 행사 전체가 부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강조했으나 '본사 부담' 진위 논란에 대해서는 충분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
■ 소비자 A씨, "가맹점 5곳은 네고왕 세트 오픈 안하고, 주문 성공한 가맹점에선 결국 취소돼" / '아리송한'입장 표명한 기영에프앤비, "334곳 가맹점 중 33곳이 개인 사정으로 할인 행사 진행 못해"
심지어 떡참의 일부 가맹점은 행사기간인 13일까지 임시휴업을 선언했다. 실제 배달의민족에 떡참을 검색하면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서 일주일 동안 쉬어가겠습니다”라며 공지만 올려 둔 채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가맹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이에 떡참 관련 영상의 댓글 창에서도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평소 네고왕 할인 행사를 자주 이용하던 A씨는 떡참을 시켜 먹기 위해 배달의 민족을 켰다. 그러나 “회사 근처 가맹점 두 곳과 집 근처 가맹점 3곳은 아예 오픈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네고왕 세트를 판매하던 가맹점에서도 오랜 시도 끝에 주문을 성공했으나 끝내 취소되어 먹지 못했다.
기영에프앤비는 떡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2일 기준 334곳의 가맹점 중 33곳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네고왕 세트 할인 행사를 진행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설명했으나 실제로는 더 많은 가맹점들 사이에서도 영업 중단이 계속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어떤 '개인 사정'인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어 '아리송한 입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또 기영에프앤비는 답변을 통해 "빠른 재고 소진으로 인하여 영업을 일찍 마감하거나 휴무를 한 매장이 있을 수도 있다"며 "해당 매장들은 물량을 보다 많이 발주하여 다음날 행사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소비자 B씨, "네고왕 세트가 9500원인데 배달료가 비싸면 의미없어" / 기영에프앤비, "매장 점주들에게 배달료 인하 독려"
일부 가맹점들은 할인 행사가 시작됨과 동시에 배달료를 5000원에서 최대 9000원까지 올렸다. 최소주문금액이 오른 가맹점도 다반사였다.
이번 네고왕을 통해 떡참을 알게 된 B씨는 “시켜먹어 보려 했더니 어떤 지점은 배달료가 기본 5000원, 어떤 지점은 8000원이더라”며 “네고왕 SET가 9800원인데 배달료가 이렇게 비싸면 네고왕 행사에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영에프앤비는 답변을 통해 "매장과 거리가 멀수록 배달팁이 상승된다"면서 "주문 가능한 매장이 집과의 거리가 멀 경우 근처 매장보다 배달팁이 높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또 "배달료 및 최소주문금액 인상에 관련해 여러 번 공지를 해왔으나 일부 매장에서 금액을 인상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현재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매장 점주들에게 배달료 인하를 독려하고 있다"고도 대답했다. 일부 매장에서 높은 배달팁을 받는 게 단순히 거리가 멀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 가맹점은 왜 배달의민족에선 안파는 제품을 요기요와 쿠팡이츠에선 팔았을까? / 기영에프앤비의 답변은 자기 모순
‘네고왕 세트’는 품절로 표시해둔 채 구성품만 제값에 판매하거나 할인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 요기요, 쿠팡이츠에서만 정상적으로 주문을 받는 가맹점도 있었다. 행사 메뉴로 판매할 수량은 확보되어있으나 행사 메뉴로는 판매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기영에프앤비는 행사기간 판매된 서비스 공급 품목은 본사가 전 매장에 100%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본사 측에서 전액을 부담하는 게 사실이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기영에프앤비는 답변을 통해 "본사에서는 네고왕 세트에 들어가는 서비스 제품에 대한 품목과 부가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산출하여 100% 지원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네고왕 세트는 9800원으로 떡참의 평균 1인당 주문 금액보다 낮은 게 사실"이라면서 "때문에 주문 건수가 3∼4배 늘어나도 실제 가맹점 매출은 3∼4배 이상 상승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가맹점들이 2만500원에 상당하는 네고왕 세트를 팔아도 9800원만 받기 때문에 매출 상승 효과가 줄어든다는 설명인 것이다. 이는 본사인 기영에프앤비가 2만500원에서 9800원을 뺀 차액인 1만700원을 가맹점들에게 보전해주지 않고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기영에프앤비가 '본사 부담'이라고 홍보했지만 가맹점 입장에서는 네고왕 세트 할인 상품을 팔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는 구조일 것이라는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이번 논란을 통해 프랜차이즈 본사의 '정직성 문제'가 도마위에 오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