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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혁명 (34)

애플처럼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이동 중인 현대차, 핵심 직무의 대전환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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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도원 기자
입력 : 2022.03.29 04:30 ㅣ 수정 : 2022.03.29 04:30

현대차가 28일 발표한 연구개발본부 신입 채용은 모두 소프트웨어 직군
권은경 자동차산업협회 실장, "현대차의 산업포트폴리오는 제조업에서 모빌리티기업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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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2에서 현대자동차는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된 ‘메타모빌리티’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현대자동차]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현대차가 28일 공고한 연구개발본부 신입채용 내용은 중대한 변혁을 담고 있다. 5개 채용 직무가 모두 소프트웨어 관련이다. 에너지 솔루션과 스마트 솔루션, 모빌리티 솔루션, 로봇 솔루션, 솔루션 기획 등이 그것이다. 채용 규모도 세 자릿수라고 밝혔다. 인재가 몰려들면 수백명까지 뽑겠다는 이야기이다. 

 

내연기관차가 대세이던 시대에는 연구개발직군에 소프트웨어 인력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향후 자동차업계의 핵심 인력이 소프트웨어 직군에 포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이번 신입 채용 공고에서 나타난 모빌리티, 로봇 분야의 인력이 본격적으로 역량을 발휘할 4~5년 뒤를 기점으로 소프트웨어 분야 직무가 주를 이루고 기존의 제조업 분야 직무는 수명을 다할 것이라는 것이다. 

 

■ 권은경 자동차산업협회 실장, "현대차 산업포트폴리오는 5년 후 제조업에서 소프트웨어로 이행할 것" / "하드웨어만 공급하면 주도권은 소프트웨어 업체에게 넘어갈 위험 커"

 

권은경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산업연구실 실장은 28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현재 한국의 노동집약적인 산업은 전환기에 들어섰다”며 “앞으로 5년 뒤면 정말로 자동화 비율이 훨씬 늘어날테고 기존의 제조업은 현재 현장에서 종사하고 있는 세대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은경 실장은 “현대차가 이번에 신입으로 채용하는 모빌리티와 로봇 분야의 직무도 해당 인력들이 본격적인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선 4~5년 정도가 걸린다”며 “기업은 5년 후를 대응하고 신입을 채용하기 때문에 2025년도 이후의 현대차의 산업 포트폴리오는 제조업에서 소프트웨어로 이행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이처럼 소프트웨어 인력을 집중적으로 키우려는 것은 최근 글로벌 시장을 강타한 공급망 리스크와 하드웨어 산업의  경제성 한계을 실감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권 실장은 “최근 IT업체가 점점 고도화되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플랫폼화를 시도하다보니, 완성차 업계 쪽에선 잘못하면 하드웨어만 공급해주고 주도권은 핵심인 소프트웨어를 소유한 IT업체가 가져갈 것이란 위기의식이 팽배한 것 같다”며 “하드웨어만 만들어서는 부가가치를 높여가가기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에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할 필요성을 많이 느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결국 소프트웨어 없인 자율주행은 없다는 말이다. 자동차 개발에 있어서 소프트웨어는 결정적인 요인인데 여기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권 실장은 “구글이나 애플은 자체적인 앱 스토어를 가지고 있다”며 “삼성은 하드웨어(휴대폰)를 공급하는데 실질적으로 발생하는 콘텐츠 수익은 마켓 플레이스에서 거래되는 앱을 통해서 발생하는 개념과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차도 이와 같은 차원에서 여러 자율주행 기업들에 투자를 유치하며 외부의 소프트웨어를 쓰기보다 내재화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들을 계속 충원하는 입장이다”고 설명했다.

 

■ 제조업 근로자의 고령화 추세에 맞물린 직무의 대전환 / 제조업 기업인 현대차에 근무하는 마지막 세대가 '베이비부머'

 

실제로 현대차가 주력하는 산업은 ‘메타모빌리티(메타버스+모빌리티)’로 볼 수 있다. 내연기관차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고령화 비율은 증가 추세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제조업으로 분류되는 현대차의 마지막 세대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물론 근로자의 고령화는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2010~2020년 제조업 근로자의 고령화 추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제조업 근로자의 연령대 비중이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15~39세 비율과 40대 이상의 비율은 각각 56.7%, 43.4%이었지만, 2020년에는 각각 43.0%와 57%로 역전됐다. 그중 50대 이상의 비중은 2010년 15.7%에서 2020년 30.1%로 약 2배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것은 고령화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직무의 대전환이 맞물려 있다.

 

이제 사람이 붙어서 기계를 조립하는 전통적인 제조업은 수명을 다하고 소수의 시스템 오퍼레이터만으로도 운영되는 자동화 공장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경쟁력 있는 기업의 핵심직무는 소프트웨어와 로보틱스 분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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