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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박정호號, '비메모리 최강자' 꿈 영글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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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3.31 05:05 ㅣ 수정 : 2022.04.01 06:46

18년만에 키파운드리 다시 품어 '세계 빅10' 발판 마련
英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ARM' 공동인수 카드 '만지작'
키파운드리 이어 ‘ARM’ 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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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 = SK하이닉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전세계 3위 반도체업체 SK하이닉스가 캐시카우(Cash cow:주요 수익원)인 D램 등 메모리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비(非)메모리 사업에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국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택생산) 업체 키파운드리(옛 매그나칩 파운드리 부문)를 다시 품어 명실상부한 세계 10위 파운드리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영국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전문) 업체 ‘ARM’을 공동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비메모리 최강자의 꿈을 키우고 있다.

 

■ SK하이닉스, 키파운드리 18년만에 다시 품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30일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를 인수하는 건을 심사한 결과 시장 경쟁 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매그너스반도체로부터 키파운드리 주식 100%를 약 5758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12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공정위 결정으로 SK하이닉스는 키파운드리를 다시 품에 안게 됐다. 이는 SK하이닉스가 경영난으로 키파운드리를 매각한 지 18년 만이다. 경영난을 겪던 옛 하이닉스가 2004년 구조조정 차원에서 비메모리 사업을 떼어 내 매그나칩반도체를 설립하고 해외 사모펀드에 매각한 지 18년 만에 되찾아 오는 것이다.

 

청주에 본사가 있는 키파운드리는 1979년 설립된 LG반도체가 출발점이다. 이후 이 업체는 1999년 현대전자와 합병해 하이닉스반도체가 됐다. 이후 2004년 하이닉스가 경영난으로 비메모리 부문을 분리한 뒤 매그나칩반도체를 세워 해외 사모펀드인 CVC캐피털에 매각했다.

 

 키파운드리는 매그나칩반도체에서 파운드리 시설만 떼어내 설립한 회사다. 이 업체는 2020년 3월 알케미스트캐피탈과 그래비티PE 등에 4200억원에 팔렸다.

 

키파운드리는 현재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한 8인치 웨이퍼를 기반으로 하는 반도체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업체는 전력 반도체(PMIC)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비메모리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키파운드리 인수로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 늘릴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키파운드리는 SK하이닉스 파운드리 부문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에 맞먹는 생산 능력을 갖췄다.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파운드리 생산능력은 월 10만여장 수준이다.

 

공정위는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키파운드리의 파운드리 사업의 국내 시장 시장점유율이 5%대, 전 세계 파운드리시장 전체의 1%에 그쳐 경쟁 제한 우려가 적다고 결론 내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공정위의 이번 결정으로 SK하이닉스의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은 월 20만장 이상으로 현재의 약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이번 인수로 SK하이닉스는 글로벌 파운드리시장에서 10위 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 8인치 파운드리 역량을 보강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키우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과 국내 팹리스 생태계 지원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8인치 웨이퍼는 1990년대 처음 등장했다. 이후 2007년 12인치 웨이퍼 등장으로 퇴출 기로에 놓였다. 8인치 웨이퍼가 생산성이 낮고 원가경쟁력도 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다품종 소량생산'이 핵심인 시스템반도체 시장이 커지면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 중 키파운드리 인수가 가장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 대회’에서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겠다”라고 말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8인치 웨이퍼 월 생산량을 2022년 650만 장으로 예상했다. 이는 2019년보다 17% 증가한 수치다. 경쟁사 부담이 적다는 점도 SK하이닉스가 8인치 파운드리 업체를 인수한 배경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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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RM / 뉴스투데이DB]

 

■ SK하이닉스,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ARM' 인수 방안 검토

 

키파운드리 인수에 힘을 얻은 SK하이닉스는  영국 팹리스 업체 ‘ARM’을 공동 인수해 비메모리 사업 영토를 넓힐 방침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30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ARM 인수에 관한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ARM은 일본 소프트뱅크 자회사로 영국에 본사가 있는 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이 업체는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이 생산하고 있는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반도체 설계 핵심 기술을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박 부회장은 지난 28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개최된 SK스퀘어의 첫 정기주주총회에서도 “ARM까지 고려할 만큼 규모가 큰 것부터 밸류 있는 회사들까지 폭넓게 보고 있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가 ARM 인수를 염두에 두는 배경은 파운드리와 더불어 비메모리 사업을 강화하는 취지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지 검토 초기 단계에 있으며, 반도체 생태계 특성상 단독 인수가 아닌 지분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게 박 부회장의 설명이다. 

 

박 부회장은 “ARM은 한 회사가 단독으로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아니라고 본다”며 “전략적 투자자들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ARM은 반도체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알짜'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이다. 

 

이에 따라 일본 소프트뱅크는 2020년 9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ARM을 매각하려 했지만 규제 당국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 최고경영자(CEO) 팻 갤싱어가 지난 2월 17일(현지시간) ‘인텔 인베스터데이 2022’ 관련 인터뷰에서 인텔이 ARM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치는 등 이 회사 인수를 노리는 기업들이 즐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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