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미운 오리새끼' 였던 종합상사, 이제는 '백조'로 대접 받아야

남지완 기자 입력 : 2022.03.10 05:15 ㅣ 수정 : 2022.03.10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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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200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은 조선, 반도체, 완성차, 배터리 등이다. 이에 비해 무역업을 본업으로 하는 종합상사 역할은 해마다 쇠락해 그룹 내에서 특별한 업무를 담당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 대기업은 이미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굳이 종합상사 역량을 빌리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해외업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물류 공급망이 타격을 입어 네트워크 다변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종합상사가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대표적인 예가 요소수 사태다.  지난해 말 한국에서 요소수 사태가 발생해 각종 매체는 요소수 부족에 따른 심각성과 높은 중국 의존도를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 해결사로 나선 곳이 LX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종합상사다. 두 기업 모두 세계 곳곳에서 법인과 지사 등을 운영하며 철, 화학제품, 곡물 등 대부분 원자재를 담당하고 있다. 즉 이들 종합상사는 특정 화물에만 국한하지 않고 모든 재화를 취급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갖췄다. 이에 따라 이들 종합상사가 세계 각국에서 요소수를 조달하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좀처럼 끝나지 않고 우크라이나-러시아 분쟁 사태가 이어져 특정 재화에 대한 공급 부족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 자료에 따르면 이달 1일 t당 2만5450달러에 불과하던 니켈 가격은 7일 4만2995달러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 같은 상황이 빚어진 데에는 러시아 무역 제재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니켈 수급 부족에 따른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니켈 수급 차질이  본격화 되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은 종합상사 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국내 종합상사는 그동안 선진국이 아닌 오지까지 네트워크를 확장해온 저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이들 종합상사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이를 국내에 가져오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10년간 대다수 그룹내에서 종합상사 지위가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정세가 불안정할 수록 그룹내 공급망을 책임지고 신사업 발굴에 앞장서는 종합상사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제 종합상사는 그룹내 '미운 오리새끼'가 아닌 '백조'로 성장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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