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보 효성오앤비 시간외상, 우크라전쟁 후유증 우려에 곡물관련주 재점화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5월에는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러시아가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인 5월9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자축하며 승전보를 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예상을 깨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에 들어가면서 제2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러시아가 서둘러 발을 빼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전쟁이 5월에 종료되어도 국제 원자재 시장은 상당기간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국제원유보다 곡물시장에서의 후폭풍이 더 심각할 것이란 예상이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4일 주식시장에서 유기질비료 및 사료제조업체인 효성오앤비와 비료, 유기농업자재 관련주인 누보가 시간외거래에서 상한가로 마감했다.
정규장 내내 지지부진했던 이 종목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비료생산량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시간외거래에서 급등세로 마감한 것이다.
곡물관련주로 꼽히는 미래생명자원은 5.85% 올랐고 팜스토리도 2.42% 상승했다.
비료와 곡물 관련주가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조기종료된다고 하더라도 비료와 곡물시장에 미칠 후유증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농산물 점유율과 수출량 비중은 상당하다. UNCTAD의 자료에 의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세계 곡물 시장 점유율은 밀 27%, 보리 23%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세계 밀 수출의 30%를 차지한다. 지난해 러시아가 2600만톤, 우크라이나가 1780만톤을 수출했는데, 올해는 러시아가 3650만톤, 우크라이나가 2250만톤의 수출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쟁으로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 버렸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여파로 밀 파종시기임에도 파종을 포기했으며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에 맞서 밀에 대한 수출금지 조치를 내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밀 선물가격은 작년말 600~700달러 선에서 움직였으나 올들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직후에는 1300달러를 넘기기도 했고 현재도 1000달러를 웃돌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밀 뿐만 아니라 옥수수, 감자, 과일 등에 대한 비중도 크다. 두 국가의 전쟁으로 인해 국제 곡물, 농산물 가격은 요동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전쟁 이전부터 심상치 않았던 비료가 지금은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천연가스 수출 세계 1위인 러시아로부터 비료의 중요연료인 천연가스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음에 따라 암모니아, 요소 등 비료 생산시설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암모니아는 천연가스와 공기를 원료로 만들어지며, 요소는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를 결합해 생산되는데, 핵심원료인 천연가스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빚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외신에 따르면 유럽의 비료공장들은 생산량이 반 토막으로 떨어졌다. 비료 품귀현상과 그로인한 가격 급등이 이어지면 향후 곡물가격은 우상향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의 계획대로 다음달 9일 2차세계대전 승전일에 맞춰 일방적으로 종전선언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번 전쟁이 곡물시장에 미칠 후유증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